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다고 하더니만 하늘은 파랗고 말짱합니다. 눈 뜨자 마자 노상에 매어둔 적토마의 생사를 확인했고 한 끼를 해결하려고 카카오를 켰는데 콜이 들어옵니다. 일요일 10시면 다들 자거나 교회 간 줄 알았는데 아닌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에스더는 잘 테고 예주는 교회에 갔을 것입니다. 별내-노원 찍고 잠실 이남장으로 길을 잡았어요. 탕 2개를 시켜 한 개를 포장하고 먹는 내장탕 한 그릇이 이렇듯 행복감을 줄줄이야. 에예공과 함께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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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롯데시네마 진접으로 복귀하는 길에 종합운동장이 차들로 백백한 것이 오늘 시즌이 있는 모양입니다. 예주야! 야구보면서 먹는 치맥은 어때? 괜찮으면 스케줄 한 번 잡으시라. 운좋게 잘 빠져나왔고 구리에서 콜이 터져주니 고맙네요. 카카오가 나만 미워하는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후루룩 쏟아지는 소나기에 "오늘 비 온다고 했지"하며 뒤뻑을 쳤고 빗줄기가 점점 세지면서 열어 놓은 오피 창문을 닫아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열라 달려왔습니다. 오전 근무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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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그렇게나 많이 잤는데도 왜이렇게 졸린가 했더만 한달 넘게 알약10알씩을 투하한 탓입니다. 한방에 훅가는 수가 있으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어제 분 땜빵하느라고 열일을 했더니만 피곤해 뒈질 것 같습니다. 예주 캐릭터 중에 거짓말 못하는 것은 무조건 아내를 닮았다고 봅니다. 그러면 세상살기 힘들 텐데 그렇다고 아비 입장에서 제발 악하게 살라고 부탁할 수도 없고 이거야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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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출신 철학자 라깡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타자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 즉 아버지의 언어에 익숙해지는 것은 속는 것이다. 속지 않는 자는 방황한다. 비록 방황할지라도 너만의 세상을 만들어라. 타자들의 언어로만 이루어진 너는 타자일 뿐이다. 너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타자를 지워야 한다.(중략) 타자의 언어를 다 지워낸 공백에서 너만의 것을 세우라"
2024.5.26.su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