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인연
아름다운 꽃위에 포악한 사마귀가 자리를 틀었네.
꽃인들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인걸 어떡하랴?
수줍은양 다소곳 겯눈질하며 떠나가길 바랄 수밖에는...
꽃이 제아무리 아름다운들 가려앉기를 마다하지 못함이 서러울 뿐일세.
강변요정의 새악씨는 손뿌림짓인들 하련마는...
친구와 간단한 소줏잔을 기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네.
앞서가는 여인이 있었고, 나는 자연히 발걸음을 늦추었지
뒤따라 걷는 것이 나인가 머릴 흔들며,
하늘 한번, 앞길 한번 소심스레 걸었다네.
별다른 생각없는 걷는 어두운 길,
여인에겐 두려움의 대상된다 생각하니 착찹한 기분...
사마귀도 아닌 것이 사마귀가 되고 말았네.
세상사 살다보면 억겁이란 시간속에서
어이타 우연도 인연됨을 어찌하잔 말이온지...
(이상 예전에 술먹고 쓴글)
길을 걷다가 사마귀 두마리를 보았다. 암컷인듯 푸른 브라우스는 인간이 설정한 지표에 무단횡단으로 중상을 입었고, 갈색 수컷 오버코트는 안타까이 지켜보고 있었다.
암컷은 이따끔 치마를 들썩이며, 구원을 호소하지만, 수컷을 다가서 어루만지다 뒷걸음을 쳐댄다.
사랑한다면 붙들고 통곡이라도 해야지...불륜의 어색함인가? 탐욕의 갈림길인가?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던 노래가사가 떠올랐다. 훗날 희미한 옛사랑을 두고 눈물일랑 흘리지 말거레이~
나는 사마귀를 보면 유비가 조조와의 전쟁에 패하여 후퇴할때 조조의 백만대군을 장판교에서 홀로 막아선 장비의 모습을 떠올린다.
가능한 일일까? 그래도 삼국지연의는 유비의 촉이 중심으로 쓰여졌으니 그렇거니 해야 재미가 더붙는다. 그때의 장비와 수레를 막아선 사마귀...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아서는 것'을 '당랑거철(螳螂車轍)'이라 하였다. ‘당랑당거철(螳螂當車轍)’에서 나온 말로서 원래의 당랑거철은 그냥 ‘사마귀와 수레바퀴’라는 뜻이다. 원문의 뜻을 살리지 못하기에 ‘수레 거(車)’자가 ‘막을 거(拒)’자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