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가 간절한 삶에머무르다 도망치듯 달려온 제게, 이곳은 따뜻한 요람의 온기로 저를맞이했습니다.
스스로를 몰앗워 상처받던 나날들을 위로 받을 수 있어 기분 좋게다녀갑니다.
바다가 늘 그 자리에있는 것처럼 새고서람도 늘 이곳에 있어 주길 바랍니다.'
책방에 출근하면 가장먼저 하는 일이 있다.
새젹에 찾아온 손님의 흔적을 발견하는 일이다.
책방 창가 쪽에 놓아둔 방명록에는 누군가가 다녀가며 남긴 문장이 더해져 있다.
그들이 꾹꾹 눌러 적은 글을 읽ㄱ으며, 대면하지 못한 새벽 손님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 본다.
내가 운영하는 책방은 영등포 청과 시장 2층에 있다.
알고 찾아오는 게 아니면 책방이 있는지도 모를 은밀하고도 신비한 동네.
여기까지 찾아온 사람들을 위해, 책을 만나고 샆을 때 언재든 올 수 있ㄷ록 24시간 문을 열어 두고 있다.
새벽에는 무인으로 운영하기 떄문에 손님을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문장으로 소통하고있다.
이 시간대에 찾아오는 손님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현실에 지쳐 도망치다 이곳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아무도 없는 공간, 조용히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 영롱이 불빛들, 청과시장에서 들려오는 도매상인들이
아침을 준비하는 잔잔한 소음까지, 서울의 소란스러움과는 동떨어진 비현실적인 공간에 발을 들이는 순간,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은 비로소 자신에게 쉼표를 선물하는 시간을 갖는다.
도망친다는 건 사실 인생의 정답을 찾기 위해 애쓰는 행위가 아닐까.
책방에ㅔ 놓인 책은 각자 자신만의 정답을 찾기 위해 애쓰는 행위가 아닐까.
책방에 놓인 책은 각자 자신만의 정답을 찾으려 헤멘 자들의 기록물이다.
책을 읽는 것은 나보다 앞서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한 사람들의 흔적을 마주하는 일이다.
누군가가 명코ㅔㅐ하게 답을 내려 주진 않았겠지만 책방에 더녀간 손님드은 혼자라는 해방감을 느끼고,
수많은 문장이 주는 온기로 자기 자신을 달래고. 흔들리는 나침반을 올바르게 맞추고는 다시 현실로 돌아갔을 것이다.
새벽에 불 커진 책방이 목적지 없이 헤매는 이들의 도피처가 되는 셈이다.
사람은 사람에게 영향 받고 또다시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친다.
새벽에 다녀간 손님의 문장은 책방을 홀로 운영하는 내게 큰 힘이 도니다.
그 힘은 현실에서 비현실적인 일을 고수하는 나의 흔들리는나침반을 꼭 잡아 준다.
비록 우리는 만난 적 없지만, 서늘한 새벽을 이야기하며 서로 따뜻한요람이 돼 주는 관계다.
언제든 스스로에게 쉼표를 선물하러 오길 바라며 오늘도 책방의 불을 호나하게 켜 둔다. 최수민 새고서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