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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이 오셨어요!
방송일: 20050825
동영상 : 줄거리:
극본 임 수 미
씬1/ 마당(D)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영옥, 대문 열고 들어서면
평상에 앉아 있던 영숙, 혜옥, 동네 아낙들
수다가 끝났는지 인사하며 돌아가는
영숙 거참, 신퉁하네~
영옥 뭐가?
혜옥 영수 엄마가 점을 보고 왔는데 총각도사라구, 기똥차게 맞힌대.
영숙 용하기로 소문난 집이래요.
영옥 그래?
혜옥 언니! 우리도 점 보러가자.
영옥 뭘 물어보게? 너 시집 언제 가나? 아님 니 언니 언제 죽나?
혜옥 (영옥 흉내) 쯧! 말하는 뽄세하곤..
영옥, 한대 패려고 하면
혜옥 (막으며) 왜에~? 지피디랑 궁합도 보고 조카 일은 잘되는 지... 물어볼 거야 많지.
영옥 미자랑 지피디 궁합? (솔깃) 그렇게 잘 맞춘대?
물어보는 영옥의 모습에서
타이틀... 점쟁이는 이렇게 말했다.
씬2/ 점집 거실(D)
사람들 쭉 줄서서 앉아있다.
들어오는 할셋.
혜옥 정말 용하긴 용한가 봐.. 사람 디게 많다..
할셋도 맨끝에 줄서서 앉는데
양복입은 남자, 점보는 방에서 나온다.
양복남 오늘은 끝났습니다. 이만 돌아들 가시고.. 내일 다시 오세요.
영옥 엥? 그게 먼 소리야? 힘들게 여까지 왔는데 그냥 가라니!!
영숙 이제 겨우 점심때 지났는데 벌써 끝이라니?
양복남 도사님께서 몸이 안 좋으신 관계로 더 이상 보는 건 무립니다. (들어가버리고)
영옥 아니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 점집도 엄연히 영업집인데.. 대체 손님을 뭐로 알길래.. 지 맘대로..
혜옥 내 말이.. 부채도산지 뭔지 지가 잘 보면 얼마나 잘본다고~
영숙 부채도사가 아니라 총각도사.
혜옥 (눈꿈뻑) 암튼.
손님1 앞서 본 사람들 점괘가 너무 안좋게 나왔나봐요
영옥 예?
손님2 점괘가 안 좋게 나오면 총각도사 몸도 덩달아 아프대요. 그만큼 신빨이 좋은거지.
영옥 그래도 그렇지. 쌍문동에서 여까지 두시간 넘게 왔는데 그냥 가라니.
손님1 전 대전에서 왔어요.
손님2 아유, 난 부산에서 왔수다.
손님1 전 이틀째에요. 어제 못봐서 오늘 다시 왔는데., 낼도 또 와야겠네.
할셋, 더 이상 할말 없는
씬3/ 여자원룸(N)
동직. 정민. 지영 밥 먹고 있는데
퇴근한 윤아 들어온다.
쇼핑했는지 쇼핑백 들고 들어온 윤아.
지영 왔어? 저녁은?
윤아 좀 있다가 먹을께.
지영 뭐야? 옷샀어?
윤아 응. 전에 내가 백화점에서 사고 싶다고 했던 거. 드디어 샀어. 얼른 입어보고 나올게
신나서 방으로 들어가는 윤아
동직 쟤 맨날 옷 사 입고 그러는 거 보면 누구랑 결혼할 지.. 그 남편은 돈 많이 벌어야겠다.
정민 ...
지영 옷걸이가 좋아서 뭘 입어도 명품 같아 보이는 거지~ 윤아.. 턱없이 비싼 옷 잘 안 사 입는 애야.
정민 (그래?)
씬4/ 할머니방(N)
영옥은 옷 갈아입고
영숙은 아구구~ 앓는 소리내며 눕고
혜옥은 철퍼덕 앉아서 부채 부치며
영옥 점 본다고 왔다갔다 하느라 하루가 그냥 다갔네.
영숙 낼은 아주 일찍 가서 일착으로 봅시다.
