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색채에 더 많이 반응하는 이유는 우리의 시지각 체계 때문이다. 눈은 매우 단순한 방식으로 여러 가지 파장의 빛을 색채로 바꾼다. 우리의 눈에는 세 가지 종류의 추상체, 즉 색채 수용기가 있으며, 이것은 각기 적색, 녹색, 청색의 빛 중 어느 하나에 반응하는 광색소를 가지고 있다. 추상체 세포는 다음 뉴런에 연결되며, 색채 정보를 뇌에 보내게 된다. 색채에 대해 반응하는 신경절 세포에는, 적생광에 대해서는 반응하지만 녹색광에 대해서는 억제되는 것, 녹색광에 대해서는 반응하지만 적색광에 대해서는 억제되는 것, 황색광에 대해서는 반응하지만 청색광에 대해서는 억제되는 것, 청색광에 대해서는 반응하지만 황색광에 대해서는 억제되는 것 등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눈에는 세 가지 총류의 삼원색 수용기가 있는데, 색채 정보를 뇌로 전달해 주는 신경회로는 이들 수용기의 정보를 반대되는 짝의 색채 정보를 바꾸어 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색채 지각에 결함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적녹색맹인 경우 적색과 녹색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청색과 황색의 조합으로 보며, 빨강을 오래 보고 나서 다른 곳을 보았을 때 녹색을 잔상으로 보게 되는 것도 이러한 시지각 체계 때문이다. 빛이 눈에 들어오면 명도와 색채의 대립의 정점으로부터 조합되면서 검정, 하양, 빨강, 녹색, 노랑, 파랑 등 시각 체계의 적당한 지점에서 감각이 반응한다. 레이코프가 기본 색채 중에서 일차적 기본 색채를 검정, 하양, 빨강, 녹색, 노랑, 파랑으로 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색채 지각 경험은 언어가 달라도, 자신의 모국어에 그에 해당하는 적당한 색채어가 없어도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공통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인간의 시각 체계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색채 지각 및 기본 색채어 체계가 보편적이라는 것이다.
-<언어와 인지>(임혜원 지음)
관속식물의 포자엽에는 물, 무기물, 그리고 당을 잎과 줄기 사이에서 운반하는 관속, 즉 맥이 있다. 일부 관속식물의 잎에는 맥이 하나 있지만, 대부분의 잎에서는 맥이 가지를 쳐나가며(이에 맥이 계층구조를 이룸 또는 문합함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때때로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띤다. 맥계는 맥과 맥분지 양상을 나타내는 용어이다. 맥계는 흔히 영양엽에 대해서만 기재되지만, 잎과 상동인 구조, 즉 포, 꽃받침잎, 꽃잎, 수술 또는 심피에도 적용할 수 있다.
- <식물계통학>(9장 식물형태학)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다음 문장을 보자.
“인간의 시각 체계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색채 지각 및 기본 색채어 체계가 보편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이어지는 다음 글을 보자.
“하지만 이처럼 색채어의 체계가 보편적 방식에 따른다는 것을 밝히기 이전에는 각 언어에서 보유하는 색채어의 차이가 사고와 문화의 차이에 있다는 주장을 믿었다. 문화에 따라 색채 범주화와 인지에 차이가 있다는 논의를 한 연구로 다음과 같은 연구들을 들 수 있다. 영어 ‘blue'에 해당하는 단어로 러시아어에는 '밝은 파랑’을 뜻하는 ‘glouboy'와 ’어두운 파랑‘을 뜻하는 ’siniy' 두 가지가 있다. 위나워 등은 ‘파랑’을 밝히기에 따라 20단계로 나눈 뒤 그 가운데 하나의 색을 제시하고 그 다음 다른 하나의 색과 함께 두 색을 제시하여 앞에서 본 색상을 고르도록 하였다. 그 결과 러시아어 화자들은 두 색 모두 ‘glouboy'와 ’siniy'에 속할 때보다 하나는 ‘goluboy', 다른 하나는 ’siniy'일 때 앞에 제시한 색을 더 빨리 골라내었다.”
무슨 말인지 간단히 정리해보면 이런 것이다. 에스키모인들은 눈을 묘사하는 단어가 많고, 우리나라는 숲을 묘사하는 단어가 많은데, 이는 일차적으로 신체에서 비롯되었고 그 다음으로 환경과 문화가 작용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색을 보고 미세하게 달리 명명해도 공감대를 충분히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번역으로 확대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미묘한 색감의 차이를 드러낼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데 초점 색채의 공유가 가능한 만큼 그걸로 상대 문화를 다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들어가고 들어가면 다 하나이고 결국 공(空)이다.
맥이 계층구조를 이루고, 그것을 맥계라고 한다? 잎 관찰이 갈수록 만만치 않음을 느낀다. 제대로 된 관찰을 위해 현미경도 사야 하고, 세밀화도 그려야 하나? 생각만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