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바디스 도미네!
쿼바디스라는 라틴어는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물음으로 직역된다. 대체로 정신적으로 방향을 잃고 헤매고 갈등할 때 인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말속에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의와 진리는 승리한다는 신념을 가져라고 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작금의 한국의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매우 복잡하고 심각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바로 우리가 ‘쿼바디스, 도미네’ 의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이다. 정말로 어떤 길을 선택해야 이와 같은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지 갈 길이 멀기만 하다.
미국은 일본과는 고위층간에 잦은 접촉을 통하여 친밀을 과시하면서도 코리아 패싱이니 문재인 패싱이니 하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한국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듯한 인상이다. 사드배치 이견등 일련의 껄끄럽고 소원한 관계로 현 정권이 자신들에게 비우호적이라고 의심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인상을 주면서 우리에게 유리하도록 줄타기 외교를 벌일 계산이었던 같다. 그러나 중국조차도 태도를 분명히 하라고 하며 경제 보복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도발에 대한 제제를 요구하는데 대해서는 오히려 혈맹관계임을 강조하며 묵살하는 오만한 태도로 안하무인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베를린에서 언급한 것처럼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주도권을 가지고 운전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의욕을 보였지만 북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다. 자기들의 대화 상대가 아니므로 비켜서라는 방자한 태도이다. 햇볕정책으로 수많은 돈을 갖다 주고 결국은 저들의 핵개발에 커다란 공헌을 한 우호적인 정권을 계승한 국정지지율 80프로인 한국의 대통령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예의도 없고 은혜도 모르는 자들이다.
그 사이에 미국과 중국, 미국과 북한 간에 무슨 회담을 지속하는지 이런 저런 발언들이 쏟아지지만 한국이 끼어들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결국 우리만 외톨이가 된 심정으로 무력감이 든다. 운전자의 역할은커녕 조수석에도 앉을 틈이 없는 것 같다.
그런 가운데 지난 8. 15 시청 앞 광장에서는 통일된 복장을 한 수천 명의 붉은 꽃을 든 시위대가
“ 한 미 동맹 폐기하고 미국놈들 물러가라. 자주 없이 평화없다. 국보법 폐지하고 이석기 석방하라” 고 주먹으로 하늘을 찌르고 미국대사관을 포위하며 행진했다. 뒤이어 8. 20 지하철에서는 젊은 사수대들이 푸른 죄수복을 입고 가운데로 일렬로 늘어서서 박근혜 이재용 구속하고 통진당 이석기 석방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지난 정권이 무능하든 어떻든 간에 이러한 모습은 현 정권이 들어서고부터 당당해졌고 모두들 쳐다만 볼 뿐 아무도 저지할 엄두는커녕 봉변을 당할까봐 감히 나서지도 못하는 분위기이다.
이들은 촛불혁명의 깃발을 이어받아 구정권의 모든 것들을 적폐로 규정하고 이를 청산하여 이념의 승리까지 완성하려고 전위에 나서서 투쟁하고 있는 것 같다.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전쟁 연습을 반복하는 미국은 사드를 가지고 나가라고 외친다. 이러한 과격한 구호를 한국의 수도인 서울의 심장부에서 공공연히 외치는 모습을 보면 여기가 한국인지 북한의 평양인지 착각이 들 정도로 격세지감이 든다.
일제 36년간의 수탈의 역사도 모자라 또다시 강대국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민족의 현실을 볼 때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누구 말처럼 통일은 대박일지 모르지만 북한은 이미 세습왕조 독재 체제인데다가 핵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한국의 정권으로서는 저들과 대등한 관계로 통일을 논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북한의 왕조체제가 바뀌기도 어려울 것이고 비대칭전력의 우위를 강조하며 많이 건방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주 국방도 좋고 자주 통일도 좋지만 무엇으로 자주를 할 수 있느냐가 문제이다. 촛불 세력들은 자주를 하고 싶으니 현 정권에 대하여 비우호적이라고 의심하고 있는 미국에게 사드를 가지고 이 땅에서 나가라고 외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시작전권을 가져와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자주국방의 길로 나아가자고 한다. 그리고 전쟁은 한국의 동의 없이는 벌일 수 없으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막겠다고 선언했다. 예방전쟁 선제공격의 운을 띄우는 미국에 대한 견제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저들이 문대통령과 상의 할리도 없고 말을 들을 리 만무할 것이다. 문대통령은 아마도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 핵은 자기 방어용이라는 식으로 언급했듯이 북한은 먼저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굳게 믿고 미국에 대하여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 신의도 없는 무리들에 대하여 너무 관대하고 안이한 인식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미국이 자기영토를 직접 공격하지 않는 한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리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용인할 경우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까봐 북한 핵 포기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현실적으로 북한의 핵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은 미국도 중국도 일본도 모두 알고 있다. 다만 없애는 노력을 하는 척 할 뿐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익 보수 세력들은 북한과 비대칭전력의 차이로 안보의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핵우산으로 보호받고자 하는 것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위안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주를 하기 위하여 아무 대책이 없이 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정정불안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위태해지는 것은 명약관화해진다. 당장에 불안하고 위험한 한국에 외국 자본을 투자할 리가 만무하다. 이미 투자한 외국자본도 앞을 다투어 빠져 나가게 될 것이다. 결국 경제는 파탄되고 나라가 피폐해지는 비극을 맞게 될 것이다.
