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동네가 김장하느라 분주합니다.
지난 주부터 집집마다 날을 정해 놓고
왁자한 분위기 속에 가을을 담아냅니다.
보통 100포기에서 많게는 300포기까지 하니
돌아가며 품앗이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외지 나간 자식들이나 가까운 친척들 몫까지
한꺼번에 담다 보니 양이 많을 수밖에요.
자연 김장하는 날은 잔치 분위기입니다.
배춧속에 삶은 수육 곁들여 한잔하는 맛에
남자들도 슬쩍 한 자리 끼어듭니다.
사실 이 맛에 김장을 하는지도 모르지요.
저희도 이번 주에는 김장을 해야 할 텐데
워낙 양이 적어 이웃 도움 없이 할 생각입니다.
서울 사는 누이가 30여 포기 뽑아 갔고
남은 배추도 처가와 몇 집 나눔하고 나면
저희 몫은 사실 얼마 안 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배추는 별 탈 없이 잘 자랐습니다.
올해 유난히 잦은 비와 태풍으로
전국적으로 무름병이 도지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많은 농가가 피해를 입었지요.
저희도 네 녀석이 무름병으로 몸살을 앓았는데
애면글면 살려 보려 아침저녁으로 정성을 쏟았지요.
두 녀석은 결국 회생 기미가 안 보여 뽑았고
나머지 두 녀석은 다행히 기사회생했습니다.
얼마 안 되는 작디작은 텃밭이지만
병든 녀석 보니 농부의 마음을 조금은 알 듯하더군요.
어쨌거나 이제 텃밭을 정리할 시간입니다.
양평의 혹한을 거뜬히 이겨내고
새 새명을 품게 될 봄을 기다리면서 말이지요.
토지사랑 http://cafe.daum.net/tozisarang/
토지투자동호회밴드
추천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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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병없이 잘 키우셨군요
저희는 30포기쯤 병들어 뽑았답니다~
네, 마음이 안 좋으셨겠군요. 저희는 80포기 중 4포기 무름병 왔는데 다행히 2포기는 살아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