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이런저런 이유로 세계에 그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K-팝과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 한국의 역량을 떨치고 있습니다. 한국의 반도체와 조선업도 세계 산업에서 선두그룹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치안상황도 나름 괜찮은 상황입니다. 한국전쟁직후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에 한국이 포함됐었습니다. 하지만 가난하고 못배운 것을 대물림할 수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정말 뼈 빠지게 고생하고 노력한 덕에 지금 경제력으로 세계10권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칭호도 얻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이고 빛이 강하면 그늘도 짙은 법이지요. 한국은 빨리 빨리로 상징되는 압축성장의 후유증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갈등이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한국입니다. 이른바 갈등 1위국입니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인데다 그것도 민주주의와 공산주의가 첨예하게 부딪히는데 어찌 갈등이 없겠습니까. 분단 79년이지만 남북이 이질적인 분야만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압축성장으로 사회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터져 나옵니다. 갈등을 치유해야할 리더그룹들은 그저 자신들의 욕망에만 사로잡혀 있는 모습입니다.
한국은 자살률 1위국가의 오명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OECD국 평균에 비해 두 배나 높아 38개국 가운데 1위라는 불명예를 쓰고 있습니다.연간 자살로 목숨을 버리는 경우가 1만3천여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하루에 36명 다시말해 39분마다 1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말입니다. 성별로는 여성 자살자가 남성에 비해 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이 세계 1위를 차지한 부문이 또 생겼습니다. 세계에서 인구당 성형수술자가 가장 많은 나라로 한국이 꼽힌 것입니다. 미국의 모 업체가 국제미용형 성형외과학회 데이터에 기초해 통계를 낸 것을 보면 한국이 인구 1천명당 8.9명으로 1위에 올랐습니다. 부상으로 인한 성형수술을 제외한 수치입니다. 한국의 뒤를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그리고 콜롬비아 등 남미 국가들이 잇고 있습니다. 이 업체는 한국의 미용 성형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으로 14조 3천억원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2018년 자료이니 2024년 현재는 그 규모가 더욱 커지지 않았을까 판단됩니다. 외모지상주의 극치라고 비아냥대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한때 세계에서 성형수술이 가장 왕성한 나라로 꼽혔던 아르헨티나 그리고 그런 외모지상주의 등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국가 추락을 겪는 아르헨티나를 따라잡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외에도 한국이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출산률입니다. 정말 부동의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출산률 0.7명은 앞으로 상당기간 깨어지기가 어려운 기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의 노인 인구 증가속도도 엄청납니다. OECD국가중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의 65살이상 고령인구는 연평균 4.4%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고령화 속도는 OECD 평균 증가율인 2.6%의 1.7배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17년후인 2041년에는 33.4%로 인구 세명 중 한명은 노인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2048년에는 65살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38%를 차지해 OECD국가 중 가장 나이 든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저출산에 고령화까지 첨가되면서 참으로 암담한 미래가 예측되고 있습니다.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과 함께 노인빈곤율도 OECD회원국 중 가장 높습니다. 자식들의 교육 등에 올인한 탓에 정년후 쉬지 못하는 노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갈수록 평균수명은 더욱 늘어난다는데 노인들의 한숨소리는 더욱 커져만갑니다. 자식들에게 손을 벌릴 수도 없습니다. 자식들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요즘 물가가 좀 높습니까. 젊은층의 고민과 노고도 더욱 강도가 심해져 갑니다. 노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구직에 나서지만 어디 그런 자리가 쉽습니까. 그냥 폐지를 줍고 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는 노인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앞으로 부정적인 1위보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1위, 또는 상위권 부문이 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갈등도 좀 줄어들고 자살률도 낮아지고 저출산도 해소되고 노인빈곤률도 낮아지면 좋겠습니다. 외모지상주의인 성형 수술 세계 1위도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한때 한국은 부모님이 주신 머리카락을 자를 수 없다고 난리를 친 나라 아닙니까. 부모님이 주신 외모에 칼을 들이대고 왜 엉뚱하게 바꿔버리는가요. 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2024년 1월 2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