비록 선거를 치렀지만 현 정권은 정상적으로 교체된 정권이라기보다는 탄핵이라는 비정상적으로 급조된 정권이다 보니 성과에 초조해 하는 것 같다. 대외적으로도 운전자로서의 위신을 얻지 못하자 불안해하는 것 같다. 예산의 뒷받침은 어떻게 할지 버거운 선심 공약을 쏟아 부어 민심을 얻으려고 한다. 결국은 증세로 이어질 것 같지만 일단 준다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과거 정권에서 비난 받았던 소통불통의 통치 자세부터 바꿨다. 파격적이고 서민적인 행보로 권위주의 탈피 모습을 보여 환심을 사려고 하고 젊은 이들로부터 환호를 받는 분위기다. 그런데 수상한 느낌이 드는 것은 공론화라는 묘한 수단을 내세워 여론 정치로 직접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분위기다. 그리고 사사건건 여야의 대립으로 국회를 이전투구의 장으로 몰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야당이 극력 반대를 해도 여론의 수치를 내세워 야당이 발목 잡는다고 비난 여론이 일도록 부추긴다. 언론은 현 정권 탄생의 절대적 공로자이며 계속적으로 지지 세력이 되어 있다. 누구나 공정한 여론 수치인지 믿음이 가지 않아도 언론의 협조로 국민의 뜻이라고 밀어 붙인다. 마치 국회기능을 무력화 시키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다.
그런데 소통이라는 것도 지금 보여주는 모습과는 달리 실상은 좌익 이념에 빠진 사람들이 오히려 불통이 심한 것이 아닌가 한다. 현 정권의 주체 세력은 주사파 출신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은 60-70대는 설득의 대상도 아니라고 패싱하는 정책인 것 같다. 즉 비상식적인 집단으로 매도하고 투명 인간으로 무시하는 것 같다.
노인 세대에서도 누구는 균형적 시각을 언급한다. 그러나 그것은 평온 시 좌우 이념의 장단점을 비교하며 생각할 여유가 있을 때 취할 태도인 것이다. 지금과 같이 좌익 이념으로 무장한 젊은 혈기들이 앞장서서 사회를 광란의 도가니로 만들어 가고 있을 때는 취할 태도가 아닌 것이다. 그나마 나라를 걱정하고 너무 좌 편향되어 가고 있는 사회를 조금이라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일단은 우익 시각으로 단합되어야 하는 것인데 마음대로 안되는 심정이다. 힘 있는 좌익과 힘 없는 우익이 줄다리기를 하는데 한 사람이라도 도와야 덜 끌려가는데도 자기 혼자서 어느 쪽에도 편향되지 않은 중립의 지성이라고 팔짱을 끼고 있는 꼴이다. 가뜩이나 힘도 없는 세대가 무력해지는 것이다.
현재 언론은 현 정권이 밀어 붙이는 동력의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 힘으로 보수 정권하에서 있었던 모든 문제들을 적폐의 눈높이에서 보고 청산하는 시동을 걸고 있다. 물론 개혁과 부패의 청산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이명박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사뭇 생각이 다른 것 같다. 사실 이들은 통합이라는 명분때문에 과거 정권을 뒤엎지는 않았다. 사실 임기가 끝난 후를 염두에 두고 소극적이고 과오를 덮는 행동을 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현 정권은 정치보복이라고 할 정도로 집요하게 과거 사건을 도마 위에 놓고 철저히 다루고 있다. 이것은 앞으로 정권을 우익 보수에게 넘겨주지 않을 생각으로 좌익이 장기 집권한다는 의도와 각오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친노 좌장 이해찬이 말했듯이 우익 꼴통의 뿌리를 뽑아 수 십년간 정권을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렇게 된다면 나라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두려운 생각이 든다. 마치 푸틴의 정적 제거와 장기 집권의 모습을 답습하려는 것 같기도 하다 . 검찰도 사법부도 코드를 같이 하는 인사로 채우고 있다. 우선은 박근혜 전대통령 사건에 대하여 탄핵이 비웃음 거리가 되지 않는 중형이 내려지는 사법적 조치와 판결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급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무튼 쿼바디스라는 말 속에는 정의와 진리에 대한 신념을 버리지 말고 행동하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길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어긋난 실정(失政)에 대하여 바른 소리로 지적하고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진정한 균형자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산에 올라 하늘을 향하여 ‘쿼바디스 도미네 ! ’ 라고 큰소리로 울부짖고 싶다.
글쓴이: 백우白牛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