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자와의 은밀한 대화를 원하십니까?" "오빠 저예요. XX…."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받아본 060 음란성 스팸전화의 첫멘트이다. 최근 들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울려대는 이런 060 음란성 스팸전화때문에 여간 짜증나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는 하루 평균 5차례 이상의 광고성 전화를 받았다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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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극성을 부리고 있는 060 스팸전화번호. 대부분이 음란성 스팸전화일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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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최윤석 | 기자와 함께 근무하는 동료는 한밤중에 걸려온 060 음란성 스팸전화때문에 부인으로부터 오해를 받아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휴대전화를 통해 "오빠 저예요. XX…."라는 멘트가 들려 바로 끊었는데, 그 여자의 목소리가 옆에 있던 부인에게 들렸던 것. 그는 "누구냐? 혹시 사귀는 여자가 아니냐"며 화를 내며 추궁하는 부인에게 발신자번호를 확인시켜준 후에야 겨우 오해가 풀렸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한동안 극성을 부렸던 휴대폰 스팸문자메시지는 최근 생산되는 휴대폰에 차단 기능이 있어 어느 정도 차단이 가능해졌지만 060으로 시작되는 스팸전화의 피해는 속수무책인 것이 현실이다.
특히 성적 호기심이 한창인 청소년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걸려오는 060 음란성 스팸전화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으며 호기심에 버튼을 눌렀다든가 부재중 전화로 오인해 통화를 시도할 경우 10초도 채 되지 않아 막대한 통화료를 지불해야 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각종 인터넷검색사이트에는 060 스팸전화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포탈사이트에는 '안티060' 카페가 만들어져 '060스팸전화'를 차단하는 각종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해당 광고 전화사업자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차단요청을 하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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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전화사업자별 스팸전화 차단 요청 전화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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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00번대 데이콤 1544-0001 060-700번대 한국통신 02-717-0200, 060-800번대 하나로통신 지역번호 106 번 060-900번대 온세통신 고객센터1688-1000 번 각이통통신사 고객상담실 (핸드폰사용시 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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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060-600번대로 오는 전화는 데이콤을 거쳐서 광고 전화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이기에 데이콤 고객센터 전화번호 1544-0001로 차단요청을 하면 된다. 또 060-700번대로 오는 전화는 한국통신 02-717-0200로, 060-800번대로 오는 전화는 하나로 통신 지역별 지역번호를 누르고 106번으로, 060-900번대로 오는 전화는 온세통신 1688-1000 번으로 차단 요청을 하면 된다.
그 외 이동통신사업자 고객상담실에 전화를 걸어 차단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모든 통신사업자 관계자들은 이렇게 스팸전화 차단을 요청해도 100% 차단되기 힘들다는 게 공통적인 견해다.
데이콤 고객센터의 한 관계자는 "스팸전화 차단을 요청하는 고객의 접수 건수는 하루 평균 4500여 건 정도 되며 차단요청을 하면 10일 이상 소요가 된다"며 "차단등록을 한다고 해도 광고 업체가 수시로 전화번호를 바꾸기 때문에 100% 차단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올 4월부터는 지난 12월 초 개정된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어 사전에 광고를 받겠다고 허용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휴대전화나 팩스를 통한 광고성 메시지를 보낼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해도 스팸전화를 100% 차단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각 통신사업자 고객센터 관계자들은 "해당 업체에서 무작위로 전화를 거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통제가 불가능하다"며 "법 시행 후 위반업체에 대해 어떤 제재를 가할 것인지는 아직까지 정해진 것이 없는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생활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휴대전화,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이런 문제점으로 휴대전화 사용자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자신의 핸드폰 번호가 유출되었다는 불안감은 물론이거니와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준다는 점에서 060 스팸전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