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대사, 왜 그가 훈민정음 창제한 주역인가
만년의 고전 동국정운 통해 비밀 풀다
[12호] 2009년 09월 03일 (목) 송진선 sun@boeunpeople.com
강상원 박사 동국정운(東國正韻) 실담어 주석(註釋) 발간
훈민정음 창제 주역이 집현전 학자가 아니라 실담어에 능통했던 신미대사였음을 조목조목 밝혀내고 있는 정음청 학술원 강상원 박사가 동국정운 실담어 주석 책자를 발간했다.
강박사는 혜각존자(慧覺尊者) 신미대사의 언해(諺解) 표기법으로 동국정운을 풀이하고 동국정운이 실담어를 바탕으로 씌여졌다는 것을 밝혀내며 만년의 고전 동국정운의 비밀을 풀었다고 회고했다. 8월16일 강상원 박사 등 정음청 학술원 관계자와 영산김씨 관계자들은 '동국정운 실담어 주석' 책자를 세종대왕 릉에 증정한 후 예를 갖추고 또 신미대사가 봉안돼 있는 법주사 진영각과 복천암 경내에 있는 신미대사 부도탑을 찾아 증정(奉呈), 예를 갖췄다.
◆신미대사는 훈민정음 창제 주역
강박사는 이 책 초판에서 신미대사가 훈민정음 창제를 보필한 주역임과 동시에 동국정운 저술에 공헌한 주역이라 확증했다.
세조 8년에 신미대사가 언해(諺解)한 총 10권 10책으로 된 능엄경언해(楞嚴經諺解)가 간행됐고 그후 신미대사는 몽산(蒙山)스님과 법어록을 언해를 했는데 능엄경언해와 몽산법어록과 동국정운의 표기법을 비교해보면 동국정운에 기록된 한자음을 언해한 표기법이 서로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글자마다 사성(四聲)의 방점(傍點)도 틀리지 않고 정확히 일치했다는 것. 그러나 신미대사 이후 동국정운 표기법이 사라졌다는 것.
강박사는 또 놀라운 사실은 세종대왕이 우리 한자음을 전라도, 경상도 등 우리 전통속음으로 표기하라 명하여 방채속습(旁採俗習 : 곁에 두고 익힘)케 했는데 놀랍게도 동국정운에 수록된 한자음을 언해한 표기가 모두 실담어 표기법이었다고 말했다. 신미대사의 표기임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왕조실록과 동국정운 서에서 동국정운 찬술에 있어서 집현전 학자들이 참여했다고는 하지만 동국정운 서(東國正韻 序)에서 신숙주는 세종대왕에게 "집현전 학자들은 칠음청탁사성(七音淸濁四聲)의 이치도 모르고 재식(才識 : 재주와 지식)이 천단(淺短: 깊지 못하고 짧다)하고 학문이 고루(孤陋 : 낡고 진부하다)하여 봉승미달(奉承未達 : 받들어 이어가기에는 부족하다)"이라고 개탄하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집현전 학자들이 동국정운에 수록된 한자음을 언해하지 못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칠음사성 원리에 통달하고 실담어에 높은 학식을 갖춘 신미대사의 지도하에 훈민정음이 완성됐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증거라고 못박았다.
◆훈민정음 칠음사성에 능해야
그런가하면 세종실록(103의19항)에 따르면 세종대왕은 수양대군을 언문역운회(諺文譯韻會)의 도감(都監)으로 임명하고 안평대군, 동궁(후일 문종)과 동국정운편찬(東國正韻編纂)을 관장한 것으로 되어 있다.
또 결정적으로 복천보감(福泉寶鑑 : 복천암 소장)과 수암실기(秀巖實記 : 신미대사에 대한 기록)에 혜각존자(慧覺尊子) 신미대사는 세종대왕의 총애를 받아 집현전 학사가 되어 정음청에서 언해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에 크게 보필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특히 신미대사의 법어록과 능엄경언해와 관련해 전술한 예문에 사성(四聲) 표기와 방점 표기와 자음합용병서(子音合用竝書)의 표기가 정확이 동국정운의 전통속음표기와 일치하며 동시에 실담어의 표기와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신미대사가 실담어와 음운체계에도 정통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문종이 즉위하자 즉시 선교종도총섭(禪敎宗都總攝), 밀전정법(密傳正法), 우국이세(祐國利世), 비지쌍운(毖智雙運), 원융무애(圓融無碍), 혜각존자(慧覺尊者)란 사호(賜號)를 내린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
또한 집현전 학자들이 고백하기를 혜각존자 신미대사는 지극히 높은 학술과 수행의 도력으로 만고의 훈민정음 창제를 보필하셨다 라고 했다.
강박사는 동국정운에 정음으로 기록된 음운은 대부분 전통속음, 즉 토속 사투리로 표기한 것인데 이는 은나라 동이족 만년의 우주철학사상인 <· l ㅡ : 天地人> 음양오행과 칠음사성에 근거해 만들어진 토속 사투리이며 동국정운의 핵심사상을 구현한 것이라는 것.
강박사는 "훈민정음을 창제한 지 600여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신미대사가 훈민정음 창제를 보필한 주역임과 동시에 동국정운찬술에 공헌한 주역이란 비밀을 풀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신미대사의 선양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