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정말 재미있고 봤던 영화인데 이번 기회에 실제의 역사적 배경과 인물 그리고 영화 속의 허구에 대해서 찾아보았습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의 역사적 배경과 영화속 허구
#1 영화의 줄거리
절정기의 로마제국은 그 영토가 광대하여 아프리카 사막에서 잉글랜드 북쪽까지 걸쳐 있었다. 그 당시 세계는 그 총인구의 1/4이 로마 황제의 지배하에 있었다. 때는 서기 180년, 마르커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황제의 12년에 걸친 게르마니아(Germania) 정벌이 거의 마무리되던 무렵이었다. 마지막 하나 남은 적의 요새만 함락하면 이제 로마 제국은 평화가 온다.
평화로운 '5현제 시대'가 막바지에 이른 서기 180년 로마. 어두운 삼림. 수 백명의 부대가 숨을 죽이고 서 있다. 마치 폭풍전야와 같이. 장군의 신호가 울리고 거대한 함성소리와 함께 하늘에는 불화살, 불타는 점토 항아리가 난무하고, 땅위는 수많은 병사들의 피로 물든다. 철인(哲人)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리차드 해리스 분)가 아들처럼 친애하는 장군 막시무스(General Maximus: 러셀 크로우 분)는 다뉴브 강가 전투에서 대승한다.
죽을 날이 머지않은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막시무스를 총애하여, 아들이 아닌 그에게 왕위를 넘겨주기로 한다. 그러나 황제의 아들 코모두스는 이에 질투와 분노를 느껴 급기야 황제를 살해한다. 왕좌를 이어받은 코모두스는 막시무스와 그의 가족을 죽이라고 명령한다.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 겨우 살아남게 된 막시무스는 노예로 전락하고, 투기장의 검투사로 매일 훈련을 받는다. 그에게 남은 건 오로지 새로 즉위한 황제 코모두스에 대한 복수 뿐. 검투사로서 매 경기마다 승리로 이끌면서 살아남자 그의 명성과 인기는 날로 높아간다.
로마로 돌아온 그는 아내와 아들을 죽인 코모두스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 그러던 어느날, 오래전 사랑했던 황제의 누이 루실라(Lucilla: 코니 닐슨 분)를 다시 만나게 된다. 어느 새 민중의 영웅이 된 막시무스. 코모두스는 그가 아직 살아있음을 알고 분노하지만 민중이 두려워 그를 죽이지 못한다. 드디어 막시무스는 예전의 부하들과 은밀히 만나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존경하던 황제를 살해한 난폭한 황제 코모두스에 대한 복수를 결의한다. 아직도 막시무스를 사랑하고 있는 루실라는 동생 코모두스를 배신하고 막시무스의 반란을 도우려 하고 로마에서 열린 검투사 대회에서 막시무스는 끝까지 살아남게 되고 코모두스에게 자신의 신분을 알리게 된다. 결국 코무두스와 막시무스의 마지막 대결에서 코모두스는 막시무스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2 실존 인물에 대하여
1. 로마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오현제 마지막 황제입니다. 그는 18년에 걸친 치세동안 게르만 부족들과의 전쟁을 계속했습니다. 이것은 후에 벌어질 민족대이동의 전초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전의 산발적인 게르만족 침입과는 달리 등뒤에서 떠밀려 로마국경으로 내려오는 현상의 초기였습니다. 이때 훈족은 아직 유럽지역에 나타나진 않았지만, 아마도 현재 러시아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사르마티아인들을 압박했으리라 추정됩니다. 압박받은 사르마티아인들은 더 동쪽에 있던 게르만 부족을 압박하고(이때 고트족이니, 반달족이니, 하는 게르만족이 역사에 등장합니다) 이들은 더 동쪽에 있던 다른 게르만부족(마르쿠스가 계속 전쟁을 했던 마르코마니 족이나 콰디족)을 압박, 어쩔수 없이 이들은 로마국경을 넘보게 됩니다. 사실 마르쿠스가 1년만 더 살았더라도 로마국경은 재확립되었을거라 생각됩니다. 마르쿠스는 오늘날의 체코지방을 속주화하려 했고 거의 성공하고 있던 단계였습니다.
2. 장군 막시무스
실존인물입니다만, 이름은 다릅니다. 역사속의 이름은 막시미아누스 입니다.기병대를 이끌고 게르만전쟁에서 전공을 세웠습니다.
3. 코모두스
마르쿠스 황제의 친아들로 마르쿠스가 죽을 당시엔 이미 부황제의 직위에 있었습니다. 부황제란 로마에서 차기황제를 지명할 때 주는 칭호로 황태자라고 생각하면 됩니다.(단 동양권의 황태자는 법적으로 보장된 권력을 쥐고 있진 않습니다만 로마의 부황제는 황제와 거의 동등한 법적으로 보장된 권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르쿠스의 사후 황제에 오르고 12년 후에 암살당합니다.
