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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앤컴리서치에서 지난 2023년 9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비개신교인이 1년 사이에 개신교인에게 전도나 포교를 받은 경험은 23%로 4명 중 1명꼴이다. 2017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보다 13%나 감소했다. 물론 코로나19라는 영향을 배제할 수 없지만 조사가 시작된 1998년부터 꾸준히 감소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교회를 세우는 것과 사람을 모으는 것의 중요성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기약 없이 미뤄 둔 밀린 집안일처럼 무거운 숙제로 남아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3월 26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소재한 밝은빛교회에서 송민용 목사를 만났다. 송 목사는 2008년에 밝은빛교회를 개척한 후 16년째 목회를 이어 나가고 있다. 실평수 37평 남짓의 예배당에서 열 가정과 함께 교회를 개척해 1년 만에 성도가 100명으로 늘어났고, 현재는 500여 평의 건물에서 300명 이상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했다. 놀랄 만한 일이다. 하지만 송 목사는 “저는 평범한 목사입니다. 특별히 잘난 것도 특별히 모자란 것도 없는 그저 평범한 목사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비가 내리던 쌀쌀한 날 아침, 따뜻한 차 한잔을 직접 내주며 차근차근, 담담하게 풀어낸 밝은빛교회의 전도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밀린 숙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개척은 곧 전도다
송민용 목사는 30대 중반에 수도권 중소 도시에 야심 차게 교회를 개척했다. 교회는 조금씩 성장했고, 더 나은 장소로 이사도 했다. 하지만 이사 과정 중 여러 문제가 발생했고, 결국 빚만 가득 얻은 채 교회는 문을 닫았다. 송 목사는 빚을 갚기 위해 막노동부터 시작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하나님 은혜로 3년 6개월 만에 모든 빚을 청산했다. 고된 일을 하면서도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주님이 내게 다시 한 번 개척의 기회를 주시면 어떻게 전도할까?’ 그리고 ‘목사는 전도자로 부름을 받은 사람이다. 전도할 줄 모르는 목사가 무슨 개척을 할 수 있겠나?’라는 고민 때문이었다. 그래서 꾸준히 전도에 관한 책을 읽고 전도 세미나에도 참석하며 다음 기회를 대비해 준비했다.
드디어 주님은 그에게 길을 열어 주셨다. 2008년 1월 27일, 10여 명의 성도와 함께 교회를 개척했다. 그 교회가 현재의 밝은빛교회다. 인천의 강남이라 불리는 신도시에 교회를 세웠지만 작은 상가 교회에 사람들은 쉽게 발을 들이지 않았다. 당시 사모는 선교원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송 목사 혼자 거리로 나섰다. ‘개척은 곧 전도다’라는 생각으로 쉬지 않고 전도했다. 열심이 빛을 발했는지 매주 1-2명씩 새가족이 찾아왔고 3개월 후엔 30명이 모이게 됐다. 하지만 이후 얼마간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송 목사는 “주님, 전도의 문을 열어 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하며 30일 작정 전도를 결심했다. 30일 금식 기도를 하듯 30일 동안 전도에만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동역하던 여 전도사와 여 집사도 자원해 총 3명이 근처 입주 중인 아파트로 향했다. 24개의 동을 세 구역으로 나눠 한 구역씩 맡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쉬지 않고 전도했다.
일주일 동안 정신없이 교회 주보와 전도지, 커피를 들고 전도했지만, 열매가 전혀 없었다. 그때 송 목사는 생각했다. ‘될 사람에게 집중하자. 나의 전도를 받고 좋은 반응을 보이는 소수에게 나의 역량을 집중하자.’ 송 목사는 먼저 가벼운 질문으로 다가가 그 사람의 영적 상태를 파악한 후, 교회에 나올 가능성이 보이면 기도해 주고, 입주 선물로 작은 화분도 챙겨 줬다. 그렇게 더디지만 한 사람에게 집중하니 한 가정씩 전도돼 송 목사 혼자 한 달에 열 가정이나 전도했다. 그렇게 10명으로 시작한 교회가 30명이 되고 70명이 되고 100명이 돼 교회 건물도 이전했다.
