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화 영양(식생활) 23-5 "이 음식은 왜 안 먹어요?"
*화 씨는 공동 식당에서 식사를 하신다. 다른 201호, 204호 입주자 분들은 각자의 방에서 식사를 하신다. 공동 식당 메뉴를 받아서도 드시고, 공동 생활비로 식재료 구매해서 국이나 반찬도 만들어 드신다.
간간히 맛난 반찬 만들면 *화 씨 먹으라고 접시에 담아다 나눠 주시곤 한다.
여자 복지사님들이 *화 씨 식사를 준비해서 챙겨드리고 다른 입주자 분 식사를 지원하러 가신다.
걸음이 빠르지 못한 *화 씨는 다른 분들처럼 스스로 그릇을 움직여 반찬을 담아 오시기는 무척 힘들다. *화 씨에게 묻고 반찬을 담아 드려야 하나 걸음이 느린 *화 씨를 챙겨주시려니, 골고루 반찬을 담아서 챙겨 주시고 가신다.
하지만 가끔 보면 *화 씨는 식사 하는 내내 먹지 않는 음식이 있다.
가만히 지켜보면 의사를 묻지 않고 마음대로 잘게 잘라버린 반찬은 먹지 않는다.
섬세하고 예민한 *화 씨에겐 어떤 재료로 만든 음식인지 확인하고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싶은데 너무 친절하신 복지사님들은 잘게 잘라서 주신 것이다.
복지사님들께 부탁을 드렸다. *화 씨 식사를 준비해 주실 때 음식을 자르지 말고 그대로 담아 주시면 *화 씨 식사 하는 상황을 보고 물어보고 잘라 드리거나 그대로 드실 수 있게 지원하기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생활실에서 *화 씨를 지원 하지만 공동 식당에서만 식사를 하는 *화 씨의 식습관이나 좋아하는 음식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식사 할 때 잘 먹지 않는 음식이 있으면 *화 씨에게 어떤 식재료로 만든 음식인지 설명해 주고 맛있다고 먹어보라고 권하면 *화 씨는 직원을 보고 활짝 웃고는 맛을 본다.
먹어보고 맛있으면 고개를 끄덕이며 맛있다고 의사 표현을 한다.
“*화 씨, 이 음식은 왜 안 먹어요?”
“네~~” 고개를 옆으로 흔든다. 색깔 때문인지 안 먹으려고 한다.
“*화 씨, 이 음식은 궁중 떡볶이예요. 맵지 않은 떡볶이니까 맛 좀 보세요.”
“맛있어요” 맛을 보시더니 “엄지 척”을 하신다.
또 어느 날은
“*화 씨, 이 음식은 왜 안 먹어요?”
“.....” 얼굴을 보고 목소리 없이 가위로 자르는 표시를 한다.
“너무 커요? 먹기 편한 크기로 잘라줄까요?”
“네~~” 함박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화 씨 맛있게 드세요?”
“네~~”
어떤 날은 한 가지 음식을 너무 맛있게 먹고 있을 때가 있다.
“*화 씨, 전이 맛있어요?”
“네~ ” 고개를 끄덕이시며 함박 웃는다.
“*화 씨, 전을 좀 더 줄까요?”
“네~~ ”고개를 끄덕이신다.
*화 씨의 경우 조금만 세밀하게 관찰을 해보면 좋아하는 음식을 어떻게 지원해 주는 것이 좋은지 알 수 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스스로 할 수 있게 돕고 부탁하면 노력도 많이 하신다.
지금도 *화 씨는 스스로 걸어서 식당에 들어오고 나가고 식사를 하고 빈 그릇을 스스로 반납해 주신다.
한 번 약속한 일들은 스스로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화 씨와의 관계를 살피고 돕기 위해 그동안 노력했던 마음을 *화 씨가 알아준 것 같아서 감사하고 고마울 때가 많다.
최근에 가장 많이 변한 부분은 항상 본인이 앉아서 식사를 했던 자리만을 고집했었는데 늦게 식사를 하러 오면 이제는 다른 자리로 안내를 해도 직원의 말대로 다른 의자에 앉아서 식사를 한다.
