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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먹고 첫번째 쪽글을 씁니다.
#005번까지는 이전에 제가 저의 게시판에 작성하였던 <초한전> 쪽글들을 다시 필사(?)하며 약간 첨언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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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미리 보고 본문으로 들어가는게 이해에 도움이 되는 편이라 서론과 결론에 대한 쪽글을 함께 쓰며 시작하고자 합니다.
<초한전> 서문 / pp.iii-xii.
전시와 평시, 군사영역과 민간영역, 전술과 전략. 우리는 수 많은 개념과 단어와 현상을 일정한 범주로 분류하고 경계지어 인식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초한전>은 서문에서부터 이 오래된 버릇을 버리도록 우리에게 요구한다.
전술적 수준의 행위가 전략적 수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저자들의 개념인 '초단계조합'은 전술-작전술-전략의 틀로 전쟁을 바라보고 수행하던 기존의 방법론과 인식론을 퇴색시킨다. '군사행동'이라는 기존의 한정된 범주를 초월하여 인류의 모든 활동을 전쟁이라 포괄하고 확장하고 전제하는 개념인 '비군사전쟁행동', 군대가 비전쟁 상태에서 수행하는 임무와 행동들을 일컫는 개념인 '비전쟁군사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더이상 일상과 전쟁의 경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마저 든다(p.47).
<초한전>이 제시한 전쟁에 대한 존재론, 인식론, 방법론은 이론과 학술의 영역에 머물러있지 않다. 두 저자와 역자의 말에 따르면 미 군부마저 <초한전>을 조기에 해적판으로 번역할 정도로 주목하였으며 저서가 제시한 전쟁론을 분석하고 반영한 '하이브리드전', '무한게임이론'과 같은 그들 버전의 '초한전' 교리를 구성하였다. 또한 2024년 12월 3일의 내란사태와 지금까지도 진행중인 그 수사과정을 전하는 언론보도들을 통해 우리사회도 '초한전'이란 개념을 각자의 TV가 있는 안방까지 들여놓게 되었다.
각종 매체와 정부발표들은 작금의 시기를 '군사안보'에서 '포괄안보'의 시대로 전환되었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그 '포괄안보'라는 기표에 어떠한 기의들이 담겨있는지는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고 있다. 어쩌면 그 누구도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게 여전한 실태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초한전>을 직접 읽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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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전> 서론 / pp.3-5.
두 저자는 서론에서 독자들에게 두 가지를 권고한다. 첫번째 권고사항은 '작금의 세계속에서 전쟁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었느냐'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고, 두번째 권고사항은 '전쟁'을 새롭게 정의하라는 것이다. 왜 두 저자가 이렇게 권고하였는지는 본문으로 들어가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래의 두 테제가 <초한전>을 관통하는 주제로 보인다.
1) '사람들이 군사적 폭력수단을 더 적게 사용하여 분쟁을 해결하려는데 관심을 쏟기 시작하고 이를 선호할 때, 전쟁은 오히려 다른 방법으로 다른 영역에서 새로이 나타날 것이다'.
2) '무력과 비무력 - 군사와 비군사 - 살상과 비살상 등의 모든 수단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익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모든 행위와 상태는 전쟁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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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전> 결론 / pp.210-214.
두 저자의 결론은 아래의 세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1) 전쟁에 대한 모든 단어와 현상들에 대해 일정한 범주로 경계지어 인식하는 우리들의 오래된 버릇은 세계화 시대에서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왜냐하면 전쟁의 영역은 국경에 기반한 전장Battlefield과 전쟁행위으로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전쟁은 모든 영역들에서 모든 인간행위를 통해 수행된다.
2) 모든 인간행위와 모든 영역들에서 수행되는 작금의 전쟁은 잔혹성의 외형만 바뀌었을 뿐, 그 정도와 파급력은 여전하며 근시일내로 전쟁 그 자체가 근절될 가망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바람직한 지향점은 '어떻게 전쟁을 끝낼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이다.
3) 그러므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작금의 전쟁들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그 방법을 '초한전, 超限戰, Wars Beyond Limits'이라고 지칭한다(#1).
굳이 비판하자면 <초한전>은 전쟁을 불가피한 숙명이라고 전제하는 전쟁 숙명론이자, 인류사회의 이상주의 및 합리주의적 측면을 망각하여 인간사회의 모든 행위와 현상을 전쟁수행행위로 해석하는 전쟁 환원론이다. 이러한 지점에서의 논쟁은 당연히 전개될 수 있다. 그러나 필자에겐 그러한 논쟁을 소화해낼 역량이 없고 그러한 논쟁에 대한 관심과 열의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필자는 <초한전>이 전제하듯 전쟁은 숙명적이며 인간사회의 모든 행위와 현상은 전쟁수행행위가 될 수 있다는 쪽에 서있다.
