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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엄홍길| 원도봉산길 '싸리골' 지난 5월 '엄홍길 휴먼재단'을 출범시킨데 이어 얼마 전 에베레스트 등정 20주년 기념과 함께 히말라야 16좌 완등 기념 사진집 '불멸의 도전'을 펴낸 산악인 엄홍길씨는 겨울 산행 후 모산(母山)을 등지고 먹는 뜨끈뜨끈한 두부버섯전골을 떠올리며 "군침이 절로 난다"고 얘기한다. 원정 가서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있을 때는 이 집의 두부버섯전골이 더욱 생각난단다. 의정부시 호원동 원도봉산 오르는 초입의 마을에서 태어난 엄홍길씨는 원정을 떠나지 않고 국내에 있을 땐 한 달에 서너 번 도봉산에 오른다. 에베레스트 정복한 사람의 도봉산 등정기가 궁금해 물었더니 대답이 재미있다. "제가 땀이 유난히 많은데 가끔 도봉산 오르다 저를 알아보신 분들이 그래요. '도봉산 오르는데도 이렇게 힘들어하시면 에베레스트는 어떻게 오르냐'고. 그러면 저는 '저에게 낮거나 높거나 산은 다 똑같은 산입니다'라고 말하죠." '오늘의 엄홍길을 있게 한 어머니 같은 산' 아래에는 엄홍길씨가 잘 가는 '싸리골'이 있다. 싸리골은 두부와 버섯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 이 집을 자주 찾는 이유는 "자연산 버섯을 쓰고 음식 맛이 깔끔해 좋다"고 얘기한다. 추천 메뉴는 두부버섯전골(소 2만5000원, 중 3만5000원, 대 4만5000원)과 뚝배기두부(1만원)다. "이 집 요리에 들어가는 모든 버섯은 주인이 직접 산에서 채취한 것만을 사용해 향이 진하다"는 게 엄홍길씨의 설명. 이 집 주인 이근중씨는 '버섯 찾아 삼만리'가 따로 없단다. 1년치 버섯을 다 확보해 놓은 후에라야 다른 일을 돌볼 정도라고. 이렇게 확보한 1년치 버섯을 다 쓰고 나면 다시 버섯을 따기까지 버섯 요리를 더 이상 만들지 않는 것도 이 집의 원칙이다. 채취한 버섯은 소금을 뿌려 저장해놓고 주문과 동시에 꺼내 쓴다. 능이버섯은 소금 저장을 하지 않고 급냉시켜 사용한다. 엄홍길씨는 "버섯은 '1능이2송이3표고'인데 단골에겐 버섯 중 상급인 능이버섯을 좀 더 넣어준다"고 귀띔한다. "직접 만든 두부를 큼지막하게 썬 후 간수를 넣어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내는 뚝배기두부는 그냥 먹으면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고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밥 반찬으로 좋다"는 게 엄홍길씨의 설명이다. 의정부시 호원동 227-9. 문의 (031)874-6600
한동안 소식이 궁금했던 설치미술가 한젬마. 작년 봄 아이와 함께 남편을 따라 독일로 가 생활하다 업무 때문에 일시 귀국한 그녀가 추천한 단골집은 홍대 앞 '나물 먹는 곰'이다. "설치 미술은 평면 작업보다 체력이 더욱 요구되는데 가끔 작업이 힘에 부친다 생각되면 꼭 이 집 밥을 먹는다"고. 친정어머니가 차려주는 집밥이 그리울 때, '나물 먹는 곰'의 '어머니'가 직접 차려주신 상을 받고 나면 기운이 솟는단다. "독일에 가 있는 동안에도 한동안 이 집 밥이 그리웠다"는 그녀다. '나물 먹는 곰'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나물을 주재료로 하는 경상도식 비빔밥과 곰탕을 선보인다. 손맛은 의심하지 말 것! 이미 밥집 사라진 홍대에서 '어머니와 고등어' '며느리 밥풀꽃' 등 밥집과 카페 '다락'으로 유명해진 김진한씨의 네 번째 가게다. 이 집 비빔밥은 화려한 색감의 식재료로 스타일리시한 멋을 가미한 전주식 비빔밥이 아닌 고사리, 도라지, 무채, 콩나물, 미나리 등 무채색의 재료로 담백한 맛을 내는 경상도식 이다. 자칫 심심해 보이는 색감과는 달리 제주산 고사리 등이 진한 향을 낸다. 대구가 고향인 어머니 차강득(77)씨가 언양 한우를 안성 무쇠가마솥에 직접 고아낸 가마솥 차씨곰탕(1만2000원)은 정성 어린 맛이다. 맑은 국물보다는 약간 기름진 것이 특징. 하지만 느끼함보다는 깊고 담백한 맛이다. 차씨는 단골들에게 곰탕에 퍽퍽한 고기 대신 도가니나 양 등 특수 부위(?)를 더 많이 넣어준다. 비빔밥은 세트 메뉴도 알차게 준비돼 있다. 나물곰세트에서는 밥에 반주 한 잔이 추가되는 '패키지'다. 구성도 다양한데 나물곰비빔밥(1만3000원)엔 아사히생맥주 1잔을 곁들여 낸다. 빨간곰비빔밥(1만1000원)엔 하우스와인이 한 잔, 노란곰비빔밥(1만2000원)엔 계절에 맞는 전통 세시주 한 잔 곁들여내는 식이다. 재미있는 것은 주인 김진한씨의 음식 철학에 따라 '우리 술'도 와인잔에 담아낸다는 것. "와인 못지않은 향을 가진 술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얘기한다. 인테리어에서부터 서비스까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등 미술감독으로 활약했던 주인 김진한 씨의 감각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나물곰비빔밥소반(6000원), 뚝배기찜닭소반(7000원), 뚝배기불고기소반(9000원) 등 평일 정오부터 오후 1시30분까지만 선보이는 점심메뉴도 있다. 단골이 되면 주인의 무한서비스가 시작된다. 한젬마씨는 "독일 가기 전까지 작업했던 홍대 작업실도 주인 김씨가 직접 발 벗고 나서 알아본 곳"이라고 귀띔한다. 마포구 서교동 395-199. 문의 (02)323-9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