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특파원 칼럼
[특파원 리포트] ‘가족 중심’의 미국
조선일보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입력 2023.12.30. 03:00
https://www.chosun.com/opinion/correspondent_column/2023/12/30/FNC5WRTXHFATDEH6FKW7DDDU6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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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24일 추수감사절 휴가 중 손녀 피네건과 함께 매사추세츠주의 휴양지 낸터켓의 서점을 구경하고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구입한 책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한 해가 저무는 이맘때면 워싱턴DC는 평소와 달리 한적해진다. 미국 정부와 의회, 관련 업계의 많은 사람이 가족과 함께 연말을 보내려 도시를 떠나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 연말을 부인, 손녀와 카리브해의 휴양지 세인트크로이섬에서 보내고 있다. 미국 연방 상·하원도 크리스마스 전주부터 휴회에 들어가 의원과 보좌진 대부분이 지역구나 고향으로 떠났다.
미국 직장에도 송년회가 있고, 미국인들도 일 관계로 만났던 사람들과 연말 파티를 한다. 그렇지만 한국에서처럼 한 해의 끝 무렵까지 술자리가 이어지는 일은 흔치 않아 보인다. 크리스마스의 위상이 다르기 때문도 있지만, ‘연말은 가족과 함께’란 생각도 더 강하게 느껴진다. 일과 관련된 송년 모임은 12월 초·중순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17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에는 점심이나 오후를 이용해 업무 시간 내에 송년회를 하는 기업도 많아졌다고 한다.
평소에도 미국 기관이 주최하는 친목 모임을 보면 늦은 오후에 시작해 초저녁에 마치는 경우가 많다. 퇴근 후 자녀를 돌보러 가야 하는 맞벌이 부모가 많은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 들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 백악관은 저녁 7시 대면 브리핑을 몇 번 열었다가 육아하는 직원과 기자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이후 백악관 대면 브리핑은 대부분 업무 시간에 열린다.
서구 선진국 중에서는 노동 시간이 길고 가혹하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이지만, 한국은 이런 미국과 비교해도 더 가정 친화적이지 못하다. 한국 대통령실 직원이나 출입 기자가 업무 시간 외 근무가 꼭 필요한지 문제를 제기했다면 아마 “집에 가서 영원히 애나 보라”는 핀잔을 들었을 것이다.
한국 젊은이들과 얘기해 보면 아버지는 늘 외부 활동에 바빴고, 어머니와는 공부 문제로 갈등이 많았다든지 해서 어린 시절이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아이를 안 낳는다는 이들도 있다. 한국의 출산·육아 지원 제도가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보다 좋은데도 출산율은 세계 최저인 것은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거치며 ‘가족이 함께하는 행복’의 경험이 이처럼 부족해졌기 때문은 아닐까.
사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저출산은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겪고 있는 문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출산도 개개인이 행복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피임 기술의 발전,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사회 제도의 진보, 노동력이 덜 필요하게 된 산업 구조의 변화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다. 이런 시대의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기로 결정하는 데는 자녀와 함께하는 것이 ‘행복한 경험’이란 생각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가정 중심의 문화가 그래서 더 중요하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Choon
2023.12.30 05:35:52
김기자님의 글 잘읽고있습니다. 무척공감합니다. 비교적 단기간의 특파원생활에도 불구하고 미국문화의 본질을 잘 파악하시는것같아요. 참고로 저는 38년째 미국생활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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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3.12.30 05:35:40
가화만사성을 국정 모토로 삼으면 된다. 가정이 화목해야 직장도 사회도 나라도 태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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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지기
2023.12.30 06:07:57
우리도 명절에는 온가족이 모이죠! 시점 기준이 어디인가의 차이로 보이네요. 하여간, 글 내용은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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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2023.12.30 07:38:04
미국의 이방인 박사가 한국에 방문했을 때의 얘기다. " 미국은 가족중심이다. 주말에 가족들 구성원들과 홈 파티 문화가 기본인데, 한국은 회사 동료, 친구들이 중심이고 회식도 3차 까지 가고... 집, 가정은 어떻게 건사하는지 모르겠다."며 염려하는 것이었다. 20년 전의 지적이다. 지금도 가족보다는 회사. 동료. 친구가 우선 순위인가. 그래서 아이가 거추장스러운 짐 일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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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o
2023.12.30 08:00:32
한국인은 두뇌가 우수한 민족이나 허세와 시기심이 많아 행복해 할 줄 모르는 단점이 있다. 끊임 없이 남과 비교하여 우위에 서고자 하는 욕망이 한국인들의 삶을 찌들게 한다. 사회적으로는 영끌족을 낳게 하고 가계부채 폭등과 부동산 거품을 야기하여 결국 온 국민이 불행해지는 결과를 자초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누구 탓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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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사람들
2023.12.30 07:09:16
한국이 예전엔 가족이 우선이며 가족적이었는데 많이 퇴화됐다. 연말이 되어도 가족끼리 모일일이 거의 없다.그래도 가족이 최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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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보루
2023.12.30 08:00:38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는 가족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바뀌었다... 유교문화 중 가장 괜찮은 것은 가족 간, 친지 간의 우애였는데...이제 그 좋은 풍습도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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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st
2023.12.30 07:44:16
그가족이란 그많큼 중요한데 정치인들과 그어떤사람들은 가족의 구성을 뭉게려고 안달이다. 가족을 해체시키려는 법안들부터 폐기해야.. 여한튼 우린 정치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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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L
2023.12.30 07:43:44
사실 건전한 사고방식은 우리때 부모님들이 덜 가정적 권위적이면 나는 그러지 말고 잘해야지 세상이 무너져도 사과나무를 심어야지가 맞는거지 그러니 애 안낳고 나만 좋아라 할테다는 정서적으로 잘못된거다. 하지만 강요는 할수 없는거고 제도적 편의외에도 자녀와 부모와 어울림의 장점을 유도하는 캠페인도 사회 종교 시민단체가 정부와 해야 하는데 도리어 나홀로 사는거 미화하고 멋있게 포장하고 시부모 적대시하고 애 없이 개고양이만 잔뜩 기르고 이런것만 너무 부각시키는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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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2023.12.30 07:20:54
실용주의 미국이 국가와 개인의 능력 만을 중시하던 범주에 가정 교육의 중요성을 넣었지요. 우리의 전통적인 가정 교육. 해방 후 미국 무상지원으로 교육학 박사를 받은 분들이 우리 현대 교육의 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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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1
2023.12.30 06:27:09
집권 여당이 먼저 가정을 중시하는 정책을 세워 실행하고 실 생활도 그렇게 한다면 출산율을 높일 수도, 또 총선 득표율을 높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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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전설이 될 나라
2023.12.30 08:15:53
내가 아는 미국 공무원은 12월 21일부터 1월 5일까지가 그냥 재택 근무다. 그리고 금요일엔 Teams 미팅도 안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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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톤
2023.12.30 07:54:10
객관적 시각으로 쓴 좋은 칼럼이다. 다른 문화를 알고 좋은 점을 받아들이는 것은 경제 발전 못지 않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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