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건축기술의 발달로 서울 부산만 하더라도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다.
엘리베이터가 없었을 때는 기껏해야 5층이 한계였다. 난방이 가스가 아니고
연탄이였던 서민용 아파트에서는 연탄장수가 연탄을 지게에 져다 날랐다.
층수가 높을 수록 배달료가 달라 연탄값이 비쌌다.
우리가 마산에서 부산으로 이사 와서 망미동에서 삭월세로 살다가 부산대학
뒷편 구서동에 신축한 계단식 예그린 아파트(26평)로 이사를 했다.
겨울철 난방을 위해서는 베란다에 연탄을 많이 사서 쟁여 놓아야 햤다.
방이 3개니까 연탄 보일러에 아껴 써도 하루에 3장씩은 들어갔다. 다 타고난
연탄재 처리도 청소차가 확성기로 새마을 노래를 틀면 들고 뛰어 나가야 했다.
문틈으로 새어든 연탄가스(일산화탄소)에 어머니가 중독되어 대동병원에서 고압산소통 속에서
12시간만에 깨어나시기도 하였다.
지금 내가 사는 아파트는 20층짜리중 9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오르내리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대개 한달에 한번 안전 점검 한답시고 한 30분은 운행이 정지된다.
그외 신문배달이나 택배 기사는 배달 층마다 미리 스위치를 눌러 놓아 도중에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면 인내심을 가지고 한참동안 기다려야 한다.
어떤 사람은 사람이 바빠 죽겠는데 주민도 아닌 주제에 자기들 편의만 생각한다고
그들에게 버럭 화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가 없다.
그 외에도 외출하려고 현관문을 나설 때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고 있으면 마치 도로에서
택시를 발견한듯 기분이 좋다. 하지만 11층,10층으로 내려오다 내가 기다리는 9층에서
서야 하는데 신호입력 시간이 지체되어 지나가 버릴 때는 난감해지면서 발로 콱 차버리고 싶다.
그리고 외출했다가 우리 라인 아파트 현관문을 들어섰을 때 1층에 머물러 있으면
다행인데 맨 꼭대기층인 20층에 머물러 있으면 화가 치밀고 그보다 더 속을 뒤집는 것은
1층에 머물던 엘베가 막 타려고 다가서면 누군가 윗층에서 스위치를 눌러 윗층으로 달아나 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