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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노사연&이무송 부부| 소공동 '노사봉가 아리랑' 누가 보면 '속 보인다' 할지 모르겠다. 언니가 하는 음식점을 단골집으로 소개하다니, 하면서. 하지만 노사연이무송씨 부부는 "맛을 보면 추천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오히려 이 집은 '노사연 언니가 하는 집'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방송이나 언론에 더 노출되지 못했다"고 털어놓는다. 소공동 조선호텔 후문 앞에 자리한 '노사봉가 아리랑'은 문 연 지 6년째 되는, 노사연씨의 언니 노사봉씨가 운영하는 한우전문점으로 일대에선 이미 '성공적인 음식점'으로 평가 받고 있다. 동부이촌동에 살고 있는 노사연·이무송 부부는 "고기 먹고 싶은 날엔 다리 하나만 건너면 되는 강남보다 차 막히는 걸 감수하고라도 꼭 이 집에 와서 먹는다"고 얘기한다. "(너무 맛있어서) 폭식은 당연하기 때문에 올 때는 일부러 헐렁한 차림으로 온다"는 말도 덧붙인다. 한우, 그중에서도 최상급인 1++(A)급 한우만을 고집한다. 일주일에 세 번 농협에서 제공받아 숙성시킨 다음 상에 내는 원칙을 지켜가고 있다. 이무송씨는 "한우 맛있는 집으로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더 유명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이에 노사봉씨는 "돌솥비빔밥에 올리는 고명까지 한우 최상급을 사용한다"며 강조한다. 불그스름한 빛깔에 마블링이 선명한 등심이나 분홍 빛깔의 차돌박이는 살짝 구워 먹으면 육즙이 스르르 흘러나온다. 울릉도에서만 나온다는 명이 이파리나 묵은지에 싸서 먹으면 시큼달콤하면서도 담백하다. 물론 최상급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기값은 각오하고 가야 한다. 왕생갈비는 250g에 5만원, 등심은 150g에 4만5000원이다.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겐 실속 세트가 마련돼 있다. 모듬고기세트의 경우 10만8000원인데, 3~4인이 먹을 만한 양이다. 꽃등심, 치마살, 차돌박이, 양념갈비 등으로 구성된 A세트와 꽃갈비살, 치마살, 부채살, 차돌박이로 구성된 B세트가 있다. 양념갈비는 과일과 특제 소스를 섞어 6시간 동안 끓여 만든 양념소스로 맛을 낸다.이른 아침 된장찌개를 비롯해 각종 소스에 들어가는 멸치육수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전골류에 넣는 사골육수까지 직접 끓여내고 있다는 노사봉씨는 "동생부부가 공인이라 오히려 더 음식 맛과 서비스에 신경을 쓰게 된다"고 얘기한다. 각종 과일로 달콤하게 맛을 낸 간장게장도 별미다. 12월 초부터는 영양돌솥밥과 간장게장을 한번에 맛볼 수 있는 정식(1만2000원)도 판매할 예정이다. 이따금 노사봉씨의 유쾌한 입담은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중구 소공동 72-2. 문의 (02)752-1342
지난 7~8월 미국으로 유학 가 있는 두 자녀와 함께 온 가족이 한 달 동안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왔다는 은희경 작가는 몰라보게 마른 체형으로 변해 있었다. "배낭여행 기간 동안 낯선 도시를 매일 아침 조깅했다"는 그녀.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재충전하고 나니 작가적 에너지를 다시금 찾은 것 같아 너무 좋다"고 말한다. 오랜 일산살이로 이곳 저곳 단골집 많지만 그녀가 최근 자주 가는 곳은 국립암센터 앞 골목에 자리한 '여자만'. 영화감독 이미례씨가 차려 화제가 됐던 인사동 남도 음식 전문점인 '여자만'의 일산점이다. 작가 은희경뿐 아니라 일산에 둥지를 틀고 있는 문화인들의 새 아지트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원고 마감해야 할 땐 멀리 나갈 수도 없고 집 근처에 있는 맛집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으로 기분전환을 하곤 한다"는 은희경 작가는 "일산엔 마땅히 막걸리 마실 만한 곳이 없어 아쉽다 생각하던 차에 '여자만'이 문을 반갑다"고 얘기한다. "안주뿐 아니라 어렸을 적 먹던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종종 찾는다"고. 은 작가는 "이 집은 벌교 참꼬막이 전문"이라며 꼬막요리를 추천한다. 때마침 꼬막이 가장 맛있다는 겨울. "어렸을 적 제사 때 꼬막을 올렸는데 맛보다 까 먹는 게 재미있어서 곧잘 먹곤 했다"며 코를 씽긋거리며 웃는다. 이 집에서 '까 먹는 재미'를 느끼려면 벌교참꼬막(2만원)을 주문하면 된다. 벌교에서 직접 공수해 살짝 삶아내는 꼬막은 야들야들하면서도 쫄깃쫄깃 씹는 맛이 좋다. 까 먹는 재미보다 양념맛을 느끼려면 양념꼬막(소 1만5000원, 대 2만5000원)을 주문하면 된다. 인사동 '여자만'이 주점 형태라면 일산 '여자만'은 밥집+주점 형태다. 안주류뿐 아니라 밥 메뉴도 인사동보다 선택의 폭이 넓다. 그중 하나가 생선을 활용한 구이나 탕 또는 찌개류다. 참조기탕(소 2만원, 대 3만원)도 은희경 작가가 즐겨 먹는 메뉴다. 무와 채소를 듬뿍 넣어 국물맛이 시원하다. 참조기탕의 밑반찬으로 곁들여내는 김치를 한 점 입에 넣은 그녀, "배추가 참 달고 맛있다"는 말을 연발한다. 직원은 '역시 미식가들의 입맛은 다르다'는 표정으로 "홍천에서 직접 기른 배추로 김장을 한다"고 설명한다. 올해도 홍천에 가서 1500포기가량 김장해 올 예정이라고 이렇게 해서 땅에 묻은 묵은지는 삼겹살수육과 홍어삼합 등에 곁들여 낸다. 이 집은 그때그때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제철 생선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데 지금 가면 흑산도산 열기구이(소 2만원, 대 3만원)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생선을 주 재료로 하는 '특선메뉴'는 얼리지 않은 것을 직송해 요리해내기 때문에 단골들 사이에선 "운이 좋아야 먹을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양태나 서대 등 젯상에만 올린다는 '귀한 생선'도 맛볼 수 있다. 굴비를 '삐득삐득'하게 말려 쪄 내는 삐득굴비정식(1만원)도 먹을 만하다.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 있어 세미나나 가족모임을 하기에도 부족함 없다. 일산동구 마두동 853-1. 문의 (031)901-2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