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경쟁에서 아웃사이더가 된 女 (26)

[whoever-_-]

여기에 글을쓰면 취업준비에 한창인 제 동기들도 분명히 읽을테죠

하지만 그 아이들은 제 상황이 이렇게까지 심각한지는 모를거예요

저는 빠른 84년 생으로 19 에 대학교 1학년이 되었어요.

선배 언니들에게 얄밉게 "전 아직 십대니깐요" 라고 입방정 떨던 때가 엊그제 같네요.

학교는 수도권 내의 2년제 대학교였지만 전 만족하며 다녔어요

배우는 것도 재밌었고 노는 것도 좋았거든요

그러다가 문득 나이도 어린데 도전을 해보고 싶었어요

부모님께 재수를 하겠다고 했지만 반신반의 하시며 집 근처의 재수학원을 보내주셨어요

서울에 있는 유명학원으로 옮기라는 주변의 권유도 만류하고 전 다니던 학원도 자율학습 시간이 부족하다며 그만두었어요

구립도서관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가서 개관부터 폐관까지 공부했어요

수능을 보았더니 경기도 4년제 진입이 가능해졌어요

욕심이 났어요

공부를 또 하기로 했죠

이번에는 서울에 있는 재수학원에 다녔어요

공부를 해나가며 스카이도 갈 수 있을것 같았어요

수능을 모의고사보다 많이 못 봐서 좌절했지만 전 명문 여대에 가게 되었어요

그렇게, 산소학번(02)이던 제가 05 학번이 되었죠

2학년에 부모님이 어학연수를 보내주신다고 했는데 영어공부를 더 하고 고학년 때 가겠다며 거절했어요

3학년 때 어학연수를 보내달라고 했더니 집안 형편이 전 같지 않대요

결국 3학년을 마치고 내 살길 찾아야겠다 싶어 휴학을 했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자격증과 어학점수를 만들겠노라 포부가 컸어요

이 시기에 제 학교 친구들이 (주로 85년 생) 너도나도 연수를 가기 시작했어요

영국, 미국으로 다들 가버리고 외로운 와중에 연애를 시작했어요

휴학기간은 그렇게 지나가버렸네요..

아무것도 해 놓은 것 없이 학점조차 만족스럽지 않은 지금

지나온 날들이 너무 야속하고 스스로가 원망스러워요

같이 놀았던 친구들 모두 학점이 4.0을 돌파했는데 저만 3.5 간신히 넘네요

나이 먹어서 어린 아이들과 놀다가 기가 빨린게 분명해요 -_-

토익도 딱 700 인데 충격적인건 제가 영문학과라는거죠

이제 슬슬 취집을 꿈꾸고 있어요

제 그 야망과 이상은 다 어디갔는지 모르겠어요

지금부터 하면 된다지만 앞이 아득하네요

토익, 컴퓨터, 자격증, 면허 등등 언제 마련하죠?

정말 할 말이 없다는거 스스로 잘 알아요

너무 놀았죠

그렇게 어렵게 재수공부해서 들어온 학교인데 쫒겨나듯 졸업하게 생겼네요

지금 저에게 남은 경력이라곤 아빠 빽으로 아빠 다니시는 회사에서 인턴한 것 밖에 없네요

여러분 모두가 가고 싶어하시는 회사라 차마 이름은 못 밝히겠어요

이 이력도 쓸라치면, 아버지 직업 쓰는 란에서 흠칫해요

누가 봐도 낙하산 같으니까요 -_-;

이런 와중에 아버지의 정년퇴직이 코앞으로 다가왔어요

어제 저녁에 부모님이 부동산 처분에 대해 의논하시는걸 들었어요

이대로는 독립은 커녕 지금 살던 만큼도 못 살거 같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와요

가장 큰 문제는 공부하기 싫어 미쳐버리겠다는거예요

이런 닥취의 치열한 분위기가 너무 이질적이예요

전 정말 학교 다니며 한량이었나봐요

제가 자신있는건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과 카페목록 작성밖에 없어요

근데도 친구들은 저더러 성공할거래요

주변 사람들은 제가 거짓말이나 내숭을 부리지 않는대도 늘 저를 과대평가해요

여자 나이 스물여섯, 아니 빠른이니까 친구들은 스물일곱..

피부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아요

빨리 취업해서 비싼 기능성 화장품으로 바꿔달라고 아우성이네요

원래 있던 밑천도 바닥 나고 있는 기분이네요

위로를 바라고 적는 글은 아니예요

이미 제가 저의 심각성을 너무 잘 알아요

그냥 저를 보고, 스펙에 너무 초조해 하지 마시고

저같은 사람도 있으니 위안을 삼으시라고 글 올려요..

다들 좋은 회사 가세요..

