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여러가지 뜻이 있습니다. 동음 이어라고 하지요. 같은 발음인데 한자에 따라 뜻이 전혀 달라지지요. 여권이 바로 그렇습니다. 여권에는 여권(與圈/ 집권여당에 속하거나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과 단체)과 여권(女權/ 여성이 가지는 법률상 정치상 사회상 권리) 그리고 여권(旅卷/ 외국으로 여행하는 사람의 신분과 국적을 증명하여 상대국에 그 보호를 의뢰하는 여행 승인 증명서)으로 나뉘어집니다. 한국에 존재하는 이 세가지 여권이 가지는 파워는 실로 막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집권여당에 속한 세력의 막강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특히 대통령제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 힘이 막강하니 여러 잡음도 나오게 되는 것이죠. 여성들이 가진 권리인 여권도 한국에서 막강합니다. 옛 이조시대에 유교적 남존여비사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여성들의 권리가 남성들에 비해 열악한 시대로 있었지요. 하지만 그 한풀이인지 요즘은 여성들의 힘이 더욱 세어진 면이 있습니다. 여성 상위시대라는 말은 이제 그 의미도 없어졌지요. 너무도 당연하니까 말입니다. 제가 한때 근무했던 직장 관계자들이 한 말입니다. 입사 필기시험만으로 직원을 뽑을 경우 거의 대부분이 여성들이 뽑힌다고 합니다. 면접과정에서 어떤 조율이 일어나는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이렇듯 여권의 힘은 셉니다. 하지만 오늘 언급하고 싶은 여권의 파워는 바로 passport입니다. 저는 얼마전 여권 갱신을 했습니다. 새로운 디자인에 표지 색깔과 그 내용도 상당히 변했더군요. 디자인 면에서 뿐 아니라 한국 여권이 가진 파워는 상당히 막강한 수준에 다달았다고 판단됩니다. 전세계 여권 파워를 검토해서 발표하는 국제 교류 전문업체가 있습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헨리 앤드 파트너스입니다. 헨리 여권지수라는 것을 발표합니다. 여권 소지자가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국가 수를 합산해서 전체 순위를 결정해 발표합니다.
2024년 올해 세계 여권 파워 순위가 발표됐습니다. 한국은 전체 2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여권을 가지면 전 세계 227개국 가운데 193개국을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국을 포함한 아주 특수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나라를 비자없이 입국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세계 2위 국가에는 한국을 포함해 핀란드와 스웨덴이 포함됐습니다.
세계 여권 파워 1위국은 싱가포르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고 일본이 차지했습니다. 1위국가들은 무비자로 194개국을 입국할 수 있습니다. 2위권 국가인 한국보다 1개국이 더 많습니다. 실제적으로는 거의 같다고 보면 됩니다. 3위국들은 오스트리아 덴마크 아일랜드 네덜란드가 포함됐는데 192개국을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습니다. 유럽권 국가들이 대부분 상위에 랭크됐습니다.
세계 여권 파워를 결정짓는 것은 국제 정치와 경제, 안보 상황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합니다. 한국이 북한과 군사적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2위권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국제 정치와 경제 상황이 안보 상황을 능가할 정도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국제적인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외국여행을 즐기는 한국인의 특성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입니다. 한국인이 입국했을 때 경제적으로 해당국가에서 이득이 꽤 있다는 의미인데 글쎄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여권 파워 순위는 해마다 바뀔 수가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몇년전 1위를 지키다 지난해에는 3위로 하락했다가 올해 다시 1위로 올라선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여권 파워 순위가 그 나라의 전체적인 파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은 공동 7위로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나라가 188개국으로 한국보다 5개국이 적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이 미국보다 국력이 강하다고 전혀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여권 파워는 해외여행이나 해외에서 교육과 비지니스에 대한 기회를 더 많이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은 당연히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여권 파워가 강하다는 데 자부심과 흐뭇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한국의 여권 파워가 계속해 최상위권에 위치하기를 희망해 봅니다.
2024년 1월 26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