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드론 방어에 최우선 대비해야 한다
- 북한드론 1000대가 박격포탄을 들고 군집침투 한다면?
유튜브나 언론을 통해 목격하는 전쟁의 모습과 양상은 우리의 상식과 군사지식을 벗어나있다. 대규모 기계화부대와 중장거리 고위력 미사일, 첨단의 스텔스 전투기와 특수부대 장병들이 맹위를 떨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현실의 전쟁은 드론의 출현으로 인하여 완전히 옆길로 새어나갔다.
최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의 T-90M 전차가 드론에서 떨어뜨린 수류탄 한 발에 폭파되는 영상을 공개했다. 또다른 영상에서는 건물속에 숨어있던 러시아 군인이 드론을 착륙시켜 건전지를 교체한 후 신속히 몸을 숨겼는데, 그걸 지켜보던 우크라이나 FPV드론(가미가제 드론)이 순식간에 건물안으로 따라가서 자폭하는 장면도 볼수있었다.
드론은 현대전에서 치명적인 무기체계로 자리 잡았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초반에는 튀르키예의 바이락타르 TB2 드론이 활약했고, 현재는 일인칭 드론으로 불리는 FPV 드론과 샤헤드 같은 자폭 드론들이 활약하고 있다. 순찰과 감시부터 정밀 타격, 심지어 자폭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드론 위협은 대한민국도 예외가 될 수없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의 엄청난 활약상을 눈여겨본 세력이 바로 북한이다. 지난 2022년 12월 당시 서울과 강화도 상공을 유유히 비행하고 월북했던 북한의 무인기(드론)로 인해,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고 우리 군은 경계부실 등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역대 북한 무인기 비행 경로 및 발견 일지
지난 1년여동안, 합참은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드론을 이용하여 공세적인 작전을 수행하는 것과 더불어 북한군 드론이나 위협적 드론에 대비하여 통합된 방어체계 구축도 진행해왔다.
▲드론작전사령부 부대 마크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대(對)드론 분야에 더많은 재원과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 드론의 정찰이나 공격, 테러시도가 국가와 군대의 안위에 매우 직접적인 위협을 줄 수있고, 원자력발전소와 공항, 상수원 등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국가중요시설들도 드론공격의 선순위 목표물이 될 수있기 때문이다.
대드론분야 기술은 크게 침투하는 드론을 탐지하고 식별하는 단계와 탐지된 드론을 정지하고 파괴하는 무력화 단계로 구분된다.
드론을 탐지하고 식별하는 단계에는 주파수 레이더, 광학 카메라, 음향 센서 등 다양한 방식이 활용된다. 북한의 드론이 대한민국 영공으로 들어왔는데도 그걸 발견하지 못한다면, 눈을 감고 전쟁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특히 북한의 드론이나 무인기들은 소형이고 상당한 고도에서 이동하기 때문에, 탐지할 수 있는 중첩된 레이더 기술과 실시간 정보공유가 필수적이다.
탐지 후 드론을 무력화하는 단계에는 통신 전파를 교란하는 '재밍', 가짜 신호를 보내 오작동을 유도하는 '스푸핑'이 대표적인 소프트 킬 기술이다. 하드 킬 기술로는 상대 드론을 직접 제압하는 그물 포획, 레이저 등을 활용하는 에너지 무기가 있다.
▲대드론 레이저 무기
국내 방산기업들이 ‘드론 건’ 등 여러 장비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은 매우 다행이다. 특히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상 고정형 레이저 대공무기 개발에 성공했다는 기쁜 소식이 있다. 지난해 시험평가를 진행했는데, 레이저를 30회 발사해 3㎞밖에 있는 무인기 30대를 100% 명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배치될 레이저 대공무기의 출력을 소형 무인기와 드론을 격추할 수 있는 20㎾(킬로와트)급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육군도 지난 2월 대드론 발사체인 '코요테 2C' 600대를 신속획득 방식으로 도입한다고 발표했는데, 약 7,500만 달러(한화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요르단 기지에서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전사한 이후 결정한 것인데, 전술트럭에서 발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한 ‘드론 잡는 드론’이다.
북한의 드론이나 무인기가 또다시 우리 영공을 침투했을 때, 소형이고 높은 고도여서 발견하지 못했다거나, 민가의 피해가 우려되어 격추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할 것이다.
북한 전투기 100대가 하늘을 덮으며 동시에 날아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북한드론 1000대가 동시에 날아오는 것은 이미 가능한 현실이 되었다.
산업계와 학계, 군이 더욱 협력하여 실전성능이 탁월한 대드론 체계를 개발하는 한편 도망가는 북한 무인기나 드론을 바라만 보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군은 치열하게 상상하고 훈련할 것을 당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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