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여진, 재활(생활 속 재활)24-10, 휠체어에 앉아볼래요?
임여진 씨는 휠체어에서 혼자 내려오기 시작 한 후
지난 2년 동안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었다.
오른쪽 휠체어 고정 장치를 풀고 방향을 튼다.
왼손 사용은 어렵지만 오른손으로 왼쪽 휠체어 고정 장치까지 푼다.
방에서 거실로, 거실에서 공동거실로, 공동거실에서 엘리베이터로
휠체어를 타고도 혼자 간다.
몸을 깊이 숙여 휠체어 바퀴 아래쪽을 잡고 돌린다.
그러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길어진다.
반동을 이용해 더 멀리, 한 번에 이동한다.
발 벨트가 잠겨있어도 가슴벨트가 풀리면 휠체어에서 혼자 내려온다.
가슴벨트도 벨크로를 뜯어내서 푼다.
휠체어를 타고 싱크대의 물을 튼다.
휠체어에서 내려와서는 더 많이 움직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부터 3층까지 오르내린다.
“혼자서 내려올 수 있으니 혼자 타 볼래요?
그럼 여진 씨 마음대로 더 많이 움직일 수 있잖아요.
돕는 직원들도 수월해지지만
여진 씨가 여진 씨 뜻으로 타고 내리고도 할 수 있으면…….”
“여진 씨, 기다릴게요. 여진 씨가 휠체어에 앉아 봐요.”
여진 씨는 휠체어를 자기 몸 가까이로 잡아당긴다.
휠체어 발판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엉덩이 시트를 어루만진다.
마음은 어떻게 하고 싶은가보다.
그러다 직원을 향해 손을 뻗고 평소처럼 직원의 어깨를 감싸 안으려고 한다.
"여진 씨, 저 말고 휠체어를 잡고 일어나 봐요."
그렇게 삼십 분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손으로는 여러 시도를 하지만
다리를 일으키거나 잡고 일어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다 외친다.
“아름쌤. 아름쌤.”
직원의 도움이 필요할 때 여진 씨는 아름쌤을 부른다.
“여진 씨, 이제는 제가 도울까요? 저 잡고 일어날래요?
오늘은 안 될 것 같아요?”
직원이 몸을 가까이 하니 어깨를 잡고 몸을 일으키는데,
정말 필요했구나 싶을 만큼 힘을 주어 잡아당긴다.
“여진 씨, 그래도 언젠가는 여진 씨가 혼자 휠체어 타는 것도 가능하면 좋겠어요.
다리에 힘이 생겨 걸어 다니면 더 좋겠고요.
너무 막연한 소리 같지만 언젠가는 그러면 좋겠어요.
종종 오늘처럼 혼자 앉으려고 해볼래요?”
직원도 안다.
직원이 하는 말이 막연하게 느낄수 밖에 없다는 것을.
그래도 혼자 내려오던 그때처럼,
언젠가는 혼자 휠체어에 탈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하며 시도해본다.
왼손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올해는 왼손 사용을 시도해보자고 했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왼손으로 과자를 잡고 먹는다.
임여진 씨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니, 언젠가 그날이 오기를 바라고 꿈꾼다.
2024년 9월 6일 금요일, 최희정
이렇게 바라다 보면 또 여진 씨가 할 수 있는 것 찾겠죠. 신아름
'지난 2년 동안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었다.', 감사 감사합니다.
지금처럼 움직이면 언젠가 걸을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더라고 사는 듯이 사실 거고요.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