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기도 1109. 지평선과 블랙홀 그리고 매질(媒質)
민요세비
‘우주의 지평선’ 은 인간이 측정할 수 있는 지식의 한계 거리입니다. 현재의 지점으로부터 밖으로 향해 존재를 관찰 할 수 있는 경계 까지를 우주의 크기라고 말하는 것이고
‘사건의 지평선’ 은 거대한 중력에 의해 그 경계를 넘어서면 빛도 빨려 들어가면 사라지고 시간도 공간도 휘어져 왜곡되어 버리는, 밖으로는 탈출할 수 없는 공간이나 위치를 말한다는데 ‘블랙홀’이라고 한답니다. 과학자가 아닌 저는 이해가 잘 안됩니다.
그러나 과학이나 문학이나 종교, 어떤 학문을 연구하던 ‘미지의 세계’라는 것에 대한 나름의 사유(思惟)는 있는 법이어서 끊임없이 질문을 하게 되고 유추하게 합니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지는 것이 지식이라고 합니다.
‘마음의 지평선’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그리고 ‘생각의 지평선’은 들어보셨나요?
모든 한계의 너머에는 유추할 수 없는 상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블랙홀이라는 존재는 우주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의 마음 속에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한번 빨려 들어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강력한 흡인력을 가진 구심점이 있어서 그 경계에 서면 균형을 잃고 정신을 잃고 분별력과 원심력을 잃어서 중심으로 휘말리게 되는 힘, 신의 영역 같은 공간 하나쯤 가지고 있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 블랙홀에 가장 쉽게 빨려 들어가는 것이 사랑인 것 같습니다. 특히 남녀가 사랑하게 될 때 양극의 힘은 강력해져서 거의 충돌하다시피 하여 서로를 빨아들이지요.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두개의 극이 중력으로 작용할 때는 그 사이에 이미 전제되는 조건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서로 끌린다고 하는 매질(媒質)이 존재하는 것이지요.
자력 같은 이 매질은 평소에 스스로 발달시켜서 품고있는 힘, 중력이지요. 이러한 매질을 평소에 발달시켜 놓지 않고는 어떤 블랙홀을 만나도 중력이 작용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게 된다는 새 이론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늘로 가는 일도 하늘로 가려는 원의를 발달시켜 놓지 않고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나라가 내게로 올 것 같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