혜옥 그래. 원래 새벽에 신빨도 젤 좋다잖아.
영옥 이렇게까지 했는데 제대로 못 맞추기만 해봐라~ 그냥~ (쓰레빠 휘두르는 포즈 취하는데서)
씬/ 다음날 전경
씬5/ 거실(D)-어두운 새벽
어두운 실내.
할머니들, 외출 차림으로 방에서 나온다.
영옥, 뭔가를 밟는다. (E) 우두둑
부록, 아구구~ 소리지르며 자다가 일어나고
영옥 누구야? 미자 아범이야?
부록 (오른팔 못 쓴다) 예..
혜옥 아니 근데 왜 여기서 자?
부록 방이 좀 더워서요. 어디 가세요?
영옥 으응~ 볼일 좀 보러.
영숙 더 주무시게. (나가고)
부록, 다시 누워 잠 자는데...
우현, 나오다가 또 부록 밟는 (E) 우두둑
부록, 아구구~ 소리지르며 일어나고
우현 아쿠! 죄송해요! 안보여가지구.
부록 (양 팔 다 못 쓴다) 왜 새벽부터 나와 설쳐?
우현 밥 하려구요... 더 주무세요.
부록 더 자? 다 깨워놓고? 누구 놀리냐?
부록, 우현을 헤드락 거는데 팔을 못쓴다.
씬6/ 차안(ENG/D)
정민차로 출근하는 윤아.
윤아 오늘도 푹푹 찌겠네.. 아~ 외근 있는데...
정민 그럼 차를 갖구 오지~ 그렇게 나랑 같이 출근하고 싶어?
윤아 피! 그것도 그렇구... 돈 아껴야 돼서...
정민 왜 돈 아끼려구?
윤아 사실은 사고 싶은 구두가 있거든 (귀엽게 미소)
정민 (의외네~ )
윤아 이따 점심이나 같이 할까? 내가 쏠게!
정민 돈 아낀다며?
윤아 아끼는 건 아끼는 거구.. 맨날 출퇴근 시켜주고 기름값 아끼게 해주는 게 어딘데...
정민 (뭔지 모르겠다)
씬7/ 점집거실(D)
할셋, 맨앞에 앉아 순서 기다리고 있고
할머니들 뒤로 손님들 쭉 줄서 있다.
혜옥 꾸벅꾸벅 졸다가 퍼뜩 깨며
혜옥 (흐릅-) 언니, 아직 우리 차례 안왔어?
영숙 다음이야.
혜옥 (하품-) 새벽부터 왔는데도 세시간을 넘게 기다리네.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몇시부터 온거야?
그때, 방문 열리며 손님 나온다.
양복남 따라 나오며
양복남 다음분들 들어오세요.
할셋, 들어간다.
씬8/ 점집방(D)
할셋, 자리에 앉아 둘러본다.
양복남 좀 있으면 나오실 겁니다. (옆문으로 들어가는)
혜옥 아우~ 쾌쾌한 냄새~
영옥 총각 도사라잖어.
그때 옆문 열리며,
엄청 골골해 보이는 할아버지 양복남 부축받고
몸을 떨면서 어기적 어기적 걸어나온다.
혜옥 뭐야? 총각 도사라더니..
양복남 총각 맞으십니다.
할셋 (큼...)
도사 (몸 떨며) 케엑- (가래 끓어올리는 소리)
할셋 (아, 드러- 표정)
도사 (몸 떨며) 춥다~ 추워~
영옥 감기 드셨나?
도사 (몸 떨며) 나말고 니들! 옆구리가 시리구 춥지?
할셋 ?...예?
도사 (몸 떨며) 고독살이 제대로 껴있어.
혜옥 (놀라) 어떻게 아셨어요? 울언니 둘다 과분데
영숙 (감탄) 신퉁하네~
영옥 (내심 놀라는데)
도사 케엑- (가래 끓는 소리)
할셋 (아, 드러-)
도사 (몸 떨며) 희한하네~ 내가 한몸뚱이에 정신이 둘 들어가 있는 건 봤어도 (혜옥에게) 너처럼 정신이 반밖에 안 들어가 있는 건 또 첨본다.
