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조직신학: 서론 - I. 종교
2. 종교의 용어
영어로 종교를 Religion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다시 읽다, 반복하다, 결속하다, 두려움으로 돌아보다”라는 여러 가지 뜻을 가진 말에서 왔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결속하다’라는 것은 하나님과 인간이 결속하는 것을 말하는데, 종교를 통해서 죄인이 하나님과 교류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며, ‘두려움으로 돌아본다.’라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두려운 마음으로 스스로의 죄를 돌아본다는 뜻이라고 말합니다.
종교는 한자로는 마루 宗, 가르칠 敎를 씁니다.
누군가가 종교의 漢字를 재미있게 破字했습니다.
‘보일 示’字의 파자를 봅니다.
위에 가로로 있는 한 一字 같은 획이 ┳처럼 생긴 것 위에 있고, 그 좌우로는 아래로 무언가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처럼 생긴 것은 제사상이고 ‘한 一’字는 제물입니다. 양옆으로 내려오는 두 줄은 제물이 흘리는 피입니다. 그러니까 ‘보일 示’字의 파자는 피 흘리는 제사 드리는 것, 그것을 하나님께 보인다는 뜻이라고 말합니다.
종교의 宗字는 마루 종이라고 합니다. 마루는 머리 또는 우두머리, 가장 뛰어난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宗字를 보면 피 흘리는 제사를 드리는 ‘보일 示’자 위에 갓 머리를 씌웠습니다. 갓머리는 집을 뜻하니까 ‘마루 宗’자는 ‘보일 示’자를 집 안에서 행하는 것을 나타냅니다. 집 안에서 하나님께 보이려고 피 흘리는 제사를 지내는 것이 바로 ‘마루 宗’자이며, 교는 가르친다는 뜻이니까 ‘종교는 하나님께 피 흘리는 제사를 드리는 것이 가장 뛰어난 행위라는 것을 가르침’이라는 말이 됩니다. 이것이 파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입니다.
示 = 一 + ┳ + I I
宗 = 宀 + 示
3. 기독교는 종교가 아닌가?
일부 신학자들이나 목회자들은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전편에서 말한 사전에 있는 종교의 정의처럼 종교는 인간이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얻기 위하여 절대자를 찾아가는 행위를 말한다면, 기독교는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하여 우리가 하나님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시는 것이기 때문에 종교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독교인도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원하지만, 그것 때문에 하나님을 먼저 찾아가서 믿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은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종교는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때 평안과 행복을 느끼지만, 기독교는 상황이 바뀌지 않아도 가치관의 변화로 만족을 누릴 수 있다는 것에서 종교가 아니라고 말하는 면도 있습니다. 일반 종교의 목표는 나 자신의 평안과 행복이지만,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 목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자신이 변화되는 것이 기독교이기 때문에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고 신앙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독교의 가장 중심적인 요소는 변화입니다. 예수 믿고 구원받으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닙니다. 구원받았으면 새사람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고린도후서 5장 17절]의 말씀처럼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새것이 되었다는 것은 몸이 새로워졌다는 말이 아닙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고, 가치관이 새롭게 바뀌었다는 말입니다. 구원받고도 여전히 예전의 모습을 가지고 변하지 않은 상태로 있다면 그 사람은 세상의 일반 종교인과 같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 외의 어느 종교도 자기네 신을 만나서 자신이 변화되는 것을 말하지도 않고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다른 종교의 금욕이나 수도 생활은 변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위한 것입니다.(*이 부분은 기독교적 관점에서 말하는 것이니까 오해없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하나님을 만난 자가 반드시 변화되기를 요구합니다. 구원받고 변화가 될 때, 즉 가치관이 눈과 생각과 가치관이 하나님의 뜻으로 변화될 때 비로소 우리는 종교를 초월해서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기독교인이 변화된 신앙인이 되지 못하고 옛사람에 머물러 있으면 그 사람은 종교인에 불과한 것입니다.
앞에서 한자를 통해서 본 것처럼 하나님께 제사 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종교라면, 그 가르침에 따라 하나님의 뜻을 알고 자신이 변화되어 하나님의 자녀답게 되는 것은 신앙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예수 믿고 변화되어 하나님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원하시니까 우리는 종교인으로서가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살아가야 합니다. [누가복음 18장 8절]에 예수님께서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고 말씀하시는 것도 예수님이 이 땅에 다시 오실 때에 종교인이 아니라 변화되어서 신앙인이 된 자의 믿음을 볼 수 있겠느냐고 한탄하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