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순위다툼은 다람쥐 챗바퀴 돌 듯 쉽게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짭짤한 휴식기간 이후에 웃는팀 우는팀은 갈립니다. 물론 1위와 10위가 8게임차로 어느 정도는 벌렸다고 보여지지만 그 사이는 매우 촘촘해 아직까지도 3, 4게임으로 쉽게 판세가 뒤집힐 수도 있습니다.
휴식기간 이후로 웃는 팀은
조상현이 펄펄 날고 있는 SK, 조직력을 가다듬은 KCC, 주전들 공격 벨런스가 많이 끌어올려진 SBS, 문경은의 컨디션이 회복조짐이 보이고 있는 전자랜드가 아닌가 싶고
우는 팀으론
우선 센터 잭슨의 부상으로 곤경에 처한 오리온스, 어딘가 조직력이 약화된 모비스, 전체적인 팀 분위기가 다운된 삼성,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진 듯한 LG입니다.
1, 2위를 다투고 있는 TG와 KTF는 똑같이 2승 1패로 비교적 까다로운 상대들을 만나 좋은 성적은 거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KTF는 좋은 분위기인데 TG는 불만투성이로군요.
최근 TG경기를 제대로 못 봐 안달했는데 경기를 보고 나니 더 답답합니다. 팀 성적이나 부진이 또는 선수들의 부상회복이 더딘 게 걱정돼서가 아니라 오히려 선수들이 시합을 즐기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더욱 아쉽습니다. 어깨에 힘 좀 풀고 재미있게 농구했으면 좋겠습니다.
전감독님, 신기성 선수 둘 다 시합 때 표정이나 인터뷰 읽어보면 수행여행 떠난 무사 같습니다. 이긴 시합에서도 언제나 이것저것 반성하기 바쁘군요. 요즘처럼 전력이 평준화된 상태에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정말 미세한 차이입니다. 어떤 팀도 흠을 찾자면 끝이 없습니다. 부상선수도 있는 상태인데 TG는 지금도 충분히 잘해주고 있습니다. 이겼을 땐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군요.
주당 3경기라지만 실제로는 8일에 5경기 앞으로도 30게임 이상 더 치뤄야 하는 가혹한 시즌이 남았습니다. 저렇게 어깨에 힘 빡 주고는 못 견딥니다.
부처님도 말씀하셨죠. "아난타야 적당히 해라"(<=찾아보기 귀찮아 대략 이런 어감이라고 주장 -_-;;)
◇ 전자랜드 vs SBS (73:78)
버는 놈은 쓰는 놈 못 당한다라는 얘기가 떠오르는 경기였습니다.
매덕스의 부진한 플레이와 화이트의 슛 컨디션 다운이 결정적이었습니다만 그러나 실제 시합의 향방을 가른 것은 수비입니다. 문경은이 엄청 터져 주는데 반해 SBS는 김성철의 슛감이 최악이었고 조번이 꽁꽁 묶였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전랜의 포스트 수비에서 승부는 갈리고 말았습니다. 막판에 이정석, 버로 양희승이 번갈아 가며 쉴새없이 터뜨린 것도 대박이었고....
이런 부분은 박상률 선수가 4쿼터에서 적당히 탬포만 다운시켜만 줬어도 수비의 부담을 덜 수 있었겠다 싶어 아쉬웠지만 아직은 바라기 어려운 주문이겠죠? 쩝~. 현재의 발전속도로도 충분히 칭찬할만하고, 연봉대비 효율성으로는 대박입니다만 원래 인간 욕심이란 한이 없는 거고 잘하면 잘할수록 기대하는 부분이 많아집니다.
그러나 전자랜드의 희소식은 문경은의 컨디션이 끌어올려졌다는 점입니다. 한번 슛 컨디션이 올라오는 게 힘들지 올라오면 꾸준히 유지되는 편인 문경은을 생각해볼 때 전자랜드로서는 상승세를 탈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또 한가지 좋은 점은 화이트가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점입니다. 저걸 가지고 안정적이라고 하냐고 되물으면 할말 없습니다만 작년과 달리 윌리암스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화이트로서는 정말 마인드콘트롤 잘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역시 남자는 아버지가 되고 봐야...퍽퍽~
LG와 전랜의 2:2 트레이드가 있었는데 일단 전랜 쪽이 이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김재훈은 영리합니다. 코트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선수입니다. 센터출신이기 때문에 포스트 공격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용병이랑 플레이 궁합도 잘 맞고 외곽슛 한방도 있는 편이라 전랜으로서는 좋은 선택이였다고 보여집니다. 무게감이 약한 전랜 PF라인에 짭짭한 도움이 될 수 있는 타입의 선수라고 생각합니다.(벤치에 앉아 있는 동안 급격히 운동능력만 떨어지지 않았다면 뭐...<-열심인 선수라 별로 그럴 것 같진 않습니다.)
