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는 예전의 ‘야구천재’ 그대로일까? 일본에서의 3년6개월 동안 국내팬들의 애간장을 어지간히 녹인 만큼 복귀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크다.과연예전에 보여줬던 현란한 플레이를 다시 한번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보통선수’로 그냥 주저앉고 말 것인가?과거 그는 잘 때리고 잘 달리고 잘 훔치는 눈부신 플레이로 팬들의 인기를한몸에 받았다.호타준족의 기량에다 스타성을 더한 완벽한 상품으로 손색이없었다.선수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로운 찬사인 ‘야구천재’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그가 가는 곳에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구름 같은 팬이 몰렸다.
그러나 앞으로 국내야구에 복귀한 뒤에도 그가 예전 같은 강렬한 이미지를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1998년 그가 한국 땅을 떠날 때의 나이는28세,다시 대한해협을 건너오는 그의 나이는 31세.아직도 창창한 나이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어찌됐든 ‘실패’를 뒤로 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불길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이종범은 19일 일본을 떠나기 직전 현지 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보란 듯이 선수생활을 마감하겠다.온몸이 부셔져라 뛰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그러나 발과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엄연히 존재한다.복귀에 맞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그의 기량을 점검해 본다.
◆해태 김성한 감독=전성기 때만은 못하겠지만 여전히 그는 정상급 선수다.그의 합류는 팀 전력에 큰 플러스요인이다.그러나 31세란 나이로 옛날처럼 뛰기란 다소 무리가 따른다.스스로 조절이 필요하다.포지션도 내야수보다는 외야수로 뛰는 게 바람직하다.
◆삼성 김응룡 감독=31세면 한창 나이다.국내에 적응하는 데는 아무런문제가 없다.항간에는 발이 느려졌다는 둥,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둥 말이많지만 그렇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국내에 이종범만한 선수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일본에서도 그 정도면 잘했다.앞으로도 잘할 것이다.
◆SBS 박노준 해설위원=31세는 옛날이면 은퇴할 나이다.게다가 이종범은 볼에 맞아 팔꿈치를 수술한 경력이 있다.전성기가 지났음은 말할 나위가없다.옛날처럼 몸쪽 볼에 강하지도 않아 200안타를 친다거나 30홈런을 때려내는 것을 기대하기는 무리다.더구나 현재 해태 팀 사정상 그가 돌아오면 당연히 집중적인 견제의 대상이 될 게 뻔하다.그러나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그가 이제 변화구에 눈을 뜨는 나이가 됐고,일본에서도 수많은 변화구를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SBS 스포츠30 김광철 해설위원=그에게 나이는 전혀 관계가 없다.이종범은 일본에서 감독이 하는 야구에 일시적으로 주눅이 들어 있는 상태다.자신감만 회복하면 예전의 기량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다.핵심은 자신감을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다.국내에는 그만한 야구천재가 없다.그는 앞으로도영원히 야구천재로 기록될 선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선동열 홍보위원=지난 98년 일본 진출 첫해 다친 팔꿈치가 변수다.종범이는 그 이후 상당한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종범이가 얼마나 빨리 그 부상과 수술 후유증에서 탈출하느냐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