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후 첫날 코스피 0.8% down
하이닉스 -10%. 현대일렉-8%
반도체.전력기기 주 줄줄이 급락
환율도 21원 up 1450원 재돌파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발' 쇼크로 설 연휴 후 개장 첫날 SK하이닉스를 비롯한 AI 관련주들이 폭락했다.
딥시크가 내놓은 가성비 모델 'R1'이 AI 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기존의 상식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등장으로 국내 반도체 종목의 단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AI 하드웨어의 독주에서
소프트웨어주로의 대장주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전 거래일 대비 19.43초인트(0.77%) 내린 2517.37에 거래를마쳤다.
개인(8915억원)과 기관(1974억원)이 '사자'를 외쳤지만 외국인이 1조2340억원어치를 팔아 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는 지난해 9월19일 이후 최대 규모다.
코스닥지수도 0.06% 소폭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4원 오른 1452.7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조치와 중국발 딥시크 충격 등 대외 요인이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1주일 만에 열린 이날 증시에서는 반도체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9.86% 급락한 19만9200원에 장을 마쳐 시가통액 15조원이 증발했다.
삼성전자도 2.42%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이들 종목을 각각 3932억원, 7005억원어치 팔아 치우며 순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테크윙(-8.18%), 한미반도체(-6.14%) 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및 HD현대일렉트릭(-7.8%),
LS일렉트릭(-9.22%) 등 전력설비주들도 일제히 떨어졌다.
다만 모든 종목이 약세를 나타낸 것은 아니었다.
반도체 개장주의 급락세에 비해 지수 자체가 1% 미만의 낙폭을 보인 것은 네이버(6.13%), 카카오(7.27%)를 비롯한
AI 소프트웨어 종목이 상승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딥시크의 등장이 하드웨어 비용을 낮춰 소프트웨어 개발을 가속화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딥시크는 AI 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하드웨어 독주 체제에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옮겨갈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이라.김혜란 기자
외국인 1.6조(환.선물 포함) 매도폭탄 쏟아내...'단기 변동성 확가대 불가피'
종목별 엇갈린 코스피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기대 꺾여
삼성 2.4%.한미 반도체 6.1% down
저사양 칩으로 AI구축 가능성에
네이버.카카오는 6% 이상 상승
딥시크발 충격에 31일 국내 증시가 새파랗게 질렸다.
저비용.고효율 인공지능(AI) 모델을 중국이 내놓자 AI칩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만드는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장주뿐만 아니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력설비주도 모두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구글.메타 등 미국의 빅테크들이 딥시크 출현으로 대규모 AI 투자에 신중한 입장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직격탄이 됐다.
반면 AI 후발 주자도 저비용으로 고성능의 검색 도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급등하는 등
희비가 갈렸다.
특히 SK하이닉스는의 이날 낙폭은 무려 9.86%에 달했다.
지난해 8월 5일(-9.87%) 이후 최대 낙폭이다.
딥시크의 추론형 AI 모델인 R1에 들어가는 HBM이 고사양 제품이 아닌 HBM3인만큼 HBM의 기술 주도권을 쥐고 있는
SK하이닉스 주가가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그대로 적중했다.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확정 발표한 삼성전자도 외신에서 엔비디아향 HBM3E 8단 제품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에도 하락을 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낙폭은 상대적으로 작은 2.4%였다.
외국인은 두 종목만 1조원 넘게 팔았다.
이날 현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는 총 1조2340억원에 달해 지난해 9월 19일 이후 최대를 찍었다.
외국인은 선물에서도 3979억원을 팔아 총 순매도 규모는 1조 6319억원을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다.
HBM 후공정 장비기업인 한미반도체(-6.14%), 피에스케이홀딩스(-6.57%)를 포함해
대형 AI 인프라 투자의 수혜를 입었던 전략 기기 관련 기업인 효성중공업(-11.71%), HD현대일렉트릭(-7.87%),
LS일렉트릭(-5.33%)등도 줄줄이 추락했다.
그렇다고 딥시크의 충격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자체 AI 모델을 구축하는 데 고비용이 들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네이버가 6.13%, 카카오가 7.27% 각각 올랐다.
특히 소프트웨어 관련 종목이 대거 들어간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종도 5.3% 상승해 대비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저비용.고효율 AI 모델이 AI 적용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보면서도 단기적으로 AI 관련 종목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을 주문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딥시크의 소식 이전에 AI 종목들의 고평가 논란이 있었기에 주가가 예만하게 반응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주가의 변동성이 심할 수 있기 때문에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몰래 H100과 같은 첨단 AI칩을 제3국을 경로를 통해 대규모로 들여왔던 아니면 수출이 제한되지 않은
저사양칩으로 AI를 구현했든 두 가지 가능성에 대해 모두 미국 정부의 규제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메모리 업계 전반에 충격이 일정 부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중장기적으로는 AI 시장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진단도 있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낮은 컴퓨팅 지원으로 고성능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소프트웨어의 상용화가 더 빨라질 수 있어 관련 기업을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픈 AI는 단기 수익 창출보다는 범용인공지능(AGI)과 같은 초지능 개발을 위한
장기 목표에 집중하고 있기에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가 과도하다는 주장은 섣부른 측면이 있다'며
'R1 등장으로 기업의 AI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어 다각도로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AI 기술이 저력을 보여준 만큼 항셍테크 주식에 대한 투자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