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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월드컵 유니폼은 '국기'를 상징할까? | |
2006-04-07 | 조회 : 15520 |
얼마전 독일 월드컵 대표팀의 새로운 유니폼이 공개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뉴스에 의하면 이번에 바뀐 유니폼은 빠른 땀 흡수 및 건조, 통풍이 잘 되는 등 일명 '숨쉬는 유니폼'이라 불릴 정도로 기능적인 면에서 상당히 향상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기능적인 측면 외에 또 한가지 크게 변한 것이 있다면 바로 색깔이다. 우리나라 축구하면 의심할 것없이 '붉은색'이 떠오른다. 축구매니아 이재형 님의 설명에 의하면 이 붉은색은 태극 무늬의 붉은색을 상징함과 동시에 조선시대 왕이 입었던 옷(곤룡포)의 색깔에서 본딴 것이라고 한다. 감히 넘볼 수 없는 왕의 위엄있는 모습도 붉은색에 투영되어 태극 전사들을 빛내주고 있는 것이다.
<사진제공: 블로거 기자 하정임>
이렇듯 새로운 유니폼은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의 상징인 '붉은색'을 더욱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기존 유니폼 색인 `핫 레드'에서 붉은색을 더욱 선명하게 처리했고, 홈경기 때 입었던 '파란색' 팬츠가 '흰색'으로 바뀌었다. 유니폼 디자인을 맡았던 나이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흰색 팬츠는 상의의 붉은색을 더욱 선명하게 해주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구를 더 커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보다 덩치가 큰 서구 사람들과의 경기에서 유리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번 유니폼 색깔 변화에 가장 큰 장점이다. 반면 원정 경기 때 입을 유니폼은 홈경기 유니폼에서 상,하의 색깔만 바꿔 입으면 된다다. 즉, 상의는 흰색, 하의는 빨간색 팬츠를 입는다.
<여기서 잠깐>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상 (당연한 것이겠지만) 두 팀이 같은 색깔의 유니폼을 입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색깔이 같으면 관중은 물론 심판 마저 햇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팀은 홈 유니폼(주 유니폼)과 원정 유니폼(보조 유니폼)을 함께 준비합니다. 유니폼 색깔이 같은 두 팀이 맞붙을 경우 대진표에 따라 홈팀과 원정팀을 나눈 뒤, 홈팀에 유니폼 선택의 우선권을 준다고 하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국가 대표팀 선수들의 유니폼 외에도 어떤 나라 하면 으레 떠오르는 유니폼 색깔이 있다. 예를들면 브라질 '노란색', 아르헨티나 '하늘색 줄무늬', 네덜란드 '오렌지색'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이렇듯 사람들의 머릿 속에 그 나라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게끔 만드는 유니폼의 색깔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웬만큼 축구에 관심이 있거나 눈치가 조금 빠른 사람이라면 각 나라별 유니폼 색깔은 대부분 그 나라의 국기(國旗) 색깔에서 온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하지만 전 이 기사를 준비하면서 알게되었습니다 --::)) 국기는 한 나라를 상징하는 기(旗). 때문에 국기 색깔에서 본딴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을 보면 어떤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유니폼은 '국기'를 상징하고 있을까? 축구칼럼니스트 고두현 님과 축구 매니아 이재형 님의 자문을 받아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 나라들을 중심으로 한번 확인해 보고자 한다.
'국기'를 상징하는 유니폼들
브라질
브라질의 유니폼 색깔은 원래 '흰색'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1950년 브라질 월드컵 때 결승에 올라온 우르과이한테 비기기만해도 이기는 상황이었는데, 마지막 우루과이의 역전골로 인하여 지게 되었고, 그 때 유니폼 색깔이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건 여담이지만 그때 관중석에서 2명이 자살했고, 59명이 정신을 잃어 병원에 실려갔다고 한다.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열정...대단하다......)
브라질 유니폼 색깔과 국기 색깔을 비교해 보면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이렇게 동일한 색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유니폼의 경우 국기 색깔 뿐만 아니라 줄무늬까지 국기에서 본땄다.
독일
흰색 바탕에 국기에 사용된 검은색, 노란색,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넣었다
스페인
빨간색과 노란색이 사용된 스페인 유니폼
프랑스
무늬는 독일 유피폼과 비슷,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으로 무늬를 넣은 프랑스 유니폼
스위스
빨간색과 흰색이 단조로운 조화를 이루는 스위스 유니폼
스웨덴
파란색과 노란색이 사용된 스웨덴 유니폼
잉글랜드
영국 유니폼은 골기퍼를 제외한 선수들은 빨간색과 하얀색을 사용한 유니폼을, 골기퍼 유니폼에는 국기의 바탕색인 파란색을 넣었다.