할셋 (감탄) 딱 맞추네.
도사 (몸 떨며) 이건 또 뭐야? (영숙에게) 온통 주변에 고물천지구만.
할셋 (한층 놀라워하는)
도사 (영옥에게) 야! 정신없다. 쓰레빠 좀 그만 날려!
혜옥 족집게네. 족집게.
영옥 근데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슈? 난 29년 뱀띤데~
도사 (몸떨며) 왜?
영옥 아니, 잘 맞추는건 좋은데... 보아하니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자꾸 반말을 하니까...
혜옥 (말리며, 나무라는) 아유~ 이분이 반말하는 거유? 이분한테 오신 그분이 반말하는 거지.
영옥 그럼 그분은 몇 살인데?
영숙 (말리며) 언니! 왜 자꾸 그러우? 밉 보이게... 잘봐달라고 해도 모자를 판에..
혜옥 울언니 성격이 원래 좀 그래요. 이해해요. 부채도사님.
영숙 총각도사.
혜옥 총각도사님. (헤-)
도사 (어이없고) 케엑-... 그래, 뭐가 궁금해서 왔어?
영옥 우리 손녀 궁합 좀 봐주슈. 이게 우리 손녀랑 애인 생년월일이유. (종이 내미는데)
도사 (갑자기 기침을 심하게 한다.)
양복남, 얼른 옆에 있던 물잔 들고
멕여주는데 벌컥벌컥 물 마시는 도사.
좀 진정된 듯 하다가, 다시 심하게 기침한다.
놀라는 할셋.
양복남 안되겠어요. 좀 쉬었다가 하시죠. (총각도사 자리에 눕히고)
도사 케엑- (몸떨며 가래 끓는 소리 내며 골골하고)
할셋, 황당한 표정에서
씬9/ 녹음실(D)
미자, 승태 소파에 앉아 대본 확인 중
지영, 콘솔앞에서 현우와 의논중이다.
지영 효과음은 이 표시 있는데 다죠?
현우 네, NG나더라도 녹음하면서 직접 넣자구요. 현실감을 위해서두 그게 나을 거 같아요.
(E) 핸드폰 벨소리
지영 (전화받는) 여보세요? 어..지상아!
지상 (F) 누나 집에 언제 내려올 거야? 내일쯤?
지영 천안엘? 왜? 집에 무슨 일 있어? ...뭐? 결혼? 야! 근데 왜 나한테 말 안했어?
지상 (F) 엄마가 얘기 안했어?
지영 아니!! ...알았어. (끊고) 뭐야!! (기막힌다)
현우 무슨 일이에요?
지영 아~ 내 동생이 결혼한대요..
미자 지상이? 어머! 드디어 하는구나! 언제한대?
지영 토요일! 이번주 토요일랜다!
미자 뭐? 이번주 토요일? 낼모레잖아.
지영 그래!! 근데 나한테 아무도 연락 안해준 거 있지.
미자 어머, 왜?
지영 몰라~ (열받아 전화건다) 엄마! 난데! 지상이 결혼식 토욜이라며? 근데 왜 나한텐 얘기 안했어?
엄마 (F) 아니.. 너 바쁜데.. 내려오기 힘들까봐..
지영 천안이 미국이야? 일본이야? 왜 연락을 안해? 진짜 이상하네~ 나 정말 가지마? 응? ..아, 몰라~ 몰라~ (화나서 끊으면)
승태 (무심코) 결혼 안한 누나가 동생 결혼식에 가는 건 좀 그렇긴 하지..
지영 (잉?)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결혼이야 동생이 먼저 할 수도 있는 거죠!
미자 (발끈 O.L) 그러게.. 뭐가 어때서? 무슨 죄졌어? 동생 결혼식에도 못가게?
승태 (당황) 아니.. 지영씨도 가기 좀 그렇지 않아?
지영 아뇨. 난 절대 안그런데요.
승태, 슬쩍 현우에게 가며
승태 지피디님! 이거 이런 톤으로 읽으면 될까요?
지영 (약간 기분 상한 표정에서)
씬10/ 점집방(D)
다시 안정을 찾은 점쟁이.
