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절기 한로(寒露) ◈
오늘이 한로(寒露)이지요
24절기 중 17번째 절기에 해당하는 한로는
양력으로 10월 8일 내지 9일에 찾아오지요
한로 무렵이 되면 공기가 차츰 선선해지면서 찬 공기가
나뭇잎과 풀잎 등에 맺혀 찬 이슬이 맺히곤 하지요
실제로 한로는 '차가울 한(寒)'과 '이슬로(露)'가 합쳐진 단어로
'찬 이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한로는 곧 찬 이슬이 맺히는 시기라는 뜻이지요
중국에서는
"한로 초후에는 기러기가 초대를 받은 듯 모여들고,
중후에는 참새가 줄고 조개가 나오며,
말후에는 국화꽃이 노랗게 핀다"고 하였어요
고려사에도 이와 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지요
실제로 한로 즈음이면 여름새인 제비가 떠나고
겨울철새인 기러기가 한반도를 찾아오기 시작 하지요
울긋불긋 아름다운 가을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한로 무렵이지요
옛부터 한로는 중양절(重陽節)과 비슷한 시기에 들곤 했어요
중양절은 우리의 세시 명절의 하나로, 양수 중 가장 높은 수인
'9'가 두 번 겹친 날을 기념하지요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는 각 가정에서 예쁘게 물든 국화꽃을 따서
국화전을 부쳐 먹거나 각종 계절 음식을 준비해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중양절과 비슷한 시기에 드는 한로에도
높은데 올라가 국화를 감상하고, 고향을 바라본다는 등의
풍습이 있었다고 하지요
한편 한로에는 머리에 붉은색의 산수유 열매를 꽂기도 했어요
붉은 자줏빛을 띤 산수유 열매는 양의 색으로 벽사의 효과가 있어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지요
그런데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의 변화가 속행하는 시기,
가을의 마지막 두 절기인 한로(寒露)와 상강(霜降) 무렵에는
몸보신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어요
이 무렵 서민들은 미꾸라지로 만든 추어탕을 만들어 먹었지요
미꾸라지는 예부터 가을에 누렇게 살찌는 고기라 하여
'추어(鰍魚또는 秋魚)'라고 불렀는데,
여름 내 더위로 잃은 원기를 회복시켜 주기 위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에 즐겨 먹었어요
본초강목에도 미꾸라지가 양기를 북돋워주는 음식이라고
기록돼 있을 정도이지요
한로와 상강에 먹는 추어탕은 여름철 더위와 일에 지친
농민들의 기력을 보충해 주는 주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어요
한로와 연관된 속담으로는
제비는 음력 삼짇날(음력 3월 3일) 강남(중국 양쯔강 유역)에서 왔다가
한로(양력 10월 8일 무렵)가 지나면 강남으로 돌아가곤 했지요
이처럼 한로는 봄에 왔던 철새들이 돌아가는 기준 시점이 되곤 했어요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제비가 따뜻한 곳으로 이동한다는 뜻으로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라는 속담이 생겨났지요
이는 한로가 날씨가 추워지는 기점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요.
제비와 같은 여름 철새가 떠나고 난 자리에는
겨울 철새인 기러기가 한반도를 찾아오지요
이와 같은 의미로 <제비가 오면 기러기가 가고,
기러기가 오면 제비는 간다>,
<한로가 지나면 제비는 강남으로 가고,
기러기는 북에서 온다>라는 속담이 자리 잡게 되었어요
또 <가을 곡식은 찬이슬에 영근다>는 속담이 있지요
음력 9월의 한로에 접어들면 찬 이슬이 내리는데,
이슬이 내리면 날씨가 쾌청하여 곡식들이 잘 무르익는다는 뜻으로
이와 같은 속담이 생겨났다고 하지요
가을에 이슬이 내리면 곡식이 딴딴하게 잘 여문 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또 다른 속담으로는
<가을바람이 불면 곡식은 혀를 빼물고 자란다>는 말이 있지요
찬 이슬이 맺히는 절기!
한로가 지나고 나면 날씨가 서서히 쌀쌀해 지고
보름후에는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 찾아오지요
두툼한 옷과 이불을 준비하시어 다가올 추위에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一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