서론의 두 테제 중 하나인 '무력과 비무력 - 군사와 비군사 - 살상과 비살상 등의 모든 수단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익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모든 행위와 상태는 전쟁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시각에서 우리는 인류사회의 여러 현상들에 대한 실용적이면서도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트럼프 1기 및 2기 행정부의 공격적 관세정책은 얼핏보면 전혀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방식은 달라도 중국과의 경쟁구도 속에서 중국을 상대로 국가적 역량을 추월(Outcompete)하고자 자국 제조업 역량의 재건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두 행정부의 정책적 연속성은 유지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2). 이런 류의 독특한 시선은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줄 수도 있다.
'초한전'은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거대한 힘이 경합하고 충돌하는 방식으로 자리잡았으며(#3) 앞으로도 우리 모두의 서민적 삶을 뒤흔드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므로 '초한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앞으로 일어나게 될 세계적인 사건들과 경향들을 온전히 인지할 수 없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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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한전超限戰'은 표준적으로 'Unrestricted Warfare'이라 영역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Unrestricted'라는 번역은 마치 1차대전 및 2차대전 당시 독일 잠수함 전술에 쓰인 용례와 마찬가지로 '법과 규범을 무시한다'는 뉘앙스에 가깝기 때문에 본래의 용례보다 외연이 좁은 번역어라고 생각합니다.
'초한전'의 본래 개념은 법과 규범뿐만 아니라 모든 수단과 모든 영역을 초월하는 전쟁, 전쟁수행행위, 전쟁수행방법을 지시합니다. 그러므로 차라리 모든 경계를 넘어서는 전쟁이라는 영어표현인 'Wars Beyond Limits'가 두 저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기의를 제대로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저는 표준적인 번역어인 'Unrestricted Warfare'보다는 'Wars Beyond Limits'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입니다.
#2.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모두가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다시피 능력없는 충성파들로 가득채워졌고 기본적인 의사결정구조가 무너져있어 '국정'이라는 것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기능부전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대중국 정책에 한해서는 바이든 행정부와 지향점이 일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연속성이 제대로 발현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첨언해두고 싶습니다.
#3.
이 부분에 대한 학술적 논의는 아래를 참고.
* 2021년자 소논문이므로 트럼프 2기 행정부 현황과 엇나가는 부분이 있음. 그러나 전체적인 맥락은 여전히 유효함.
https://kims.or.kr/issubrief/kims-periscope/peri239/
// 문제는 미·중 양측의 갈등 양상이 설전을 넘어 외교 안보 분야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안보적인 측면에서 보면 미국과 중국에서 지금까지 준비해온 군사전략이 최근에서야 실질적인 경쟁으로 펼쳐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간 경쟁적인 구도에 집중한다. 중국이 경제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군사력 강화를 꾀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의 확장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글은 여기에서 한 뼘 더 깊숙이 들어가 '초한전'과 '전영역작전'이라는 키워드로 설명되는 미·중 양국의 군사작전 개념을 살펴본다. //
// 중국의 강점은 무력과 비무력, 군사와 비군사, 정규와 비정규 그리고 살상과 비살상 수단을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 중앙군사위와 당 중앙군사위의 구성원이 같고, 위원장이자 국가주석의 책임제로 운영한다. 이 군사위가 육·해·공·로켓군은 물론이고, 삼전三戰(* 여론전, 심리전, 법률전)을 주도하는 전략지원부대와 연근(보급·병참)보장부대, 해경을 포함한 무장경찰과 민병을 아울러 중국의 초한전을 총지휘하기 때문이다. //
// 미국은 지상뿐만 아니라 우주, 공중, 해상, 사이버·전자기 등 6개 영역에서 교차 영역 간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신개념의 다영역작전(Multi-Domain Operations)을 육군을 중심으로 발전시켰다. 다영역작전의 핵심은 크게 3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발달한 통신 체계를 활용하여 육·해·공군 전력을 통합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중국에 군사적으로 한 발 더 빠르게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5G 통신망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중국의 5G 통신망 기술 성장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함께 실천하고 있다. 둘째, 미중 간 발생 가능한 전쟁 시나리오상 중국 본토 인근에서 전쟁을 수행할 경우를 대비하여 해·공군의 작전개념에 더해 육군의 역할을 한층 강화했다. 미군은 공해전투(Air-Sea Battle)만으로 부족한 작전 공백을 공지전투(Air-Land Battle)에 익숙한 육군력으로 보완하고자 한다. 셋째, 미군은 다영역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사안으로 첨단과학기술에 기반한 원격의 원거리 정밀타격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인공지능, 무인체계, 사이버 등 영역을 넘나들면서 원격으로 원거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구축하여 적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주먹(punch)을 휘두를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최근 극초음속 무기, 원거리 무인체계, 우주 감시자산 등 현대화된 육·해·공 전력을 바탕으로 자국을 포함한 동맹국간 전영역작전(All-Domain Operations)까지 준비하고 있다. (중략)
미 해군의 전영역작전은 미국의 안보전략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최근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에 따른 미·일·호·인 등 4자 간 협력체제인 쿼드(Quad)를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더해 역내 주요 국가들을 포함하는 쿼드 플러스(Quad+)나 민주주의 체제의 10개 국가로 구성된 D10(Democracy 10) 등을 통해 미국 주도로 동맹 및 안보 우호국들과 연합진형을 구성하고자 한다. //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