반면 LG는 현재 팀구성에서 김훈이 필요했는가 의심스럽습니다. 김훈 선수 수비도 기본은 되어 있는 편이고 슈팅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특별히 신장이나 몸빵에서 좋은 편도 아니고 기본적으로 운동능력에서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졌습니다. LG 선수구성상 슈터는 더더구나 필요하지 않고...
김동언은 저를 여러 번 뒷골잡고 쓰러지게 한 선수입니다. 뭐 특별히 어떤 기대를 한것도 아닌데 너무 자신의 사이즈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화나는 선수입니다. 소심한 것과 팀플레이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게 양쪽 다 겹친 게 아닌가 싶은데 어떤 획기적인 계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LG에서 좀 바뀌었으면 싶지만 LG엔 이미 박광재라는 같은 사이즈의 영리한 선수가 있어서 어디 출전시간이나 배당될까 의심스럽습니다. 용병제가 바뀌면 주가가 올라갈 만도 한데 현재로선 참 어렵습니다.
혹평을 했습니다만 선수들은 계기가 있으면 바뀔 수도 있는 거라 그래도 한번 더 기대해봅니다. 그대로 묻히기엔 나이에 비해 몸도 유연하고 사이즈나 파워가 너무 아깝습니다. 어째든 국내에선 좋은 사이즈의 선수가 기본적으로 적다 보니...
◇ 삼성 vs 오리온스 (103:114)
이날 삼성팬인분들 정말 뒷골잡고 쓰러지지는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삼성팬이라도 아까워서 밤잠을 못 잘 것 같습니다.
삼성은 공수에서 장신선수를 가진 팀이 가져야할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시합은 거의 대등한 양상으로 나갔지만 내심 삼성의 우세를 점치고 있었습니다. 마침 잭슨도 부상중이라 출장시간이 적었고 오리온스 선수들은 점점 파울 갯수가 많아져 코트에서 움직임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삼성 선수들 컨디션도 좋았고 하려는 의욕도 높았는데 바람의 흐름도 삼성 쪽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이런 시합을 놓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안준호 감독님 뼈아프실 것 같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코트를 떠나 계셨던 탓일까요. 승부의 포인트를 잡는 감각이 아쉽습니다. 뭐 이 시합 하나를 가지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고 쭉 지켜본 느낌이 그렇습니다. 4쿼터에 오리온스의 외곽슛을 연속적으로 허용한 것은 수비미스가 컸습니다. 서둘러 매치업을 바꿔주고 좀더 빡센 수비를 가져갔더라면 분명 승부는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리온스 입장으로 보면 정말 힘든 시합을 잘 건졌습니다.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김진 감독의 승부수도 그렇고 신들린 듯한 김승현의 패스, 크레이지모드의 존슨 그리고 김병철, 잭슨의 선전까지 다들 잘해주었습니다.
농구는 포스트에서 승부가 갈리는 게임인데 그걸 극복할 만큼이나 오리온스는 잘해줬습니다.
4쿼터에 보여준 김승현의 앨리웁패스, 그건 정말 개인적으로도 하이라이트필름으로 간직하고 싶을 만큼 멋진 패스였습니다. 그 패스 하나만으로도 입장료는 값을 하고도 남지 않았나 싶습니다. 삼성팬들도 그 플레이만은 박수 쳐주더군요.
저는 삼성 쪽 골대부근에 앉아 있었는데 바로 코앞에서 아주 생생하게 봤습니다.(자랑자랑~)
◇ KCC vs KTF (89:85)
휴가기간이 끝나고 KCC는 한층 조직력을 다져서 나왔습니다.
물론 오랜 시간 같이 손발을 맞췄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렇다해도 신선우 감독님의 팀 장악력만은 정말 감탄할만 합니다. 주전급 서너명이라면 몰라도 신감독님의 통제력은 새로 들어온 식스맨들까지 완벽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워드선수만은 약간 공중에 뜬 감이 있군요. 뭐 공격력은 합격점이었는데 팀수비에서는 약간 소화해내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역시 우리말이 통하지 않으면 그만큼 어려운 건지도...
