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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대통령은 거짓말을 하지만, 역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촘스키, 박원순, 홍세화, 김미화, 주진우가 선택한 책!
미국의 대표적인 지식인 하워드 진이 쓴 '시민 권력을 위한 불온한 정치사'이다. 촘스키와 더불어 세계적인 실천 지성으로 통하는 그가 1980년부터 2010년까지 잡지에 기고한 글을 모은 것으로, 미국의 정치사를 다루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생애의 마지막까지, 하워드 진이 지녔던 정치철학의 변화와 그 완성 과정을 만날 수 있다.
문장은 어렵지 않지만 그 속에서 하워드 진의 천재성은 날카롭게 빛난다. 그는 오늘날 미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본질을 분명하게 짚어낸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내놓은 잘못된 정책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미군들이 보여준 비극적이고 천박한 행동들, 몇 안되는 부자들을 위해 희생당하는 노동자의 역경 등을 낱낱히 파헤친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나라에서 살기를 원하는가?', '국가 안보란 무엇인가?' 등 국가와 국민, 그리고 정치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하워드 진이 지난 지난 미국의 정치와 사회를 보면서 진단한 미국 사회는 겉으로는 부유한 것처럼 보이지만 안으로는 골병이 들어가고 있다. 빈부의 격차는 점차 심화되고, 범죄와 환경 오염 역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저자는 국방 예산 3천억 달러 가운데 2천억 달러를 다른 곳에 쓸 것을 제안한다. 먼 나라의 미국 정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시사점이 많다.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시민이 깨어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이 책은, 대통령에게 전적인 기대를 거는 이들을 반성하게 만든다. 18대 대선을 맞아 진정으로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한 지도자는 어떤 이인지 가려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저자소개
하워드 진은 노암 촘스키와 함께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으로 일컬어지는 대학교수, 사회운동가, 역사학자이다. '역사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일관된 자세로 저술과 강연 활동을 전개하여 20여 권의 저서를 출간하는 왕성한 활동을 하였다.
그는 1922년 뉴욕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조선소 노동자로 떠돌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기를 타면서 전쟁의 참화를 몸소 겪은 뒤 평생 전쟁에 반대하게 되었다. 제대 후 원호법(GI Bill) 아래 뉴욕대를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에 입학해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정치학을 함께 공부하였다.
흑인 여성들의 대학인 스펠먼 대학에서 처음 교편을 잡았으나 당시 미국을 뒤흔든 반인종차별 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불의에 맞섰던 그는 학교 당국의 눈엣가시였고, 결국 종신교수임에도 1963년 해고되고 만다. 이후 보스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노엄 촘스키와 함께 베트남전쟁 반대 운동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냈다. 파리 대학과 볼로냐 대학의 방문교수, 하버드대 극동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있기도 했다.
그는 보스턴대학교의 명예교수로 재직하면서 매사추세츠주 오번데일에 살았다. 그의 홈페이지 http://www.howardzinn.org 을 통해 근황과 세태에 대한 그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이라크전쟁 반대 운동을 지지하는 등 힘없는 사람들 편에 서서 '민중의 역사'를 지키려고 노력했던 그는 2010년 1월 17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대표작은 미국민중사로, 지배층의 역사관에서 벗어나 그 밑에 깔려 있는 미국의 민중들의 삶을 살펴보았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신대륙 정복'을 찬양하는 기존의 미국사와 달리, 아메리카 토착민들의 투쟁에 주목하였으며, '프론티어 정책'에 대한 칭송 대신 그 밑에 희생된 가난한 사람들, 노예제도의 희생자들을 살폈다. 이후의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최근의 테러와의 전쟁(War On Terrorism)에 대해서도 기존의 정통적인 입장을 비판하고, 실제로 그것이 미국 민중들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를 묘사하였다. 특히 이 책은 얼마전 미국 히스토리 채널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뒤늦은 재조명을 받았다.
그의 저서 중 『La Guardia in Congress』은 앨버트 베버리지 상을 받았으며 그 외에도 토머스 머튼 상(Thomas Merton Award), 유진 V. 뎁스 상(Eugene V. Debs Award), 업튼 싱클레어 상(Upton Sinclair Award), 래넌 문학상(Lannan Literary Award) 등을 수상했다.
그 밖의 저서로 애틀랜타에서의 경험을 담고 있는 『The Southern Mystique』, 가열찬 반전운동을 전개하던 와중에 쓴 『Vietnam : The logic of Withdrawal』, 촘스키와 공동 편집한 『The Pentagon Paper : Critical Essays』, 에마 골드만의 삶을 그린 희곡 『Emma』등이 있다. 이 밖에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오만한 제국Declaration of Independence: Cross-Examining America Ideology』(2001), 『달리는 기차에 중립은 없다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2002) 『전쟁에 반대한다On War』(2003), 『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 『권력을 이긴 사람들』, 『하워드 진의 살아있는 미국역사』,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 하워드 진, 역사의 힘, 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미국 민중사를 만든 목소리들』『라과디아』,『역사를 기억하라』 등이 있다.