여전히 몸떨며 비실비실 일어나 앉는다.
양복남 괜찮으시겠어요?
도사 (끄덕끄덕) 케엑-... 내가 어디까지 했더라.
영옥 이거. (생년월일 적힌 종이 내밀면)
도사 (종이 보더니) 깜깜해... 깜깜해...
영옥 (걱정스런) 왜에? 궁합이 안좋수?
도사 그게...(숨이 차는지 숨 몰아쉬며 한참을 쉰다.)
답답해 죽겠는 할셋.
도사 둘이...(또 숨 몰아쉬며 쉬고)
영옥 (답답해) 둘이 뭐요?
도사 둘이...(하다 숨이 막히는지 가슴을 움켜쥐고는 그대로 기절해 버린다)
할셋 !!!
양복남 선생님! 선생님! (흔들다가 안되겠는지 점쟁이를 업고 달려나간다)
이걸 어쩌나..싶어 당황스러운...할셋.
씬11/ 휴게실(D)
지영, 휴대폰으로 기차표 알아보고 있다.
옆에 미자 앉아서 보고 있고
뒤편으로 원준, 커피 뽑으러 자판기 앞으로 온다.
지영 천안이요! 이번 주 토요일 오전.. (사이) 없어요? 아침 일찍도 괜찮은데.. 네...(전화끊고)
미자 왜? 표가 없대?
지영 응.
원준 (분위기 파악 못하고) 혹시 지영씨네 집에서 철도공사에 부탁해 놓은거 아니야?
지영 (무슨 소리?)
원준 아니 동생 결혼한다며? 그러니까 집에서 지영씨가 표 사려구 하면 없다구 해라~ 못내려오게..
지영 (발끈) 뭐라구요?
미자 (버럭!) 하나같이들 쓸데없는 소리야!
원준 (당황) 승태야! 승태야! (하며 달아나는)
지영 미자야. 이원준씨 말대로 울 엄마아빠 내가 안오길 바라고 있는 거 아닐까?
미자 야, 원준선배말 신경 쓰지마. 원래 좀 실없잖아~
(화제 돌리며) 동직오빠도 같이 갈꺼지?
씬12/ 방송국 일각(ENG/D)
동직 어쩌냐? 난 못갈 것 같은데..
지영 왜에?
동직 그날 하루 종일 촬영이야~
지영 잠깐두 시간 못내?
동직 응. 장소두 너무 멀어~
지영 아이씨~
동직 미안해. 그냥 혼자 가구~ 지상이랑 어머니한테는 따로 전화 드릴께.
지영 아씨! 나 혼자 가기 좀 그렇단 말야.
동직 (난감) 그럼 어떡하냐? 사정이 그런 걸..
지영 (울상)
씬13/ 거실(D)
할셋, 들어오며 툴툴댄다.
영숙 마지막 말이나 해주고 쓰러지던가 하지. 정작 중요한 소린 못 듣고 왔네.
영옥 아니 그렇게 몸이 부실해서 무슨 점을 봐.
혜옥 케엑-(가레 끓는소리)
영옥 뭐하는 거야?
혜옥 목이 칼칼한게.. 케엑~ 부채도사한테 옮았나?
영옥 (혜옥 쥐어박으며) 총각도사! 드럽게! 그만 못해!
영숙 혹시 둘 궁합이 너무 안 좋은 거 아니에요?
영옥 뭐?
영숙 어제 사람들이 그러잖았수. 점괘가 안좋으면 점쟁이가 시름시름 앓는다고. 근데 미자 궁합보다가 혼절했으니..
영옥 (OL) 아, 재수 없는 소리말어! 지가 몸이 골골해서 쓰러진 거지 무슨.. 딱 산송장이더만..
하면서도 왠지 께름직한 표정의 영옥
씬14/ 공원(ENG/D)
윤아에게 끌려와 벤치에 앉는 정민
정민 (앉으며) 뭐야? 점심 사준다며?
윤아 (도시락 꺼내며) 짜자잔~
정민 도시락 아냐?
윤아 응. 피크닉하는 기분도 들고 좋잖아.