감독이 생각하는 작전을 그대로 수행하는 팀이란 모든 감독의 궁극적인 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럴 수 있는 영리한 선수들도 칭찬할만하지만 이런 부분은 역시 감독의 역량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근데 반대로 이렇게 감탄할수록 신감독님께 더 화가 납니다. 뭐 신감독님이야 제가 어떻게 생각하건 눈썹하나 까딱할 리 없지만요. 후후 -_-
어째든 KCC는 정확히 KTF의 약점을 물고 늘어졌습니다. 미나케를 더블팀으로 막고 민랜드가 현주엽 앞에서 찰싹 달라붙어 오바가딩 하면서 A패스를 차단해 KTF의 숨통을 막았습니다.
이상민, 추승균, 변청운이 상대적으로 약한 KTF 가드라인을 트랩수비로 몰아넣는 솜씨도 기막혔고 정말 재미있는 수비전술을 들고 나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TV로 보는 시합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지켜봤습니다. 근데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KTF 쪽에 좀더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물론 시합은 KTF가 졌고 KCC의 전술, 선수들의 플레이 모두 칭찬할만하지만 그래도 역시 KTF의 강함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KCC의 영리한 플레이는 어느 만큼 기대했던 바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아무튼 KTF 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데도 공수에서 안정적으로 끈기 있게 버텨줍니다. 높이와 기량에서 안정감이 떨어지는 가드와 기복이 있는 외곽슈터라인. 그리고 미나케, 맥기, 현주엽 외에는 믿음직한 공격루트가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서도 KCC와 끝까지 대등한 경기를 가져갔습니다.
공격력의 지나친 편중 때문에 KTF의 돌풍이 시즌 내내 꾸준할까는 계속 의문이었는데 KCC와의 경기를 봐도 그렇고 어느 경기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습니다. KTF가 진 게임중 점수차가 10점 이상 난 게임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2~ 4점 선입니다.
여기에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은 현주엽의 무게감입니다. 작정하고 나오면 정말로 막기 어려울뿐더러 영리해서 상대가 어떤 전술을 들고 나와던 유연하게 대처하고 팀의 든든한 무게 중심이 되어줍니다. 지난 시즌 컨디션의 기복이 심한 모습과는 달리 이제야 말로 명실공히 에이스란 느낌입니다. 확연히 느껴지는 부분이 득점 영양가가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원래 재능 있는 선수로서 예뻐했지만 올시즌 처음으로 이상적인 에이스상에 가까워져 가 참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미나케 선수 역시 다혈질이란 평판과는 달리 언제나 꾸준한 항상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근데 이건 참 실없는 뻘소린데 가끔 정교한 기계처럼 돌아가는 KCC의 조직력을 보고 있으면 유치한 것이 궁금해집니다. 신감독님과 이상민 선수 둘 중 누가 더 쎌까요? 둘 다 팀 장악력이 대단한데 어느 쪽이 좀더 무게중심의 축에 가까운지 가끔 궁금합니다. 뭐 감독 쪽이 훨씬 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건 당연하지만 법보다 가까운 주먹이라고 원래 코트에서 뛰는 에이스의 영향력은 쉽게 무시할 수 없거든요. 더구나 KCC는 벌써 10년 가까이 철저히 이상민의 팀이었고... <= 쓸데없는 생각 좀 그만해...퍽퍽퍽~~
◇ TG vs SK (73:77)
으음~ 문경은의 뒤를 잇는 정통 슛쟁이가 탄생하는 건가요?
좀더 타이밍과 릴리스를 빠르게 가져가고 슛셀렉션을 높이고 안정된 슛폼을 가져간다면 드디어 확실한 슛터의 계보를 이을 선수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뭐 아직은 좀 부족하고 더 지켜봐야겠지만 요즘 조상현의 상승세는 눈에 띕니다.
워낙 빠방한 멤버구성을 가졌다보니 임재현과 전형수, 황진원과 조상현 그리고 전희철 등 주전급 선수간에 위치문제가 애매했는데 조상현은 드디어 자리를 굳히는 것 같습니다. 희철군은 암만해도 용병교체 후부터 활약을 기대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골밑에서 빠져나와 내외곽을 오가면 좀더 활기찬 플레이를 볼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TG를 보면서 바람직한 점은 신기성의 적극성과 안정감이 높아졌다는 것뿐이군요.
뭐 이것저것 다 잘 안됐지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템포 문제입니다. 왜 그렇게 신중하게 플레이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공을 가져가야 하는 팀은 상대적으로 골밑이 열세일 경우에 한해서입니다. 아무리 포스트에서 득점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지만 그건 공격에서 문제고 여전히 TG는 백보드 지배력이 강합니다. TG는 인사이드를 믿고 좀더 스피디하고 자신감 있는 공격을 가져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식스맨들의 팀수비 능력을 올리는 것 역시 급선무인데 TG의 자랑인 지역방어를 식스맨들이 그만큼 이해하고 수행해주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덕분에 교체후에 급격한 실점이 많아지는군요. 뭐 어차피 주전이 40분 내내 뛸 수는 없는 것이니 이건 계속 노력해 나가야 할 부분이고...
