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원흥하나로 들러 찬거리며 먹거리사다가 엄마네서 한참 종아리가 퉁퉁 붓도록 집안일하던중에 늦게야 본 톡... 미선이가 처음으로 뭘 먹고 싶은게 생겼다고.. 메추리알장조림이란다 부랴부랴 낑낑거리며 엄마네 일 마치고 여동생과 은평롯데몰에 들러 장조림감으로 안심이랑 메추리알 사고 오늘따라 일찍 퇴근한다는 제부전화받고 심란해하며 저녁찬거리 사든 동생 폭포동 집에 데려다주고 화정오니 다섯시.. 큰냄비에 시래기 삶고 다른 냄비에 물 끓여 안심 데쳐내고 다시마 표고 양파 넣어 육수내서 간장 물엿 통후추넣어 끓이다 고기랑 메추리알 넣어 장조림완성.. 오이지 썰어 팔목이 시리도록 짜서 무치고나니 여섯시.. 시래기국은 포기하고 수요예배 갈 준비하고 나선길이 여섯시 십오분.. 네비를 보니 퇴근길이라 미선이네까지 거의 한시간이다.. 미선이한테 한시간쯤 걸리겠다 좀 늦더라도 저녁 먹지말고 기다리라 톡 보내고..
지선이가 티맵켜고 운전하고 나는 조수석에 앉았다 다행히도 가양대교 진출로까지는 밀리지않았다 보통 문래동 가려면 자유로타고 양화대교북단으로 빠지면 되는데 성산대교 빠지는 길인 1차선으로 간다 그리고 이내 5~10키로도 안되게 서행중... 여기 밀리는데 왜 이길로? 했더니 네비가 이리 가라네? 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와지끈!!! 쿵!! 퍽!! 폭탄터지는 소리가 이런걸까? 아님???? 정신이 아득해지며 눈앞엔 크고 동그란 하얀 주머니 같은게 보이고 또 연기같은것도.. 푸르스름한 액체 같은것도...그리고 지선이가 소리치며 엄마 차 폭발하겠다 빨리 내려...하며 안전벨트 빼주는 모습.. 발밑을 보니 미선이 줄 반찬통이 뒹굴고 있고.. 산발이 된 머리를 하고 내리자마자 지선이를 보니 양쪽 팔뚝이 빨갛다.. 오른쪽 팔뚝엔 핸들에 적혀잇는 글자까지 새겨져있고.. 한쪽으로 비켜앉으니 정신나간 사람처럼 미친듯이 울음이 나온다.. 어떡해 어떡해하며 엉엉엉~ 허리는 끊어지게 아프고 에어백에 부딪힌 가슴은 빠개지듯 아프다.. 미선아빠한테 전화하며 말은 못하고 자꾸만 울었다..나중에 그런다 말을 안하고 울기만하니 장모님 돌아가신줄 알았다고..그나저나 미선이가 기다리고 있을텐데 어찌 말해야하나? 아!! 대체 지금 무슨일이 일어난거지? 뒷차 운전자가 와서 내가 잘못했다 미안하다 잠시 딴생각을 했었다 하며 죄송합니다 진정좀 하세요 하고 앞차 운전자는 119 신고하고 보험사에 전화하고 경찰을 부르고..전화받고 십분만에 남편이 오고 119가 오고 명지병원으로 이송중 미선이에게 전화해서 오늘 못가겠다 뒷차가 조금 박아서 아빠가 해결하고 있고 우리는 명지병원 응급실 가는중이라고 별일아니니 걱정마라고 했다 남편에게 문자보내서 미선이가 전화하면 별거 아니라 말해달라 부탁하고 응급실도착해 사진찍고 뼈는 괜찮다는 결과듣고 약타고... 물리치료받고 요양해야 되는 상황이라 큰병원에서는 입원이 안되니 입원할거면 입원실있는 정헝외과로 가보란다 그 와중에 미선이는 계속 걱정해서 내마음을 태우고.. 지선이는 목 보호대를 해주면서 며칠은 하고 있으란다 팔목상처는 성형외과 가보는게 좋을거라고... 레슨하다말고 큰언니에게 연락받고 끝내지도않고 퇴근한 혜선이가 사들고 온 따뜻한 페퍼민트 차 마시며 대체 무슨일이 일어난거지??? 우린 두시가 넘도록 잠을 못이뤘다 나는 가슴통증에 몸 뒤척이기도 힘든 밤을 보내고..
온갖 병원을 다 알아봤는데도 입원이 안돼 지금 지선이랑 입원실이 있는 일산의 어느 한의원에 있다 여기서 일주일은 있어야한다 ㅜㅜ 기아 suv인 우리앞차는 뒤범버만 망가졌고 사람들은 말짱하고 뒷차는 뒤가 트럭처럼 생긴 쌍용 suv인데 그차도 운전석 에어백이 터졌단다.. 14000키로쯤 탄 우리 투싼은 가운데 끼어 엉망진창이 됐어도 차체가 튼튼하고 컸기에 우릴 살렸다 남편은 그 차 탈수 없다고 새로 해달라고 보험사에 얘기했단다 안전띠를 안하고 에어백이 없고 거기다 모닝같은 경차였음 오늘 우리 둘은 이세상에 없었을것이다 감사하다 정말..
담주 화수목금 남도여행 간다며 시간 괜찮냐던 남동생에겐 얘기못하겠다.. 들으면 보나마나 여행취소할거니 ㅠ 합창도 월욜 교회 모임도 그리고 빨아 널어둔 열매 배냇저고리 만들 천도.. 기다리는것들이 너무도 많은데 어찌해얄지.. 생각지도 않은 원하지도 않은 입원실 침대가 정말 정말 편치않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정말 감사하고 감사하다
수요예배 가는길이니까 간거였다 아무리 말해도 괜히 먹고 싶은거있다 말해서 엄마랑 동생 사고나게 했다며 미안하다는 미선이는 또 얼마나 울고 속상해했는지 미선이 마음을 생각하면 어미로서 미안해서 가슴이 미어진다
첫댓글 오메..뭔일이래요.ㅠ
그리 바쁘게 이리저리 일이 많더니만 좀 쉬어 가라고 그랬나...
불행 중 천만다행으로 그 정도니
제발 치료 잘 받고
언니 먼저 생각하셔유.
이게 뭔소리야? 이제 보는데 심장이 쿵 내려앉네...요즘 카페 잠잠하기에 안들어왔더니..
그나저나 그정도 큰사고에 글 쓸 정도는 되니 넘 감사한 일이다
두근대는 가슴 진정하면서 이제야 다시 자세히 읽었어.처음엔 제대로 읽히지도 않더니..진짜 대형사곤데 하늘이 도운거야..너무 감사한 일이고..동생여행걱정이고 미선이 걱정이고 모두 잊고 편히 쉬면서 후유증없이 말끔히 치료 할 생각이나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