정민 (물끄러미 보다가) 혹시 이것두.. 구두 살려구?
윤아 헤-
정민 (윤아 보다가) 그 구두... 내가 사줄까? 여자친구 된 기념으로 주는 첫 선물로..
윤아 (정민 때리며) 신발 사주면 애인 도망간단 말도 몰라? 괜찮아.. 조금만 더 아끼면 살 수 있어~
정민 (표정)
씬/ 집 외경(D)
미자 (OFF) 다녀왔습니다~
씬15/ 미자방(D)
미자, 옷갈아입는데
영옥 들어오자
미자 왜?
영옥 아니, 뭐 별건 아니구... 지피디랑은 잘 지내지?
미자 맨날 그렇지 뭐.
영옥 (헉!) 맨날 그러면 어떡해? 좋아 죽어야지.
미자 맨날 좋아 죽는다고.
영옥 응. 근데.. 지피디 모친은 널 이뻐한다고..?
미자 응. 친엄마 같애.
영옥 친엄마같다고 너무 버릇없이 굴고 그럼 안돼. 때되면 꼬박꼬박 인사드리고 생신도 챙겨드리고..
미자 (OL) 아, 맞다! 이맘때가 생신이었던 것 같은데... (수첩꺼내 확인한다) 엄마야~ 오늘이네~
영옥 이런! 이런! 큰일날 뻔 했네! 얼른 전화해! 얼른!
미자 번호.. 모르는데.. 이번에 또 다른데로 가셨거든..
영옥 아니 무슨 의사가 한 군데에 진득허니 안 있고 장똘뱅이마냥 떠돌아 다닌대냐?
미자 여기저기 다니면서 봉사하는 의사라니까
영옥 암튼지간에 지피디한테 전화해서 알아봐.
미자 (전화하고)
영옥 (미자가 답답하고 영~ 못미덥다)
씬16/ 여자원룸(N)
윤아, 지영 얘기 다들은 분위기
윤아 그래서 지상이 결혼하는 걸 오늘에야 알았단 말야? 참... 니네 엄마도...
지영 나 그냥 가지 말까? 동직오빠도 못 간다는데..
윤아 왜? 왜 안가?
지영 엄마 아빠두 창피하니까 오지 말라고 하는 것 같구..
윤아 야! 도대체 뭐가 창피한데? 직장생활 잘해, 예뻐, 착해.. 대한민국 최고의 여자구만.. 뭐가 창피해? 뭐가?
지영 맞어. 차! 좋아! 보란 듯이 최대한 화려하게 하고 갈꺼야. 뭐 입고 갈까? 한복은 못입으니까..
윤아 (OL) 야! 너부터 그런 고루한 생각을 고치란 말이야! 한복은 꼭 결혼한 사람만 입어야 되냐?
지영 아니,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윤아 만약 내 동생이 결혼하면 난 보란 듯이 한복입고 간다!
지영 그래도 난 못입어.
윤아 (신경질) 왜?
지영 한복이 없어.
윤아 (표정)
씬/ 다음날 전경
씬17/ 예식홀 입구(ENG/D)
지영부모님과 지상 서서 하객들 맞고 있는데
헐레벌떡 지영 뛰어온다.
지영 일찍 올려구 했는데 차가 막혀서.
엄마 고생했네.
지영 (지상에게) 축하해. 올케 이쁘더라.
지상 봤어?
지영 응. 신부대기실 들려서 왔어.
그때 하객 오고...
하객 아유, 고모님~ 축하해요.
엄마 고마워.
지영 안녕하세요?
하객 어, 지영아... 오랜만이다. 동생두 결혼하는데 넌 도대체 뭐하구 있니?
지영 할때 되면 하겠죠. (씁쓸하게 웃으며 E) 이럴 줄 알았다. 진짜 싫다.
다른 하객 온다.
하객 지상 엄마, 축하해요~
엄마 고마워요.
하객 (지영을 보며) 이쪽은..?
엄마 어. 우리 큰애! 서울에서 직장 다니는... 얘도 곧 결혼할 거야.
