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먹고 오슬로행 7시 기차를 탔습니다.
스톡홀름도 나중엔 좋았지만 따난다고 생각하니 속이 후련하더군요.
옆자리에 앉은 사람하고 얘기하게 되었는데,
마침 오슬로 산다고 해서 제가 생각하고 있던 호스텔을 물어봤죠.
역앞에서 가깝다면서
오슬로에 대해서 이것저것 소개해주었습니다.
전 노르웨이사람인가보다 하고 스톡홀름에 대한 제 인상을 말했어요.
"그 도시 탓은 아니고 웬지 나랑 안맞은 곳 같다"라고요.
근데 이 사람. 씽긋 웃더니 자기가 거기 출신이라네요.
애고, 입이 방정이죠. 그냥 오슬로 얘기나 계속할걸.
괜찮다고는 하지만 넘 미안했어요.
12시 좀 안되서 드뎌 오슬로역 도착. tourist center 데려가서
그 호스텔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고 간김에 하루짜리 교통카드 샀어요(55크로네)
기차에서 옆에 않은 사람이 계속 따라다니며 여러가지로 잘 가르쳐줘서 넘 고마웠습니다.
역앞에서 12번 버스 타고 가다가 버스안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았어요.
세 정거장 가다가 내리면 길건너서 보인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줍니다.
정말 버스에서 내려서 건너편 보니까 먼저 ANKER HOTEL이 보이고
그 옆에 ANKER HOSTEL이 있어요.
여긴 24시간 RECEPTION하는 곳이라 바로 6인실로 예약하고(시트까지 195크로네)
check in은 3시 이후에 된다고 해서 짐만 맡기고 나왔습니다.
다시 역으로 가서 낼밤에 떠나는 베르겐행 침대차를 예약했어요(175크로네)
숙박비고 줄일겸 시간도 줄일겸해서요. 사실 침대차는 첨이라 기대도 약간.
그전에 배낭여행할때는 그냥 기차안에서 의자 붙이고 잤거든요.
북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중앙역이 시내중심지역할을 하니까
역중심으로 움직이면 되요. 오슬로도 마찬가지.
역에서 나오면 바로 길건너 보이는 거리가 중심가인 칼요한거리에요.
거리 구경하면서 주욱 가면 왕궁까지 갑니다.
중심가여서 그런지 역시 많은 사람들, 레스토랑, 가게들.
벌써 점심때여서 뭐 먹을까 하다가 패스트푸드인데, 햄하고 감자, 야채, 음료수까지
59크로네라고 해서 주문했더니 65크로네라고 하네요.
알고 봤더니 take out이 59크로네래요. 그래서 갖고 갈거라고 해서
사가지고 나와서 그냥 아무데나 앉아서 먹었죠.
거지같을거 같은데, 참을만해요. 저말고도 몇명 있었거든요.^^
오슬로에 대한 첫인상은 헬싱키나 스톡홀름보다 인종이 휠씬 다양하다는 것.
아시아계통사람, 아프리카계통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여요.
거리양쪽에 늘어선 카페나 레스토랑의 손님들은 안보다 밖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있던데, 저로서는 좀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바깥공기가 더 시원하겠지만, 사람들 지나다니고, 또 공사중이서 흙먼지 날리고
차들은 왔다갔다 하는데 그 속에서 먹고 싶은지.... 갸우뚱 거리게 되더군요.
국립극장건물은 옆에 있는 분수가 특이하게 원형이에요. 멋있는데
사진은 잘 안나왔네요. 더 가면 오슬로 국립대학. 거기서 더 가면 길 끝에
왕궁이 보입니다. 생각보다 아주 검소해요. 특별히 채광에 신경써서 지었다는데
전 잘 모르겟고, 국립극장 건물이 휠씬 웅장해보인다는 느낌이 들어요.
왕궁이라는데, 근위병도 안보이고. 오전에 가면 볼 수 있다니까
일찍 가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아, 그리고 중요한 것.
여기 공중화장실은 역을 포함해서 다 돈을 내야 합니다. 헬싱키나 스톡홀름에서는
공중화장실을 안가서 잘 생각이 안나요.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역에 있는 화장실이 10크로네. 돈 안넣으면 아예 들어가지 못해요.
젤 아까웠습니다. 그래도 급하니 어쩌겟어요.
그래서 이후에는 가능하면 공중화장실 자제하고
기차안이나 숙소에서 해결했습니다.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는데, 넘 아깝더라구요.