예전에는 무척 기분이 좋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서서 그 자리를 고집했었다.
그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누군가 양보 하기를 기다렸었다.
직원이 부탁하면 거절하지 않고 부탁을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약속한 대로 스스로 사용한 휴지도, 식사한 그릇도 스스로 퇴식구 앞으로 반납해 주려고 노력하는 *화 씨를 볼 때마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아직 *화 씨는 자리로 힘들게 걸어가서 누군가가 차려주는 식사를 하고 있다.
직원은 *화 씨에게 또 다른 바람이 생겼다.
시간에 쫒기지 않고 느긋하게 식사를 할 때 *화 씨 스스로 반찬이며 음식을 그릇에 담아서 식탁으로 가져가서 식사 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좀처럼 그런 날은 오지 않았었다. 몇 번 도전해 봤지만 *화 씨는 걸음이 불편해서 식당에 들어오면 곧바로 자리에 앉아서 한숨을 돌리신다.
오늘 *화 씨가 다른 날 보다 일찍 식당으로 들어오신다.
*화 씨가 바로 자리에 앉으러 가시기에 *화 씨에게 부탁을 드렸다.
“*화 씨, 오늘 반찬을 보고 얼마나 드실지 직접 보시고 담으면 어떨까요?”
“네~~” 잠깐 멈칫 하시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배식대 앞으로 다가온다.
“*화 씨, 오늘은 비빔 냉면에 김치랑, 바싹 불고기, 음료수(써핑쿨)예요.
“네~~” 고개를 끄덕인다.
“*화 씨, 김치는 얼마나 줄까요?”
“하나요” 입모양과 손가락으로 하나라고 답을 하신다.
“불고기는 얼마나 줄까요? 많이 드릴까요?”
“네~~” 고개를 끄덕인다.
“음료수는 복숭아 맛, 파인애플 맛 두 가지예요.어떤 맛으로 먹고 싶어요?”
“이거요~”손가락으로 파인애플 맛을 가리킨다.
“파인애플 맛으로 줄까요?”
“네~~”
*화 씨는 큰 산을 건넌 사람처럼 반찬 선택을 마치고 늘 앉는 자리에 앉더니 직원을 쳐다보고는 함박 웃으신다.
직원이 냉면을 담아서 자리에 가져다 드리고, *화 씨에게 묻고 냉면을 비벼주었다.
*화 씨는 가위로 잘라 달라는 표시를 하신다.
“*화 씨, 냉면을 먹기 좋게 잘라 달라는 거예요?”
“네~~” 고개를 끄덕인다.
“*화 씨, 냉면에 고기를 얹어서 먹다가, 매우면 음료수 먹으면 돼요~”
“네~~”
“*화 씨, 맛있게 드세요.?”
“네~~”
직접 음식을 담으실 순 없어도 물어보고 대답하고 반찬을 담아드리면 본인이 한 것처럼 느끼시지 않을까 싶어서 직접 자신의 반찬을 담는 일에 참여 하게끔 하고 싶었다.
조미회 실장님에게도 이런 상황을 전달하고 *화 씨를 지원 할 때 직접 묻고 반찬을 담아 줄 수 있도록 친절하게 미리 식사를 챙겨주지 않도록 부탁을 드렸다. 다만, *화 씨에게 식사 시간임을 알려주고 식당으로 모시고 올 수 있게 부탁을 드렸다.
누군가의 손을 잡지 않고는 식당 문 앞에서 걸음도 떼지 못했던 *화 씨의 옛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고맙고 감사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화 씨에게 일어 날 것 같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일들이 힘들고 어렵지만 그만큼 값지고 소중하며 스스로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걸 *화 씨도 알고 있는 것 같다.
노력하는 *화 씨에게 저절로 박수가 나올 때가 많다.
오늘 처음 스스로 반찬 담는 일에 참여 했지만 앞으로 지금처럼 매 끼 식사 할 때마다 *화 씨가 직접 자신이 먹을 음식을 선택하게 지원 할 생각이다.
*화 씨, 화이팅!
2023년 5월 25일 강 병 수
당사자인 선화 씨에게 먼저 더 자주 물어 봐 주면 참 좋겠습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