그나저나 왓킨스의 부상은 어떤지 모르겠군요.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역시 휴식이 명약인데... ㅡ_ㅜ
◇ KTF vs 오리온스 (111:102)
절대적인 열세 속에 치뤘던 시합인데 오리온스의 선전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예전에 SK전을 보면서 한번 했던 얘기지만 오리온스는 중심선수들이 높이가 낮아 수비에서 용병의존도가 어쩔 수 없이 많은 팀입니다. 오리온스가 용병 한명을 빼고 시합한다는 것은 다른 팀보다 좀더 부담이 큽니다.
더더구나 그것이 존슨도 아닌 센터인 잭슨일 경우엔 참 치명적입니다.
그런데 2쿼터 3쿼터에 보여준 오리온스의 몰아치기는 거의 폭풍 같습니다. 김승현이 중심이 돼서 오펜스 위주로 뛸 때 가끔은 정말 보는 사람이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입니다. 이날은 특히 예술이더군요.
근데 그게 4쿼터 내내 유지되기가 어렵고 득점만큼 실점도 많아 당장 시합에서 유익한가를 물으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어디 농구 하루이틀 하다 말 것도 아니고 적절히 팀벨런스를 유지할 수 있게 조율하고 실점 부분에서 줄여준다면 대구의 가공할만한 무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잭슨이 돌아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이번 시즌 말미의 오리온스의 팀벨런스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아무튼 여러모로 궁금합니다.(실은 존슨 대신으로 데려온다는 그 대단한 용병이 누군지가 더 궁금하지만...-_-)
뭐 어찌됐던 대구의 흐름에 휘말리지 않았던 추 감독님의 침착함도 여러모로 돋보였습니다. 아무리 전력상 우세라도 흐름을 뺏기면 승패는 알 수 없는 법인데 선수들 참 잘 독려해 주시더군요.
◇ KCC vs TG (70:78)
TG랑 경기할 때면 언제나 워드가 많이 부진하군요. 워드에게 요구하는 게 인사이더인데 워낙 그 포지션도 아니고 더구나 TG를 상대로는 인사이드에서 뛴다는 거 보통 역량으론 어렵죠.
정훈종이 참 좋은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이상민 선수 포스트로 유입되는 엔트리 패스를 끊는데 참 얄미울 정도더군요.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부상이후로 컨디션 업은 완전해진 것 같습니다.
차라리 4쿼터에도 워드 대신 정훈종으로 갔으면 어땠을까요? 정훈종은 발전할 여지가 많은 선수입니다. 포스트업이나 페이스업 같은 인사이더가 가져야 할 1대1능력이 부족한 점이 아쉽지만 뭐 KCC가 정훈종에게 주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지금정도라도 해주는 게 대단합니다.
아무튼 이날 시합은 완전히 놓칠뻔 한 시합을 신기성과 그레이가 건져줬습니다. 요즘같이 왓킨스와 김주성의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외곽위주로 공격을 바꿔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근데 솔직히 제 맘 같아서는 이것저것 다 관두고 내 돈 털어서라도 TG선수들 주성치 영화나 단체 관람하러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_-;;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습니다. 좀 여유를 가지고 시합했으면 좋겠습니다. 1위로 뒤를 바짝 쫓긴다는 거 큰 압박이죠. 그러나 프로선수란 어차피 끊임없는 압박이 생활입니다. 도저히 피할 수 없다면 즐겨줬으면 좋겠습니다.
◇ 모비스 vs 삼성 (90:94)
으음~
제가 봤던 경기 중 정말 다섯 손가락 안에 넣을 만큼 서장훈이 부진한 시합이었습니다. 거의 난형난제 상태였던 주희정도 그렇고 삼성에 독감균이라도 도는 걸까요?
날마다 장날도 아니고 선수가 몸이 안 좋은 날도 있기 마련이지만 어떤 날이건 서장훈이 저렇게 의욕 없고 슛벨런스가 완전히 망가져 상태로 나온 것은 처음 봤습니다.