역안에는 크고 작은 수퍼도 몇개 있어요. 역이 제법 커요.
첨엔 작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고, 막다른 지역이라고 생각했던데가
다 길이 트여 있어서 2층, 3층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RIMI라는 수퍼가 그중에 좀 더 싸요.
전 나중에 이걸 알아서 첨엔 그냥 보이는 작은 가게 들어가서
복숭아(16크로네), 우유(5), 시리얼(20)을 샀습니다.
노르웨이 1크로네는 약 172원.
아까 기차에서 만났던 친구가 노르웨이 항구인 아케브리케가 멋지다고 해서
거기로 갔습니다. 역시 12번 버스타고. 왜 사진이나 텔레비젼 보면 항구레스토랑
바깥쪽에 앉아서 한잔 하는 사람들 보잖아요. 딱 그 모습이에요.
바깥쪽에 테이블 무지 많아요. 점심은 지나고 저녁은 안돼서 그런지
다소 한산한 모습. 근처 건물하고 바다가 어울려서 예뻐요.
공중전화가 보이길래 혹시나 하고 다가갔더니 동전으로 되는군요.
대부분의 공중전화가 전화카드나 신용카드만 돼서 집에 전화도 못했어요.
어찐된 일인지 제 카드는 안먹더라구요.
여기서 우리나라로 전화할 때, 국가번호를 82가 아니라 앞에 00을 붙여서 0082를 눌러야 되요. 지역번호의 0은 빼고 눌러야 하구요. 공중전화에 보면 사용법 다 나와있지만
혹시나 해서 알려들립니다.
크로네뿐만 아니라 유로도 된다고 해서 남은 동전 1.5유로 가지고 한 30초가량 통화한 거
같습니다. 12시간 정도 차이 나나봐요. 오후 3시인가 했는데 우리나라 시간은 새벽 2시 넘었으니까요.
항구 구경하면서 걷다보면 시청까지 오게 됩니다. 저녁때가 되니까
사람은 더 없어지고 바람은 서늘할 정도로 불고, 그야말로 조용한 분위기
즐길 수 있어요. 시청앞에 있는 광장에서 사진찍으려고 한 30분 기다렸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서 앉아 있었는데,
마침 저처럼 관광객인지 와서 사진 찍길래 찍어달래고 했죠.
숙소로 돌아와 보니 6인실인데, 아직 저와 캐나다에서 온 쉐런 둘 뿐.
어떻냐고 물어보니까 비겔란 파크가 좋다고 하네요.
기차에서 만난 친구도 거길 추천하더라구요.
이 친구, 저처럼 박물관은 별로 관심없어 해서 그냥 그랬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뭉크 미술관에 갔는데, 자긴 예술에 관심없어서 별루였다고...
전 그럴줄 알고 아예 안갔죠.
조금있다 싱가폴에서 온 돌리, 독일에서 온 앙겔리카가 들어옵니다.
돌리라는 친구. 노르웨이말 공부한다는데 무려 10여개국어를 한대요.
물론 싱가폴 사람들 기본적으로 3,4개국어 한다는 거 알았지만
그렇게 많은 나라말은 한다니 놀랍지 않나요?
자기 스스로도 "자긴 언어 배운는데 타고 난거 같다"고 하는데
와우, 정말 대단한 친구입니다.
낼 아침 일찍 가야 하기 때문에 지금 밥해야 한다며 밥하고
생선요리 하네요. 보통 호스텔은 부엌이 공동으로 하나 있는데
여긴 방에 딸려 있어요. 돌리 말은 부엌있는 방이 있고, 없는 방도 있다는군요.
나중에 이것때문에 우리방 식구들은 한바탕 웃었습니다.
유럽도시들이 규모가 그리 크지 않듯이 오슬로도 작은데
그중에서도 작은 거 같습니다. 하루면 구석구석 볼 수 있어요.
물론 박물관이나 비겔랑 공원 가려면 좀 더 시간이 있어야 할거 같구요.
낼은 비겔란 공원 갔다가, 릴레함메르 갔다 오려고 합니다.
어차피 밤에 베르겐 갈거라서 시간이 있는데, 릴레함멜르는 오슬로에서 1시간 30분정도
로 가깝고, 패스만 있으면 수수료 필요없이 그냥 타도 되거든요.
낼을 기대하며....
첫댓글 정말 여행기지만...유용한 정보가 많네요^^ 저도 참고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 잘 봤어요~~. 여행 준비하는 저로썬 정말 유용한 정보입니닷.~~ >_<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