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의 뇌병변 1급 장애인들이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라”며 길거리로 나섰다.
지난달 28일부터 구미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며 구미시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는 이는 김성훈(26ㆍ남ㆍ뇌병변 1급)씨와 정하송(22ㆍ남ㆍ뇌병변 1급)씨.
김씨는 “구미시의 저상버스수가 2대에 불과해 장애인들이 이 버스를 이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운행 노선도 한정돼 있지만, 한번 차를 놓치면 4~5시간을 기다려야 하기에 외출을 포기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도시는 장애인들이 편히 다닐 수 있게 지하철이나 리프트 택시(장애인들을 위한 특별 운송 수단), 저상버스(계단이 없고 낮아서 장애인뿐만 아니라 임산부, 노인 등 교통약자를 배려한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운행하고 있으나 구미시는 장애인을 위한 콜 택시도 없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지난 2005년 정부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을 제정해 5년 단위로 저상버스 도입 등이 포함된 지방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세워 시행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에는 장애인용 경사로, 유도시설 등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시설을 설치하고 위반할 경우 제재 방안까지 정하고 있으나 저상버스에 대해서는 도입을 하지 않아도 특별한 제재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시내버스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수입차량이라 부품수급 등에 불편이 있으며, 바닥이 낮아 요철도로를 지나면 파손 등이 쉽다는 이유로 저상버스 도입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구미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매년 저상버스 구입여부를 지역내 버스회사에 물어보지만 응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저상버스 구입시 약 1억원정도의 보조금을 지원해 주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버스회사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씨 등 장애인들은 “구미시와 비슷한 규모의 포항시는 저상버스가 13대 운영되고 있다”며 “구미시에만 유독 저상버스수가 적은 것은 구미시가 교통행정을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묻고 “저상버스 도입이 확정될 때까지 1인 시위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신현일 기자 kcshi@idaegu.com
사진- 거북이장애인재활센터(구미시 형곡동)에 거주하는 김성훈씨가 구미시청 앞에서 휠체어를 탄 채 교통약자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 저상버스를 도입하라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