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 스캔달"을 만든 감독의 평범한 재능을 확인시켜 준 써니
소품같은 영화로 만들어진 <과속 스캔달>이 입소문을 타고 관객 행렬이 이어져 장기 상영을 한적이 있었는데, <써니>는 바로 그감독이 만든 영화로 관객 800만을 넘긴 2011년 흥행이 단연 돋보이는 방화지만, 80년대의 소재는 공감하지만 드라마의 내용은 민밋한 편이며, 마지막에 춘하의 유언장 낭독 장면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나미(유 호경분)는 여고생 딸과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고 병원에 있는 어머니에게 갔다가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여고 시절 친구인 춘하(진 희경분)를 25년만에 만난다.
나미의 남편이 외국으로 2달간 출장을 떠나고, 춘하는 써니를 보고 싶다고 말해 나미는 여고 시절 친구들을 찾아 나선다.
벌교에서 서울 진덕 여고로 전학한 나미(심 은경분)는 7명을 채워야하는 7공주파 써니에 합류한다
나미는 모교에 담임 선생을 찾아 갔다 얼마전 장미가 다녀 갔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보험 설계사가 되었지만 실적이 나쁜 장미는 옛 스승을 찾아 갔으나 입을 떼지 못한듯하며, 장미를 만난 나미는 해결사를 찾아가 친구들을 찾아 달라고 한다.
이야기는 과거로 돌아가, 벌교에서 진덕여고로 전학을 간 나미는 써니의 춘하, 장미, 진희들을 만나 얼떨결에 7공주 써니에 끼게 된다.
등교를 서두르던 나미는 아버지의 공구 가방을 들고 학교를 가고, 써니는 다른 7공주파와 만나 말싸움을 하게 되는데, 부들 부들 떨고 있던 나미는 상대방 욕쟁이에게 할머니의 욕을 해 꼼짝 못하게 만든다.
써니와 장미의 집으로 놀려 간 나미는 장미 오빠 친구인 준호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어깨에 메고 다니는 나이키 비닐 가방의 유행이 지나가고, 라듸오에서는 조덕배의 "꿈에"가 흘러 나온다.
사춘기 반항적인 딸 얼굴의 멍을 본 나미는 학교를 몰래 뒤따라 가는데, 영화는 나미가 여고 시절 준호의 뒤를 따라 가는 장면으로 오버랩된다.
그런데 거리에 저녁 애국가가 울리면서 사람들은 길을 가다 멈춰서서 가슴에 손을 얹고 있는 모습이 열출되고, 나미는 용기를 내어 준호를 따라 음악 다방 영스타를 들어간다.
종업원은 커피값을 선불로 받아 가며 단속이 뜰때 나가는 곳을 알려주는데, 준호는 헤드폰을 끼고 "신 로미오와 줄리엣"영화속 장면처럼 수족관 뒤에 있다.
7공주파가 나미에게 돈을 빌려 달라며 괴롭히는데 준호가 나타나 구해주고 tv 뉴스에는 전두환의 얼굴이 비친다.
전경들이 옹기 종기 쭈그리고 앉아 출동 대기하고 있는데, 대학생들은 독재 타도를 외치며 시위를 하는데, 감독은 시위대와 전경들의 싸움과 써니와 7공주파의 싸우는 장면을 같은 화면에 담는 어이없는 연출을 보이는데, 이는 풍자도 웃음도 뮤지컬도 아무것도 없다.
자신을 미워하는 수지(민 효린분)를 찾아간 나미는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고 친해진다.
춘하(진 희경분)의 초상화를 그리던 나미가 딸이 괴롭힘을 당한다고 말하자, 춘하는 장미, 진희를 데리고 딸을 괴롭히는 여고생들을 찾아가 써니 시절같이 혼내준다.
춤연습중 수지는 나미가 춤을 못춘다며 써니에서 빠지라고 말하고, 춘하가 나미를 옹호하자 수지는 써니에서 나가겠다고 말하고 가버린다.
수지의 집을 찾아 간 나미는 수지가 전라도 새 엄마때문에 자신을 미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포장 마차에 들어가 만용으로 술을 마셔 취한 나미가 수지를 껴안고 울자 수지도 따라서 울면서 둘은 친해지게 된다.
불운한 삶이 이어져 싸구려 술집에서 일하는 복희(김 선경분)를 찾은 나미는 춘하의 이야기를 하며 중학교에 다니는 딸과 같이 살아야되지 않냐며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복희가 격양된 말투로 "춘하는 왜 죽는데?, 걔가 우리를 돌봐 줘야 되는것 아냐?.."라고 말할때 관객들의 마음은 기묘하게 움직인다.
나미는 춘하에게 엄마와 아내의 삶으로 살았던 자신에게 내 인생의 주인공임을 알게 해줘 고맙다고 말한다.
나미는 춘하가 준 "써니"라고 적힌 dvd를 받는데, 여고 시절 7명 써니가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가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던 준호가 수지와 키스하는 장면을 보고 기차를 타고 올라오며 눈물을 흘리는 나미.
써니에서 1학년에는 춘하와 둘도 없이 친하게 지내던 우희는 본드를 하면서 춘하와 멀어지게 되는데, 자신이 빠진 자리를 촌에서 올라온 나미가 들어가자 우희는 나미를 촌년이라며 모욕을 준다.
화가 난 나미는 우희에게 소각장으로 나오라고 하지만 우희에게 맞고 넘어지는데, 수지가 담배를 피우며 나타나 불붙은 몽둥이를 휘둘러 넘어진 우희의 얼굴 가까이 들이댄다.
