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년 8 월 8 일 일요일 맑음
까딱 했으면 더위를 잊고 지날뻔 했다.
수시로 불어오는 시원한 산들바람에 깜빡 속아
열대야로 지글지글거리던 삼복더위마저 우습게 여겼더니
기어코 불어오는 바람마저 후끈한 열기가 전해져온다.
그러나 이곳은 그래도 견딜만 하지만
명색이 말복인데 대접은 해줘야 되지 않겠는가 ?
점심식사 후 올여름 처음으로
한시간을 쉬기로 했다.
모처럼 낮잠을 즐겨볼까 하였더니
풀향기 아내가 카메라를 들이대고 깔깔거리는 통에
애들 체스놀이 하는 옆에서 독서하는 척을 해본다.
정말 읽고싶은 참으로 좋은 책이 전부터 있었는데
요즘은 도통 마음의 여유를 낼수가 없으니
아직 책 주문조차 넣지 못하고 있다.
혹시 좋은 책도 아껴두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글거리는 말복을 맞이하여
후끈한 대지의 열기속으로
신나게 땀흘리는 놀이를 하여보자.
푸르른 하늘에 한가로운 구름 그늘과
가끔씩 반겨오는 시원한 바람의 친구가 없었더라면
한낮의 뙤약볕을 결코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풀향기 아내는 땅콩밭을 매며
쥐새끼가 훔쳐버린 비어있는 땅콩밭에 뿌려놓은
당근모종을 솎아주고 있다.
풀천지는 들깨밭 풀매기를 자청하여 맡게 되었는데
한낮의 열기가 비오듯 땀으로 쏟아진다.
연이어 몰려오는 손님들 접대하랴
연일 밤을 새워 과음 과식한 덕분에
보기 싫게 살이 찌고 말았는데
줄줄이 흐르는 땀방울이 살이 빠지는 느낌이 되어
그리도 기분 좋을수가 없다...^^
도라지 꽃 그늘 아래서
부지런한 말복이 지나간다.
한참 일하다 모두 풀천지 선녀탕으로 달려가
온몸을 젖으며 물싸움하고 노는 모습을
미처 사진을 찍지 못하였지만
최고의 피서지 풀천지에서
무더운 말복을 즐거운 일놀이를 하면서도
아쉬움없이 신나게 보낼수 있었다.
선녀탕 한쪽에 좋은 바위가 있는데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중이다.
해로운 사료를 일체 먹이지 않고 키우는 풀천지 닭들은
빨리 자라지를 않고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아직도 중병아리같다.
한마리 한마리가 천하보약이 되어간다.
한바탕 시원한 물놀이 후
재현이와 재홍이는 다시
하우스 주변 풀매기를 하고 있다.
말복 기념 풀천지 꽃과 열매들을 소개해 보자.
좋은 꽃을 오래 보고 싶으면 백일홍을 많이 심으면 된다.
올해는 날씨가 가문 탓에 대추가 풍년이다.
모든 식물은 반드시 인간의 부족한것들을 채워주기 마련이다.
아침에 먹으면 두뇌에 좋고
저녁에 먹으면 정력에 좋은 호두도 풍년이다.
떡호박도 달콤하게 익어간다.
작업장에는 정리를 마친 종자 마늘들이 한가득이다.
머루도 익어가기 시작하는데
산새들이 얼마나 남겨줄지 기대해본다.
달콤한 추억을 깨물수 있는 단수수도 맛볼때가 되어간다.
2 층 카페 앞에 심어놓은 백일홍도 말복 더위에 지쳐간다.
늙은 오이는 놔두고
싱싱한 오이를 따서
콩을 갈고 얼음 띄워 오이냉콩국수 즐기어 보자.
오이를 많이 심어두었으니
맛있는 된장에 화끈한 매운맛의 토종고추만 곁들이면
한여름 반찬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탁월한 효능을 자랑하는 수세미도 넉넉히 심어 두었으니
기관지가 안좋은 분들을 위하여
반가운 소식을 전해본다.
며칠동안 애쓰고 매어놓은 서리태 콩밭도 말끔하기만 하다.
풀천지 야생 사과는 제멋대로 익어가고
성질급한 청양고추도 빠알갛게 익어간다.
금선화도
나리꽃도
자태를 뽐내는데
상사화는 아직도 누구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도시에 살때는 옥수수 맛있는줄 몰랐는데
농부가 되고 나서 옥수수처럼 맛있는게 없다.
올해는 족두리꽃을 미처 신경을 못써주었더니
제대로 필까 말까 시위를 하고 있다.
토종호박이 이제사 세상구경을 한다.
최고의 풀천지 고추를 위하여
건강하고 깨끗한 고추가 병없이 자라난다.