하지만 송 목사는 여전히 고민이 컸다. 함께 전도를 나갔던 여 전도사와 여 집사는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해 전도의 열매가 많지 않았다. 지쳐 있는 두 사람을 격려하며 그래도 꾸준히 전도하도록 독려했지만 열매 없는 전도를 계속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안타까웠다. 무엇 때문일까? 왜 열심히 하는데도 안 되는 걸까? 답은 전도 훈련에 있었다. 송 목사는 성도들에게 구체적인 전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자기 경험을 살려 전도의 원리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담긴 《153 어부 전도법》을 출판해 성도들을 가르쳤다. 지금도 여전히 밝은빛교회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파라솔 전도’를 한다. 교회 옆에 파라솔을 펴놓고 커피를 준비해 제공한다. 그리고 언제나 목사도 함께 참여한다.
153 어부 전도법
153 어부 전도법이란,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마 4:19)라는 말씀에 순종해 물고기를 가득 잡았던 베드로처럼, 주님의 전도 명령에 순종해 현대인의 상황과 필요에 맞는 지혜롭고 적절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파하기 위한 성경적이고 강력한 전도 전략이다. 이 전략에서 전도는 먼저 구원받은 자의 막중한 책임이자 의무이고 사명임을 강조한다.
송 목사는 실질적인 전도 방법을 제시하기 전, 전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 미쳐 있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말한다. “사도행전에는 예수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가 기록돼 있습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집에 있든지 성전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증거했습니다. 전도는 이런 사람들이 합니다.” 그리고 “전도는 쉽지 않습니다.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도자에게는 예수 없는 인생은 아무런 희망이 없고 저들에게는 예수가 필요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이 확신 없이는 전도자가 되지 못합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리스도에 대한 확신이 좋은 전도자를 만든다.
친구 따라 교회 온다
구체적으로, 전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은 있지만 실질적인 방법을 모르는 이들에게 송 목사는 확신 있게 말한다. “관계 전도가 답입니다. ‘복음은 관계를 통해 흐른다’라는 오스카 톰슨의 유명한 말이 있지요. 관계는 복음이 흘러가는 통로입니다. 관계를 잘 맺고, 관계를 넓히고, 관계를 깊이 맺는 게 전도의 비결입니다.” 또한 “성도들이 주변 사람과 관계를 잘 맺고 효과적으로 그리스도를 설명할 수 있도록 알려 주는 것이 목회자의 일이고, 목회자도 관계 전도에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늘 거리에 나가 전도합니다”라고 말한다.
송 목사는 처음 전도를 나갔을 때 실패했던 이유가 전도지를 나눠 주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고 한다. 커피나 물티슈 등을 나눠 주면서 교회에 나오라고 하면 그걸 받고 실제로 교회에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냥 지나칠 뿐이다. 그래서 그는 “나눠 주면서 교회에 올 만한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한다. 바로 ‘찾아내는 전도’다. “분명 사람들 중에는 교회와 복음에 대해 마음이 열린 사람이 있습니다. 사도행전 13:45-52을 보면 영생을 얻기에 합당하지 않은 자로 자처한 자는 바울을 핍박하고 반대로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듣고 기뻐한다고 합니다. 전도는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 곧 마음이 열린 준비된 사람을 찾고 그들에게 집중하는 과정입니다.”
준비된 사람을 찾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송 목사는 행인에게 “커피 한잔하고 가세요. 옆 교회에서 나왔어요”라고 인사한다. 수많은 사람이 그냥 지나치지만 몇몇은 반드시 “교회가 어딘데요?”라며 관심을 가진다. 필요가 담긴 눈빛으로 다가오는 사람은 놓치지 않고 파라솔로 데려와 앉혀 대화를 나눈다. 이게 밝은빛교회의 파라솔 전도의 포인트다. 송 목사를 통해 실례 몇 가지를 들어봤다.
“전도하다가 40대 중후반의 여성 분을 만났습니다. 제가 말을 거니 약간 관심이 있는 눈치더군요. 그래서 커피 한잔하고 가시라고 하니 흔쾌히 자리를 잡으셨습니다. 꾸준히 대화를 이어 나가다 교회가 바로 옆에 있으니 구경시켜 드린다고 하자 또 따라오셨어요. 그 뒤로 지금까지 교회를 잘 나오고 계십니다.”