[해월_]

읽다가.. 읽다가.. 저도 모르게 탐구생활 말투로 읽었네요ㅋㅋㅋ

[whoever-_-]

저도 쓰다보니 탐구생활 말투더라구요? -_-;

[Coup_de_Grace]

"불안감이 엄습해와요"에서 그느낌이 확 오더군요. 저만그런게 아니었네요.

[巨 人]

ㅋㅋㅋㅋ

[whoever-_-]

같이 힘내요 ㅠㅗㅠ

[巨 人]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닥취하는 쫑이♡]

잘 되실꺼예요... 저도 친구들의 위로인지 과대평가인지... 부담스럽네요.. 정말 해논거 하나도 없는데

[whoever-_-]

남의 이목이란거. 진짜 무서운거 가태요

[巨 人]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은24]

그래도 모두들 가고싶어하는? 아빠회사? 에서 낙하산의 줄이 내려왔네요~캬캬캬캬..ㅋㅋ

[whoever-_-]

어차피 그 회사는 제가 입사지원할 꿈도 못 꾸는 곳이네요.. 연수도 안 갔다왔는데 그것마저 안 했음 정말 더 큰 구멍 났을듯..

[巨 人]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꺄악꺄악꺅]

재수때 하던 마음 다시 꺼내셔서 취업 준비 하심 될거에요, 화이팅! ^^ 힘내요. 살아갈 날이 더 많은데, 당장 취업에 기죽지 말아요! ^^

[巨 人]

ㅋㅋㅋㅋㅋㅋㅋ

[whoever-_-]

응원해주신 분들 고마워요 :)

[독하게합격]

힘내세요. 토익이야 올리면 되는겁니다! 저번에 기사에서 보니까 늦깍이 신입사원 여자 나이가 28살인가 그랬던듯. :) 홧팅홧팅

[巨 人]

ㅋㅋㅋㅋ

[힘내세요~]

그러게요.. 재수때.. 독하게 가지셨던.. 그 마음으로 도전한다면 무엇이든 못하겠어요~ 네? 자신감 가지세요.. 글쓴님보다 더 부족하지만.. 열정하나로 충분히 성공하신분들이 많거든요 ^^

[巨 人]

ㅋㅋㅋㅋㅋㅋ

[whoever-_-]

네 스스로 상기하는걸로 부족했는데 재수얘기 해주시니 다시 용기가 생겨요! 고맙습니다

[닥취하는그라탕걸]

힘내세요!!! 어쩌면 늦다고 생각할 때가 빠를수도 있으니까요....ㅎ

[巨 人]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JAGUAR]

1년이면 토익 250점 이상 올리고, 자격증 한 두개 취득하고, 면허까지 가능하겠는데요? 1년 더 살면 됩니다. 과거를 교훈 삼아 더 이상의 시간 낭비만 안하면 되죠. 힘내세요~ 여자나이 26이면 요즘 세상에서는 한창이죠~ㅎㅎ

[巨 人]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굳럭.]

아 이 말씀도 공감합니다..ㅋ

[巨 人]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용]

동감. 휴... 초기 유망주였다가 폐장주가 되어가는

[whoever-_-]

아.. ㅠ 초기유망주 ㅋㅋ 사랑과 관심으로 받아들여야겠쬬? 흑

[이웃집놀던형]

힘내세요~!

[巨 人]

ㅋㅋㅋㅋㅋㅋㅋㅋ

[굳럭.]

캬~ 공감합니다. 명문대 나온 여자가 아직까지도 합격소식 못전하고 이렇게 있다는 거, 정말 자존심상하고 슬퍼요. 남자는 스펙이 더 낮아도 지금 면접 몇 개씩 다니고 그러던데 정말 같이 웃고 지내던 사람이지만 질투나고 화나고 그러네요. 화이팅이란 말도 함부로 못하겠습니다. 그냥 같은 처지인 사람이 또 여럿 있구나 위안 삼으시고 아직 발표 안난 기업에서 면접보라는 소식이 들려오길 빌어봅시다.

[巨 人]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윤수희씨〃]

글 잘쓰시네요 홧띵하세요 토익700도안되는 사람 여깃으니까요 ㅋㅋ

[巨 人]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whoever-_-]

ㅜㅅㅜ 오늘 서점에 다녀왔는데 토익이 뭐길래 토익 교재 코너 앞은 언제나 빠글빠글

[닥취하는난정이]

아웃 사이더 아닙니다,ㅋ 힘내세요~ 친구들도 님을 응원하고 계시잖아요~ ㅎ

[巨 人]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닥취하는 초우묭수]

힘내세ㅕ~!

[巨 人]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굳럭.]

巨人--> 취업이 안되서 살짝 어케 되셨습니까.

[whoever-_-]

진짜, 잠도 안 오구 등업도 해야겠고 내키는대로 쓴 글인데 이렇게 많이 응원들 해주셔서 힘이 나요. 다같이 화이팅해요 !

[알겠다]

여대 중에 명문대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