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은 마음 편하게 시간을 보냈다.
경기를 마쳤으니 부담은 없고...시간은 많고...
대포항 횟집에서 군산시청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으며 소주잔을 건냈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정구형님이랑 둘이서 오징어회를 놓고 피쳐를 두 병이나 뚝딱!
일요일엔 5Km, 10Km도로경기가 영랑호 주변에서 열린다.
10시부터 경기가 시작이니 달리기를 마친 뒤 곧바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이후 일정을 갖는 것으로 하고 다들 짐을 방에 놔두고 대회장으로 이동.
물가에 잘 조성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는 이 호수는 둘레가 8Km에 이를 정도로 규모도 크고 동쪽은 바다와 연결되어 있으니 민물호라기 보다는 어떻게 보면 바다의 일부일 수도 있을 듯.
영랑호 리조트 옆의 잔디광장에서 출발하고 호수의 2/3가량을 돈 뒤 속초의료원 부근에서 반환해서 돌아오는 코스인데 교통통제도 용이하고 달리기에도 부담이 없는 최상의 조건을 갖춘 듯.
땡볕이 내려쬐는 중에 출발신호가 울리고 그리 많지 않은 주자들이 대부분 아치를 지난 뒤에 느긋하게 출발해 조깅모드로 분위기를 누리며 달린다.
500미터 무렵에선 박회장님과 이희복님을 만나 한참 이야기를 나누며 동반주를 하고 이후로 지속적으로 속도를 올려가며 대열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꾸준히 주자들을 앞질러 가는 재미는 쏠쏠하지만 뻐꾸기로 뛰는 입장이기 때문에 행여라도 눈에 거슬리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반환점을 22'51"에 돌고 후반에는 서브3페이스까지 속도를 올려 끝까지 유지하면서 밀어본다.
후반기록은 21:00가 나와 43:52로 뻐꾸기 레이스를 마친다.
출발점 바로 옆의 범바위도 구경하고 웃통을 벗어 썬텐도 하면서 사람들을 기다렸다가 예정된 대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되돌아가 씻고 짐을 챙겨 나와 점심식사.
그런데...이때가 1시도 채 안된 때인데 3시에 시작하는 폐막식을 참가해야 된다고...갈길이 먼데...
그러던 중 현지인의 조언을 들어 인근 척산족욕공원에서 발을 담그며 피로를 풀고 시간을 떼우고 난 거기다 한술을 더 떠서 목우재 터널 너머 설악산 신흥사까지 구경하고 돌아올 기회가 주어진다.
설악산이 이렇게 가까운데 있을 줄이야...
그간 몇차례 산행때 신흥사로 하산을 한 적이 있었지만 불상 앞에서 사진만 찍고 서둘러 나오기 바빴지 둘러볼 여유조차 없었는데 일주문 앞의 찻집에서 댓잎차까지 마시며 자투리 시간을 알뜰하게 채운다.
4시가 조금 넘어 출발한 버스가 강원도를 벗어날 때까진 순탄하게 잘 갔는데 강촌 부근부터 밀리기 시작하더니 국도로 바꿔타도 요지부동. 말로만 듣던 강촌유원지를 구경한것까진 좋았으나 군산을 들러 전주까지 돌아오니 자정이 훌쩍 넘었다.
2박3일도 긴데 졸지에 하루가 더 추가된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