저녁나절 박진우 한의사의 형 박진탁 후배가
최근에 함께 일하게 된 처자를 데리고
풀천지에 반가이 놀러왔다
노총각 노처녀가 정겹게 풀천지 오리탕을 끓이고 있노라니
숨겨진 마음들이 그대로 보인다.
마늘과 양파를 까는데도 저렇게 즐거울까 ?
말복을 맞이하여 오리탕을 끓였더니
마침 반가운 인연의 벗이 찾아와
즐거움을 더해준다.
밥상위의 푸짐한 성찬들은
모두 천하 보약과 다름없는 풀천지가 직접 기른 농산물들이다.
박진우 한의사 형제는 맑은 숲속에서
다함 치유센터를 만들어 놓고
환자들에게 참된 치료를 하기 위해
풀천지의 농산물들로 식단을 짜고 있다.
백번 큰소리 치면 무엇 하겠는가 ?
풀천지의 농산물을 고집하는것만으로도
최상의 치료를 할수 있는
실천적인 자격이 있는 셈이다.
깊어가는 여름밤을 위하여
작은 축제를 시작해 본다.
잘 부르건 못 부르건
마음의 노래는 맛있는 음식과 달콤한 술에 취해
이미 최고이다.
풀천지 보컬 재현이의
특유의 중성보이스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여름밤은 깊어만 간다.
이만하면 말복을 서운치 않게 보낸것 같다.
풀천지의 풍성한 하루의 행복에
신나게 취할수 있었으니까...^^
첫댓글 장모님 생신이라 처가인 영동을 다녀 왔습니다.이리 저리 돌아다니다 풀천지를 방문해 보니 역시 보람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십니다. 재현이 재홍이가 웃통 벗고 체스 하는 모습도 재밌고 선녀탕도 참 시원해 보입니다.
풀천지와 같이 하는 대추며 호박이며 머루.. 꽃들이 주인장 닮아 제 색깔을 내고 있는것 같아 보기에도 좋아 보입니다.
한번 만나 본 진탁씨 얼굴도 반갑고.... 가까운 시일내 꼭 한번 들러 풀천지가 아끼고 자랑하는 천하보약도 한마리
얻어 먹는 영광도 한번 누려야 될것 같은 기대도 해 봅니다.
멀리서도 힘을 주시는 풀천지 모습 모습에 감사 드립니다.
태수씨도 이리저리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군요.
소박한 농부의 삶은 생각보다 풍성하답니다.
마음껏 즐거움 나누게 될
반가운 방문소식 기대할게요...^^
저희 가족도 말복을 석포면 계곡 하늘아래서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사실 말복인지도 모르고 돌아와서야 알았습니다.
귀농을 위해 반야계곡쪽 땅도 볼수 있었습니다. 역시 가격이 제일큰 문제입니다...
아직은 어떤땅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조차없지만 자꾸 다녀보면 우리 가족을 기다리는 땅도 있을거란 생각에 설레임도 있구요..올라오는 길이 너무나 막히더군요.. 서울로 서울로 향하는 그많은 차들속 사람들은 내일을 기다리며 설레일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지금 저와 아내의 마음처럼요..
아름다운 꿈의 모습대로
반드시 아름다운 땅이 나타나게 될것입니다.
건강공부 열심히 하면서
빠른 시일내에 좋은땅을 만나시길 바랍니다.
안현필 선생님책을 정독중입니다. 그동안 몰랐던 사실들에 놀라는 중입니다.
수세미가 기관지에 좋다는 것 처음 알았습니다. 말복의 풀천지는 그야말로 풍성하군요. ^^ 고추는 병해가 많다는데 풀천지에서는 어떻게 병해를 예방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신통하리만큼 기관지 계통에 수세미효소가 좋답니다.
단 풀천지처럼 땅에 안좋은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야생에 가깝게 재배한것이라야 합니다.
풀천지 고추도 벌레 먹은건 가끔 있답니다.
이런저런 병도 가끔 찾아오지만
전혀 신경 안쓰고 가만히 놔두면
건강한 땅에서 자라난 건강한 고추의 힘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이겨내더군요.
병해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풀천지식 처방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농촌을 지나다 보면 고추밭이 망가진 곳이 많은 것 같은데 풀천지는 농약을 하지 않아도 고추를 길러내고 있는 것 보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역시 땅의 힘이 중요하군요.
다른 귀농하시 분은 천연 재료를 이용하여 매주 한번씩 약을 뿌린다고 합니다. 그래도 병충해 먹은 것은 멀리 내버린다고 하더군요.
일하면 체중도 조절되고 운동효과도 있고 정신 건강에도 유익하고 여러가지 잇점이 많습니다.
처녀 총각 사진이 예술입니다.^^ 너무 아름답게 보입니다.
세세히 살펴주시는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