지영 (그런 엄마 보며 E) 이러는 엄마도 싫다. 하지만 젤 밥맛인건...
하객들 우루루 오자
괜히 시선 피하며 뒤로 빠지는 지영.
지영 (E) 괜히 주눅 드는 난 또 뭐냐고? (한숨쉬는)
씬18/ 거실(D)
할셋 얘기중이다.
영숙 그래서 미자는 지피디 엄마한테 전화 못했대요?
영옥 지피디도 연락철 몰라서 인터넷으루다 축하메일만 보냈댄다.. 저러다가 눈밖에 나고 그러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
혜옥 아유, 생일 안챙겼다고 눈밖에 나고 그러겠어?
영숙 울 시어머니는 생일상에 올린 미역국에 쇠고기 안넣었다고 평생 날 얼마나 구박했는데..
영옥 (안되겠는지 전화한다.) 여보세요? 총각도사 비서 되시우? 도사님은 좀 어떠시우? ...아직두? 알았수. (전화끊고 옷 챙기며) 가자!
혜옥 어딜?
영숙 총각 도사한테 가려구요?
영옥 니말대로 미자랑 지피디 궁합이 안좋아서 쓰러진거면 어떡해? 확실하게 알아야 조치를 취하든가 말든가 하지.
혜옥 그냥 언니 혼자 갔다오면 안돼?
영숙 그러시우. 귀찮게 뭘 셋이나 가.
영숙 니들이 괜히 점보자고 바람 잡아서 이렇게 된 거 아냐? 얼릉 따라 나서!
영숙과 혜옥 마지못해 일어나는
씬19/ 레스토랑(ENG/D)
정민과 윤아, 식사중이다.
윤아 영화 재밌을까?
정민 뭐 평은 괜찮던데..
윤아 시간 얼마나 남았어?
정민 한 시간. 아직 충분해.
윤아, 밥에서 머리카락이 발견한다.
윤아 어? (머리카락 꺼내고)
정민 으.. (화난 듯 종업원 부르는) 여기요!
종업원 (온다) 예.
정민 (머리카락 가리키며, 버럭) 이게 뭐..(예요!)
윤아 (말리며) 저기... (주변 살피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밥에 머리카락이 들어가서요. 좀 바꿔주세요.
종업원 죄송합니다. 금방 새걸로 바꿔 드릴께요. (가고)
정민 (의외다) 화 안나?
윤아 집에서 해먹을 때두 가끔 들어가는데 뭐.. 바꿔 준대잖아~ (주변 둘러보며) 분위기 깨지 말자~
정민 ! (의외다.)
씬20/ 예식홀 입구(ENG/D)
지상, 친구들과 축하한다~ 어쩌구~얘기하고 있고
아버지도 하객들과 이야기중이다.
엄마 동직이는 많이 바쁜가 부지?
지영 응. 전화 안왔어?
엄마 아침에 왔어.
지영 어.
엄마 근데, 동직인.. 뭐 별말 없니?
지영 무슨 말?
엄마 결혼 말야... 결혼하자고 안해?
지영 할꺼야. 오빠 좀 더 자리 잡으면...
엄마 노파심에서 하는 소린데.. 저러다 젊고 이쁜 여 배우랑 스캔들이나 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지영 ...
엄마 옛날엔 그저 배우로 성공만 하면 바랄 게 없었는데... 암튼 엄마는 빨리 했으면 좋겠어...
지영 알았어. 내가 알아서 할께.
그때 친척 어른 온다.
아빠 (꾸벅 인사한다) 아유, 삼촌 오셨어요?
어른 (지영을 힐끗 보더니) 얘는 여기 왜 와있어?
아빠 예?...아, 그게 저...
어른 어디 손위 사람이 앞질러가는 동생 결혼식에...큼.. (안좋은 얼굴로 들어가면)
부모님 ....
지영 (슬그머니 자리뜨고)
엄마 어디가?
지영 어.. 화장실..
씬21/ 점집방(D)
점쟁이 혼수상태로 누워있고
그런 점쟁이를 안쓰럽게 보고 있는 할셋.
영옥 어떻게 말할 정신만 들면 좋을텐데..
