자료스크랩이 늦었지만 이해를...
오늘은 기상청 국정감사였습니다.
- 과연 기상청만 욕할 수 있을까요?
-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홍희덕
오늘은 기상청 국정감사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 사실 보좌진들과 참 많은 논의를 했습니다. 특히 기상청과 관련해서는 의원실내에서도 의견이 다양했고 저 역시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기상청에게 "왜 일기예보가 맨날 틀리냐?"라는 질문을
수년째 해오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자료를 보면 대부분이 그 이야기입니다.
저 역시 환경미화원을
했던지라 날씨에 민감합니다. 비가 오는날 새벽 길거리 청소는 등골이 오싹오싹할 정도로 위험하고 무섭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날씨를 확인하는 습관이 있었고 일기예보가 틀리기라도 하면 솔직히 화도 많이 나고 욕도 많이 했던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정작 기상청 업무보고를 보고 기상청 예보사들의 활동들을 보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일기예보가 틀리는것이 기상청에서 일하는 예보사들의 문제일까하는 생각입니다.
이 문제로 오래동안 보좌진들과 싸우기도 했습니다. 정확하게 절반으로 갈라져서 며칠을 이야기했습니다.
저희 의원실의 한 보좌진 말대로 어쩌면 날씨를 맞춘다는게 오히려 이상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해하지 마십시오.
기상청의 그간 일기예보가 잘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들 입장에서 화도나고 큰 피해를 볼 때도 있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몇가지 짚어볼 것이 있습니다.
하나는 해양기상관측의 문제입니다. 저도 이번에야 알게된 사실이지만 기상청이 해양기상관측을 하기 위한 선박은
단 한대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26년된 고물배이지요...
참고로 섬나라인 일본은 5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해양기상관측이 실제 기상예보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낡은 배는 지난 몇년간 1년에 130일정도 밖에 운항을 하지 못했습니다.
늘 연초에는 150일, 170일 운항을 할 계획을 세우지만 매년 고장나고 수리하고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출항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해야 더 정확한 일기예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기상청에 근무하는 예보사들의 문제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기상청의 문제가 전문예보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전문예보인력이 부족한가 따져보면 기상대 예보사로 근무하는 것을 다들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를 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상대에 근무하는 예보사들의 초과근무내역입니다.
<예보사 평균 야간, 휴일, 시간외 근무 현황>
(단위 : 시간)
|
야간근무 |
휴일근무 |
시간외근무 |
계 |
본청 |
452 |
156 |
173 |
781 |
지방청(항공기상청포함) |
495 |
155 |
153 |
803 |
기상대 |
700 |
174 |
208 |
1082 |
보시다시피 본청, 지방청, 기상대로 내려갈수록 야근과 휴일근무등이 훨씬 많아지고 있습니다. 불규칙한 생활과
잦은 야근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고 특히 예보가 틀리면 안된다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기상대 예보사들의
건강상태는 심히 안좋은 상태라고 합니다.
이러다보니 다들 기상대 근무를 기피하고 오래있지 않으려고 하면서 전문예보인력이 성장하지 않게되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쓰고 나서도 아주 개운하지만은 않은것은 여전히 일기예보가 틀렸을때 당했던 곤혹스러움과 고생들이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기상대에서 근무하는 그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며 고생하는 사람들이고 또 저와 같은 노동자라는 생각도 합니다. 그들의 노동자로서의 권리도 한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듯합니다.
날씨의 일교차가 심합니다. 건강 조심하십시오.
첫댓글 사람들이 아무리 비난한다고 하더라도 기상인으로서의 자부심은 절대 빼앗지 못할 거에요. 그럼에도 홍의덕의원님의 이 글을 대하니 마음이 찡해집니다. 좋은 글로 포근한 마음을 안고 갑니다. 기상콜센터에도 이런 마음을 나누고 싶어 복사해 옮기겠고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