지도 교사가 담배 꽁초를 들고 와 소지품 검사를 하는데, 우희가 교실로 들어오며 문을 꽝소리가 나게 닫고,
지도 교사가 손으로 우희의 머리를 계속 밀자 우희는 소리를 지른뒤 거울을 깨고 나가 버린다.
나미(유 호경분)는 해결사에게 부탁하여 찾은 준호(이 경영분)를 만나 자신이 그린 준호의 초상화를 전해주고 그의 음악 다방에서 나가는데, 나미의 떱떠름한 행동이나 준호의 삶을 고루하게 표현한 감독의 마음 씀씀이가 씁쓸하다.
해결사는 수지를 찾을수 없다며 신문에 부고를 내는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나미(유 호경분)는 준호가 수지와 키스를 하는 것을 보고 울면서 열차를 타고 돌아오던 여고 시절을 회상하는데, 낙엽이 떨어지는 벤치에 외롭게 앉아있는 나미(심 은경분)에게 다가가 껴안고 자위한다.
본드를 하면서 써니파 춘하(강 소라분)에게 쫓겨난 우희(천 우희분)는 나미를 싫어하며 시비를 건다.
나미는 매점앞에서 본드에 취해 있는 우희와 마주치는데, 우희는 떨면서 써니텐을 나미에게 억지로 먹이려고 하고, 달려온 춘하는 본드를 하고 내앞에 나타나면 죽인다고 했었다는 말을 하며 발로 차 우희가 넘어 지면서 들고있던 써니텐 병이 깨진다.
넘어진 상태에서 매점 진열대의 잡지 표지 모델이 된 수지의 모습을 본 우희는 일어나면서 뒤에 있는 수지의 얼굴을 유리병 조각으로 그어 버린다.
자살 기도를 한 수지의 집앞에서 춘하는 자신은 퇴학을 당하지만 다시 만나자면서, 죽는날까지 써니는 해체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친구들과 헤어진다.
우희가 나미를 괴롭히는 것을 본 춘하는 우희를 발로 차고 우희는 깨진 병조각으로 뒤에 있던 수지의 얼굴을 그어 버린다.
나미는 조금 가까워진 딸과 남편을 마중 나갔다 돌아오면서 장미에게 춘하가 죽었다는 전화를 받는다.
시어머니에게 들볶이며 살던 금옥(이 연경분)은 밥상을 엎고 나왔다고 하고, 바람난 남편을 용서 하고 살기로 한 진희(홍 진희분)와 복희(김 선경분), 장미(고 수희분)가 모여 신문 부고를 보고 수지가 오기를 기다린다.
변호사(성 지루분)는 유언장을 집행하면서 춘하가 돈을 많이 벌어 사회에 환원했다고 말하면서 써니의 리드를 나미에게 넘긴다고 읽는다.
보험 설계사로 실적을 못올려 구박 덩어리인 장미에게는 친구들의 보험을 들어주고, 돈이 많은 진희에게는 부짱을 맡으라고 한다.
금옥에게는 자신의 출판사에서 일을 배워 경영 사장이 되라고 하고, 복희에게는 딸과 같이 살 아파트와 교육비를 대주고 제활 치료를 받은후 출판사의 1층에서 가게를 창업하라고 한다.
춘하의 마지막 유언은 나미가 그린 춘하의 영정아래 카세트를 틀어 놓고 여고 시절처럼 춤을 춰달라는 것이다.
80년대를 산 중년 여자들이 이 영화를 보고 공감을 할련지는 모르겠지만, 남자의 잎장에서 보면 몹시 민밋할 뿐만아니라 감독은 음악이나 뮤지컬에는 약한듯 보인다.
역사 의식도, 해학도, 재미도, 감동도, 춤도, 노래도 수준 미달인 "써니"는 강형철 감독의 역량을 확인해준 범작으로 별점은 **1/2로 킬링 타임용정도라 하겠다.
<폭력 써클>이나 <말죽거리 잔혹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으며, 심지어 <킹콩을 들다>에도 못미치는 영화라 하겠다.
다만 배우들의 연기는 무난하며,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는 어린 나미에게 어른 나미가 껴안아 준 장면과, 본드걸의 천우희 연기가 돋보여 다음 활약이 기대되며, 시원스런 마스크의 강소라도 인상적이었다.
소설가 공지영이 종합편성 채널의 개국 축하쇼에 참석한 인순이와 김연아를 개념없다고 트윗에 올려 논란 거리가 되었지만, 가치관과 역사관이 올바르다면 종편쇼에 기웃거리지 않을것이고 이는 미숙한 개념의 발로라 하겠다.
우리 사회는 부끄럽게도 평생 한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 국위를 선양한 사람, 인간의 한계를 넘어 도전에 성공한 사람들이 존경받고 대접받는 사회가 아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존경받거나, 자수 성가한 사람들이 대접받는 사회라면 굳이 역사관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섣부르게 개념없는 행동을 하여 그동한
쌓아온 사회적 명성을 내팽겨칠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속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살아가는데 사회가 여백으로 있다는 생각은 극단적 이기주의다.
그간 공들여 쌓은 업적을 분별없는 몰상식한 행동으로 단 한번에 무너뜨리는 것은, 리스크 관리가 취약해 일생동안 모은 자산을 손쉽게 날리는 것과 같다.
종편이 정치적 필요때문에 탄생했듯이 인순이, 김연아는 사회 생활하는데 별 지장이 없으며, 그게 부끄러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그들의 행동은 도박이나 세금을 탈루하여 연예인 활동에 종지부를 찍는것 못지 않은 행동인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