양복남 (나갈 준비하고)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영옥 아니, 어딜?
양복남 퇴근 해야죠~ 토요일은 오전근무만 하거든요..
영숙 아니 이 냥반을 그냥 이렇게 두고 간다구? 다른 식군 없어? 부인이나 자식이나?
혜옥 총각한테 무슨 부인이나 자식이 있어?
양복남 암튼 전 가볼께요. (나가면서 궁시렁) 남들은 다 주5일근무 한다던데...
영옥 저런~ 인정머리 없는 놈!
혜옥 언니, 어떡해?
영옥 어떡하긴 뭘 어떡해? 일단은 미자 궁합 보는 게 중요하니까 깨어날때까지 우리가 수발들어야지.
숙/혜 뭐? (기함하는)
씬22/ 예식장 일각 비상계단 (ENG/D)
지영, 우울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지영 (NA)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인 관습이나 통념을 따르지 않으면 왕따나 미친사람 취급을 받게 된다. 결혼 역시 그렇다. 어릴 땐 엄마아빠의 자랑거리였던 내가, 단지 나이 들어 결혼을 안했다는 이유만으로 남한테 내세울 수 없는 부끄러운 존재가 되어 버렸다. 분명 결혼은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일 뿐이고 기호인데도 말이다.
지영, 핸드폰 꺼내 전화 건다.
지영 오빠 뭐해?
동직 (F) 나 지금 바쁘거든. 끊어. (E, 전화끊는 소리)
지영 오빠! (한숨 쉬는데 괜히 눈물 난다)
지영, 일어나 다시 들어가려는데
동직 (OFF) 귀염둥이~
지영, 놀라서 돌아보면 동직 서있고
지영 (놀란) 오, 오빠! (반가운) ...어떻게 된거야?
동직 지상이 결혼식 가라고 하늘이 도와주더라... 오늘 촬영 취소됐어.
지영 정말? (긴장이 풀린 듯 눈물 난다)
동직 왜 울구 그래? (눈물 닦아주며) 내가 오니까 그렇게 슬퍼? (미소 씩~) 가자! (지영 끌고 간다.)
씬23/ 예식홀 안(ENG/D)
지영 동직과 들어와 부모님께 인사한다.
동직 아버님, 어머님,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엄마 어떻게 왔어? 일때매 못 온대더니..
동직 일찍 끝나서요. 축하드립니다.
하객들..어머! 탈렌트 아냐? 쑥덕대는데
옆에 앉아 계시던 어른, 주위 의식하곤
어른 누구야?
아빠 아, 예. 지영이 애인이요. 장군! 인사드리게. 지영이 작은 할아버지셔.
동직 (인사한다) 처음 뵙겠습니다.
어른 (환하게 웃으며 악수 청한다) 반갑네.
그 모습보며, 지영, 이제야 얼굴 환해진다.
씬24/ 점집방 (D, 몽타쥬성)
물수건으로 할아버지 얼굴도 닦아주고,
손발톱도 깎아주고
팔다리도 주물러주는 할머니 셋.
씬25/ 영화관안(ENG/D)
정민과 윤아 들어와 자리에 앉는데
윤아, 가방에서 자기 손수건 꺼내더니
아무도 없는 하나 건너 옆자리의 손잡이를 닦는다.
정민 ?...뭐하는 거야?
윤아 어... 누가 음료수 쏟았나봐.
정민 거기 않게?
윤아 아니.. 다른 사람이 모르구 앉으면 찝찝할 거 아냐? 아무나 닦으면 되지 뭐~ (손수건 다시 넣고)
정민 !! (진짜 의외다.)
씬26/ 폐백실(ENG/D)
지상 부부, 폐백드리고 있다.
엄마 (지영,동직에게) 니네도 와서 절 받어.
지영 됐어요. 저흰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요 뭘. (하면서 작은 할아버지 눈치보는데)
어른 곧 결혼할 사이 아니냐? 와서 받아라.