벨기에
검은색 팬츠에 빨간색과 노란색이 들어간 상의의 벨기에 유니폼
폴란드
스위스 유니폼과는 또 다른 빨강과 하얀색의 조화
카메룬
녹색과 노란색을 사용한 카메룬 유니폼
튀니지
스위스, 폴란드에 이어 빨강과 흰색의 조화가 어우러진 튀니지 유니폼
에콰도르
국기의 색깔 순서대로 노란색, 파란색, 빨강색으로 이루어진 에콰도르 유니폼
우크라이나
파란색과 노란색을 사용한 우크라니아 유니폼
이란
녹색과 흰색이 사용된 이란 유니폼
코스타리카
파란색과 빨간색이 주를 이룬 코스타리카 유니폼
앙골라
검은색, 빨간색, 노란색이 사용된 앙골라 유니폼
토고
노란색 바탕에 선수들 번호를 빨간색으로 사용한 토고 유니폼
사우디 아라비아
국기는 초록색 바탕에 흰색 무늬가 있는 반면 흰색 바탕에 초록색 번호가 새겨진 사우디아라비아 유니폼
파라과이
국기의 색깔 순서대로 위의 두 색인 빨간색과 하얀색은 상의에 그리고 제일 아래에 있는 파란색은 팬츠에 사용한 파라과이 유니폼
코드티부아르
주황색 바탕에 흰색과 녹색이 들어간 코드티부아르의 유니폼
세르비아-몬테네그로
하얀색 바탕에 빨간색과 파란색이 포인트인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가나
노란색 바탕에 국기의 별을 상징하듯 검은색으로 넣은 숫자가 돋보이는 가나 유니폼
체코
빨간색과 파란색이 국기 모양과 흡사하게 제작된 체코 유니폼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대부분의 나라들의 월드컵 유니폼은 국기의 색깔과 일치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도 있다!
위 나라들과는 달리 국기 색과 유니폼 색이 전혀 다른 나라들을 몇몇 찾을 수 잇었다. '오렌지 군단'으로 불리는 네덜란드나 '아주리(파란색) 군단'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네덜란드
원래 네덜란드 국기는 오렌지색, 흰색, 옅은 청색 이렇게 세 가지 색깔로 이루어졌었다고 한다. 그런데 오렌지색이 바다에서 식별 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쉽게 퇴색한다는 단점이 있어 1630년 무렵 빨간색으로 바뀐 것이라고. 이 기는 나폴레옹의 지배를 받는 동안 한때 명맥이 끊겼다가 1813년 이후 다시 쓰게 되었고, 1973년 2월에서야 지금의 국기가 정식으로 채용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오렌지색을 경모하는 사람들은 빨간색 대신 종종 오렌지색 국기를 쓰기도 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유니폼에도 빨간색이 아닌 오렌지 색이 사용된 것이다.
이탈리아
이탈리아 하면 지중해 연안이 떠오른다. 때문에 이탈리아 유니폼에는 국기 색이 아닌 지중해를 상징하는 파란색이 사용되었다. 이탈리아 국가 대표팀을 '아주리 군단'이라고도 하는데 '아주리'는 이탈리아어로 '파란색'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일본이 국기에 사용된 빨간색이 아닌 파란색을 유니폼에 사용한 것은 '바다' 즉 해양 국가인 것을 상징하기 위함이다.
호주
호주 유니폼이 국기 색깔과 전혀 다른 이유는 호주 정부가 1984년 4월 19일 부터 호주를 대표하는 색으로 Gold와 Green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84년 4월 19일은 호주의 국가가 공식으로 발효된 시기이기도 한데, 그 전 까지는 영국의 국가인「God, Save Our Queen」을 사용하다가 이 날을 계기로「Advance Australia Fair」를 호주의 정식 국가로 채택하게 되었다고. 이 때부터 호주의 각종 종목의 유니폼들이 호주를 대표하는 색인 골드와 그린이 주류를 이루게 된 것이다.
(각 유니폼 사진은 2006 독일 월드컵 유니폼 후원사인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엄브로, 로또 홈페이지와 FIFA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하였습니다. 자료를 찾으면서 계속 드는 생각....... '어? 진짜 똑같네? 어? 이것도 똑같네? --:::: )
2006 독일 월드컵이 두어달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 독일 대표팀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누가 뽑히든지 이번에 새롭게 바뀐 '숨쉬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날아다닐 태극 전사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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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6월이 기다려집니다 ( 대한민국 빠밤빠빰빠~~~) 그 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