4. 루킬라
코모두스의 누나입니다. 야심이 강한 여자였다고 합니다. 처음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같이 제위에 오른 루키우스 베루스의 아내였고(로마의 제정이 동양권의 제정과 다른 차이점은 여기서도 나옵니다. 동양에서 황제는 오직 한명이고 그 권위가 절대적인데 반해 로마의 황제는 여러명이 같이 제위에 앉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베루스가 죽은 이후엔 마르쿠스 황제의 심복이자 뛰어난 장군이었던 폼페이아누스와 결혼했습니다.
#3 영화속의 허구
1. 마르쿠스는 암살당했다?
마르쿠스는 암살당하지 않았습니다. 후에 그런 소문이 떠돌긴 했지만(그것도 거의 100년가량 지나서) 당대엔 그런 이야기조차 없었지요. 원래 마르쿠스는 젊은 시절부터 병약했고 계속된 전쟁은 그의 생명을 더욱 단축시켰습니다. 그러다가 겨울의 빈도보나(오늘날의 빈)에서 병사합니다.
2. 막시무스에게 제위를 넘기려 했다?
당시 코모두스는 18세로 폭군의 기질이 보였다거나 하진 않았답니다. 다만 학문을 좋아한 아버지에 비해 사냥이나 검술을 즐겼다고 하죠. 또한 친아들이기도 했습니다. 로마에서 세습은 일반화되어 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인정되었습니다. 친아들이 있는데, 다른이에게 제위를 넘긴 경우는 이제까지 전례가 없었던 일이었고, 또한 부황제의 직위를 가진 아들을 밀어내고 일반 장군을 황제에 임명한다거나 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제위가 계승되기 위해선 일단 부황제인 아들을 폐하고 막시무스를 새로 부황제에 임명한후 그것을 원로원과 민회에서 승인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절차는 복잡했고, 후에 내전을 불러일으킬 확률이 너무 높습니다. 황제가 되지 못한 친아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막시무스의 반대파가 존재한다면 100% 내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로마의 평화와 안정을 누구보다 바란 마르쿠스가 그런 일을 행하진 않았겠죠. 오히려 막시무스에게 아들을 부탁한다..라고 말했다면 그것이 더 사실에 가까울 것입니다.
3. 루킬라와 막시무스가 짜고 코모두스를 암살하려 했다?
코모두스는 제위 12년 째에 황궁의 목욕탕에서 암살당합니다. 루킬라는 실제 황제암살음모를 꾸몄지만, 그것은 치세 2년째 되던 해였고 그 직후 살해되었습니다.
4. 막시무스는 코모두스에게 충성을 거부했다?
영화에선 코모두스의 반지에 키스하지 않았죠. 이것은 코모두스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반란죄에 해당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존인물 막시미아누스는 코모두스 치세 6년째(확실하진 않습니다) 집정관에 선출되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막시무스는 코모두스황제 밑에서 출세가도를 달렸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5. 그라쿠스 의원의 존재?
그라쿠스 가문은 토지개혁을 주장한 그라쿠스 형제 때에 대가 끊겼습니다. 다만 후에 할리우드영화에선 반체제쪽의 인사로 단골출연하게 됩니다. 영화 스파르타쿠스에서도 등장하고 글래디에이터에서도 등장합니다만 이때는 모두 가문의 대가 끊긴 이후였습니다.
6. 코모두스는 검투시합에서 살해되었다?
실제의 역사에서는 황궁목욕탕에서 코모두스의 레슬링 코치였던 나르키소스에게 목이 졸려 죽었습니다. 코모두스는 실제 검투사들과 시합을 하거나 맹수를 직접 잡아 죽일 정도로 검술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검투로 죽이긴 힘들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한번은 달려드는 타조의 목을 한칼에 날려버렸다고 합니다.
7. 코모두스 사후의 전개
영화에서는 코모두스 살해 이후 막시무스를 영웅시하면서 어정쩡하게 끝납니다만, 실제역사에서는 로마의 쇠망을 결정적으로 일으킨 기나긴 내전의 시대 즉 군인황제시대가 열리게 되는 시초가 됩니다. 군인황제시대란 말이 재밌는 것이 로마제정의 긴 역사에서 새 왕조를 연 사람은 거의 대개 장군이었습니다.(세습으로 물려받은 황제를 제외하고) 예외가 있다면 네르바황제인데 도미티아누스의 암살이후 황제가 된 인물로 오현제의 첫 번째 황제입니다. 그리고 그 치세는 무척 짧았습니다. 다시 말해 로마제정시대는 모두 군인황제시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시대에는 내전이 벌어져도 1~2년 내에 결말이 나고 새로운 왕조가 열리면 적어도 20년은 이어갔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지 않습니다.
<참고 출처>
http://kin.naver.com/db/detail.php?d1id=13&dir_id=1306&eid=lWjPGLuQU0+dRx2mHulItw6mM0tdVt/y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29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