지영, 어쩔수 없이 동직이랑 자리로 가는데
(E) 꼬르륵~
지영 (안쓰럽다) 배고프지? 조금만 참아 오빠~
내심 흐뭇한 동직과 지영의 절받는 모습에서
씬27/ 점집방(D)
점쟁이 여전히 의식 없이 누워있고
할셋, 한쪽 구석에서 컵라면으로 끼니 때우며
혜옥 저러다가 영영 안 깨어나는 거 아냐?
영옥 초를 쳐라! 초를 쳐! 이년아! (라면 다 튄다)
(E) 점쟁이 신음소리 나지막히 들리고
할셋, 놀라 달려와 보면,
점쟁이, 게스츠레 눈을 뜬다.
영숙 정신이 들어요?
점쟁이 ?
영옥 (다급하게) 우리 손녀딸 궁합봤잖아요. 왜? 그때.. 껌껌해~ 껌껌해~ 그랬잖수?
점쟁이 (끄덕끄덕)
영옥 (반색) 그게 궁합이 좋다는 거유? 나쁘다는 거유?
점쟁이 (뭐라고 입을 떼려다가 다시 가슴 잡고 기절)
영옥 (잡아 흔들며) 여보슈! 여보슈!....이런~
씬28/ 거리일각(ENG/D)
나란히 걷는 정민과 윤아.
정민, 윤아 보고 씩 웃는다.
윤아 왜 그렇게 웃어?
정민 아니. 그냥.. 예뻐서.
윤아 치.. 나 이쁜거 이제 알았어? (먼저 걸어가면)
정민 (뒤따라가며 E) 오늘 그녀가 조금 더 좋아졌다.
씬29/ 점집방(N)
혼절해 있는 점쟁이를
난감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할셋.
혜옥 언니, 밤도 늦었는데 그만 집에 가자.
영숙 그래요. 갔다가 낼 다시 오면 되잖우.
영옥 밤사이에 무슨 일 있으면 어떡해? 그럼 우리 미자 궁합도 못보고 그냥 끝이잖아.
그때, 점쟁이, 부스스 깨어난다.
혜옥 어? 눈떴다. 눈떴다!
도사 어떻게... 된 거예요?
영옥 기억 안나우? 점보다가 혼절 했잖수.
도사 아, 예...
영숙 우리가 고마운 모양이우. 존댓말을 쓰는거 보니..
혜옥 어머! 정말? 케엑--이것도 안하고 몸도 안떨고?
도사 (자기도 놀랐다.) 어? 그러게요? (하다 놀라는) 그분이... 가셨네요..
영옥 (엥?) 그게 무슨 소리야?
도사 제 몸에서 신이 떠났다구요.
할셋 !
도사 섭섭하네. 멀쩡할땐 붙어계시더니 골골해지니까 떠나시고.
영옥 뭐야? 그럼 이제 점 못봐? 우리 미자 궁합은?
도사 그분이 보시는 거라.. 전 잘 모르거든요..
할셋 !!
도사 29년 뱀띠시면 저보다 위신데.. (영옥에게) 누님! 저 라면 하나만 끓어주세요! 배고파요!
할셋 (황당한)
영옥 (일어서 나가며) 얘들아! 빨리 다른 용한 데 알아봐라. 젊고 건강한 점쟁이로!
도사 누님! 라면 하나만요! 네? 누님!
할셋, 매몰차게 나가는데서
F.O
씬30/ 다른 점집(D)
F.I//손님들 줄서서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맨앞에 앉아있는 총각도사 바래 안나게 찍어주세요!)
할셋, 들어오며
영옥 젊고 건강한 점쟁인거 확실하지?
혜옥 그렇다니까! 여기도 용하대..
도사 (OFF) 아 딱 깨어났는데 아무 생각이 안드는 거야~
보면, 맨앞에 총각도사 잡담하고 있다.
도사 평생 이짓만 하고 살았으니 뭐 할 줄 아는 게 있어야지.. 그래서 앞으로 뭘 하면 좋을까 물어보러왔지
할셋 황당해하는데, 도사, 할셋 발견한
도사 누님! 여기요! 손녀 궁합보시러 오신 거죠? 일루 오세요 (하며 다가 오려는데)
할셋, 어이없는 표정으로 도망 나오는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