“최근에 한 부부가 교회에 오셨어요. 예배 후 식사하면서 어떻게 밝은빛교회로 오게 됐는지 물으니 “몇 달 전에 거리에서 목사님이 저를 계속 따라오면서 교회 자랑을 하셨잖아요. 그게 너무 인상적이어서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그 교회에 한번 가 보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게 됐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노방전도의 효과는 생각보다 큽니다.” 송 목사는 “전도를 통해 만난 사람들의 연락처를 받아 저장해 두고 아침마다 문자로 말씀 편지를 보내며 관계를 이어 나갑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네 가지 무기를 장착하라
송 목사는 구체적인 전도의 무기 네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칭찬 무기다. “사람은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낍니다. 그러니 관계를 맺는 데 칭찬만큼 유용한 게 없어요”라며 칭찬이 전도의 강력한 무기라고 한다. 이를 위해선 상대방의 장점을 찾아내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둘째는 선물 무기다. 그는 “고기를 잡으려면 미끼가 필요하듯 사람을 잡으려면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어야 합니다. 때로는 부담스럽지 않은 걸로, 때로는 약간 부담되는 소중한 선물로, 적절한 시기에 선물해야 합니다. 여기서 돈이 전부가 아닙니다. 시간을 들여 함께하는 것도 좋은 선물입니다”라며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선물의 형태를 제시한다.
셋째는 경청 무기다. 현대인의 고독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말을 하거나 들어줄 사람이 없어 외로움이 커지는 시대다. 이러한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송 목사는 “말이 통해야 친구가 됩니다. 요즘 분들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아요. 그걸 잘 들어주면 여러분과 말이 통한다고 생각해 친구가 될 것입니다”라며 경청에 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은 자랑 무기다. 무엇을 자랑해야 할까? 그는 “우리가 예수님과 교회와 목회자에 대해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간증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전도가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증인의 삶입니다”라며 마지막 무기를 소개한다.
삶은 콩 복음을 전하라
송 목사는 사영리 전도와 같이 복음을 바로 제시하는 방식은 지양하고, ‘눈높이 복음’을 제시한다. “돼지에게 진주는 필요 없습니다. 돼지에게는 삶은 콩이 필요합니다. 교회에 처음 온 분들은 이미 거듭난 우리와 다릅니다. 예수님이 우리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사람으로 오셨듯, 예수님을 믿으면 무엇이 좋은지 상대방의 관점에서 알기 쉽게 설명해 줘야 합니다.
삶은 콩 복음을 전한 후에 진주 복음을 전해도 늦지 않습니다”라며 “예를 들면 교회를 다녔더니 마음이 편안해진다거나,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된다거나, 가정이 행복해진다는 것과 같은 비신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실제적 유익을 설명해 줘야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물론 전도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교회에 출석하면서 예수님에 관해 관심이 생기면 서서히 진주 복음을 전한다. 송 목사는 이 과정에서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혜로운 자는 사람을 얻는다
마태복음 10:16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 송 목사는 “고기를 잡는 어부들은 고기와 머리싸움을 하고, 토끼를 잡는 사람은 토끼와 머리싸움을 합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이겨야 잡을 수 있습니다. 사람을 낚기 위해 열심히만 한다고 되지 않습니다. 잘해야 합니다. 그러니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라며 자신이 전도하며 얻은 지혜를 나누기를 소원했다. 그래서 전도에 관련된 책도 내고 간간이 전도 세미나도 개최하고 있다.
또한 밝은빛교회는 세계로 전도의 지경을 넓히고 있다. ‘IMC 국제선교센터’라는 단체를 설립해 한국에 있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매주 실시하고 있다. 이 센터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들을 전도하고, 그들이 본국에 돌아가서 다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현재 매주 주말이면 60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교회에 출석해 훈련받고 있다. “인생의 가장 무서운 적은 ‘내일’입니다. 내일 하겠다는 생각으로 자꾸 미뤄서는 안 됩니다. 나를 전도자로 부르신 하나님 앞에서 결단하고 헌신해야 합니다”라는 송 목사와 밝은빛교회의 외침은 전도가 어렵다는 핑계로 자꾸만 내일로 도망치려는 한국 교회에 경종을 울린다.
첫댓글 전도 첫날~^^
오늘 참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