시합을 건졌던 건 간만에 완벽한 크레이지 모드였던 스케일과, 첩이 1쿼터에 핸드릭스와 맞대결에서 초반 너무 밀렸던 게 컸군요.(첩 선수 오늘 대학생 모드-_-) 강혁의 역할도 좋았고 그러나 삼성을 칭찬해주기엔 팀벨런스가 너무 무너져 있었습니다. 오히려 모비스가 골밑에서부터 무너져 승기를 가져가는 것에 실패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솔직히 삼성 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너무 벤치운용이 없다는 점입니다.
올시즌 들어 박종천은 한번도 본적 없는 것 같군요.. 솔직히 신인선수라 현재 어떤 상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경기당 1분도 못 뛸 정도로 나쁜 것인지는 궁금합니다. 뭐 박종천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대부분 경기당 2-3분 비율도 배정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의 03-04시즌 원주 TG와 맞먹을 정도군요. 그나마 그때 TG처럼 주전위주로 나가서 팀이 승승장구 잘 나가면 모르겠습니다. 주전들 컨디션도 나쁜데 벤치멤버를 그렇게 앉혀둘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모비스 쪽을 얘기하자면 요즘 묘하게 뒤심이 없군요. 무엇보다 우지원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합니다. 이병석 양동근 모두 잘해주고 있죠. 저도 연봉대비로 이병석이 귀엽습니다. 퍽~
그러나 농구는 확률의 게임이고 팀의 중심을 잡아줄 에이스가 지속적으로 부진해서는 곤란합니다. 빨리 팀벨런스를 바로 잡고 우지원의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몇게임쯤 버리더라도 포스트시즌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덧글
요즘 용병제가 1명으로 바뀐다는 소식이 솔솔 들려오고 있습니다.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뭐 분분하게 바꿔야 한다 말아야 한다 팬들 사이에 여러 가지 의견이 오가고 있습니다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한국영화는 하마터면 고사할 뻔 한적 있습니다. 그때 한국영화를 살린 건 재능 있는 감독이나 배우가 아니라 스크린쿼터제입니다. 한국영화 유치하다 촌스럽다 진부하다 여러 가지 얘기가 있었지만 관객과 만나면서 스스로 발전하고 다양한 주제를 모색해 나갔습니다. 물론 영화를 상영하면서 새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돈도 생겼고... 그러는 과정에서 흥행과 비평에 모두 성공하는 명작이 탄생하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선수는 벤치가 아니라 코트에서 성장하는 겁니다.
많이 뛰어봐야 경험도 쌓고 자신감도 얻고 스스로 고된 훈련을 할 수 있는 성취동기도 찾을 수 있는 겁니다. 더 많은 유망주를 다른 종목에 빼앗기기 전에 선수들에게 좀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을 심어줬으면 합니다.
국수주의나 우물안 개구리의 논리와는 틀린 겁니다. 한국영화가 아니라면 한국인의 감성과 인생을 그려낸 영화는 볼 수 없는 것처럼 이대로 용병 위주의 게임이 계속된다면 스피디하면서도 팀플레이 위주의 아지자기한 재미가 장점인 한국농구는 어디서 봐야 하는 겁니까?
ps. TG와 SBS 경기도 봤습니다만 솔직히 별로 할말이 없습니다. ㅠ_ㅜ
그저 왓킨스 선수 컨디션 문제를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주성 선수는 한발자국 다가와서 슛을 쏴야 할 것 같고... 뭐 주성이가 슛쟁이도 아니고 백스탭으로 쏴서는 확률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죠. 그냥 선수들 모두 오늘 시합은 훌훌 털고 다음 시합이나 준비했으면 좋겠군요.
단 이상준 선수만은 오늘 감각을 잊어 버리지 말았으면 하고...^^
SBS 팬들은 이정석 선수가 참 귀여울 것 같습니다. 저도 한 1주일쯤 지나면 귀여워질지도 모릅니다만 지금은...(잠시 먼눈)
첫댓글 퍽퍽의 압박 퍽퍽 2번 퍽퍽퍽 3번...그렇게 많이 얻어 맞아서 글이나 쓰시겠습니까??어쨋든 무뭉님의 글 열심히 잘 읽고 있습니다. 승급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주간농구 많이 부탁드립니다~
하루라도 빨리 윤영필-이은호-이창수같은선수들이 제자리에서 30분이상뛰는걸 보고싶네요.
좋은 글입니다...재밌게 잘 봤습니다..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무뭉님의 팬으로서 승급 축하드려요.(나중에 팬카페라도 만들어봐?^^;;;)
와 그러고보니 회원등급이 승급됐군요. 언제나 무심히 지나쳐서 몰랐습니다. ^^
다 좋은데 한국영화를 살린게 스크린쿼터제라뇨?? 스크린쿼터가 한국영화를 망치게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