저자의 다른 책
- 달리는 기차 위에 중
립은 없다 (하워... - 2016.01
- 역사를 기억하라 (하
워드 진 연설문집... - 2013.11
- 만화로 보는 교양 시
리즈 세트 (전3권) - 2013.10
- 만화로 보는 하워드
진의 미국사 (... - 2013.09
목차
옮긴이의 말_시민이 지도자의 선택을 이끌어낸다
서문_매튜 로스차일드([프로그레시브] 편집인)
1. 권력의 뜻에 따르지 않겠다? 살생부에 오르겠다는 말씀이로군
2. 민간인 사찰? ‘공산주의’라는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이다니
3. 민주화를 위해 연대하고 조직화하자
4. 교육은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5. 미국이 이라크에서 저지른 일
6. 외교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7. 어찌 저들만 비난할 수 있을까?
8. 2000년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거짓말
9. 어느 진보주의자의 생애
10. 저항하는 예술가들
11. 전쟁을 지속시키려는 꼼수에 맞서서
12. 전쟁의 두 얼굴
13.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딱 하나, 아주 간단하다. 전쟁을 막는 것
14. 우리 한목소리로 전쟁 반대를
15. 조국을 위해 죽었다고? 정부를 위해 죽은 것이다!
16. 부시 세력, 몰락이 예견된다
17. 점령당한 국가
18. 왜 미군을 철수시키고 군사비를 줄여야 하는가?
19. 전쟁을 지지하는 정당에 반대표를!
20.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21. 우리의 대테러 전쟁
22. 분노가 힘이 되게 하라
23. 변화는 이렇게 온다
24. 무기여, 이제 안녕!
25. 전쟁은 반드시 실패한다
26. 대통령 탄핵과 민주주의
27. 우리는 정치인인가, 아니면 시민인가?
28. 커트 보니거트를 떠올리며
29. 선거에만 매몰되지 말라
30. 오바마는 달라야 한다
31. 노벨평화상 위원회, 문제 있다
32. 세 개의 ‘성전’, 그 진실
33. 필요하다면, 봉기라도
출판사 서평
국가, 국민, 그리고 정치…
진정한 변화의 길을 모색한 하워드 진 정치철학의 결정체!
미국의 대표적인 지식인 하워드 진은 지난 2010년에 작고했지만 오늘날 살아 있는 지성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 《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는 1980년부터 2010년까지 그가 잡지 ‘The Progressive’에 올렸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촘스키와 더불어 세계적인 실천 지성으로 통하는 하워드 진이 젊은 시절부터 생애의 마지막 순간까지 썼던 글들이 담긴 책이므로, 그의 정치철학의 변화와 완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천재성은 그의 마지막 저작인 이 책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는 어렵게 느껴지지 않은 문장으로 문제의 본질을 예리하게 파헤친다. 풍부한 사료와 자료들을 내세워 대통령과 소수 특권층 등 비판 대상에 대해 풍자와 해학을 날린다. 그는 이 책에서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내놓은 잘못된 정책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장에서 미군들이 보여준 비극적이고 천박한 행동들, 부자들과 권력자들의 이익을 위해 희생당하는 노동자의 역경 등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하워드 진의 역사적 투명성과 흔들림 없는 긍정주의 그리고 첨예한 질문들은 이번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하워드 진은 역대 미국 대통령과 수구언론 등 권력층이 벌이는 꼼수들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부시 대통령,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로 곤경에 처하자 시민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전쟁을 선택한 클린턴, 2000년 미국 대선 당시에 표심을 잡기 위해 지키지도 못한 약속을 내걸은 대선 후보들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친다. 그러면서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은 왜 거짓말을 하는가?”, “우리는 어떤 나라에서 살기를 원하는가?”, “국가안보란 무엇인가?” 등 국가, 국민 그리고 정치, 정책 등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바람직한 정치를 펼칠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만나볼 수 있을까? 이 책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득권 질서에 저항하고 시민들의 힘을 모아 세상을 정의롭게 변모시켜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평화와 자유, 그리고 행복한 미래가 어떻게 열리게 되는가를 절감하도록 하는 이 책은,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시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현실권력에 지배당하는 정치인들은 강한 자와 부한 자를 위해 움직이는 본성이 강하기 때문에, 시민은 항상 그들을 견제하고 압박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치인과 기업가 등 소수에게 집중된 권한과 재원이 시민을 위해 쓰이는 세상이 생겨날 수 있다. 시민이 지금의 잘못된 정치와 정책을 바꾸어나가는 대안을 만드는 조직적인 힘이 되어, 현실의 권력을 압박하면서 민주주의의 내용을 채워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하워드 진의 주장은, 구세주를 기다리듯 새로운 대통령에게 전적인 기대를 거는 우리의 생각을 반성하게 한다.
이 책은 일상과이상 출판사의 ‘울도 담도 없는 세상’ 시리즈의 첫 권이다. ‘울도 담도 없는 세상’ 시리즈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여러 사회 문제들을 밝히고 그 대안을 제시하는 인문사회과학 신서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권력의 뜻에 따르지 않으면 살생부에 올린다고?
《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의 저자 하워드 진은 소수의 특권층이 아닌 99%의 국민을 위해 정책을 펼치는 대통령을 바랐다. 하지만 역대 미국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고 유지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에서는 흑인들과 여성의 저항을 비롯해 수감자와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들의 권리운동, 그리고 대대적인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과 워터게이트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것 등의 사건들이 줄지어 일어났다. 그 과정에서 권력층은 보통의 미국 시민들의 마음과 충성심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는데, 1975년 이후 그 힘을 다시 복원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미국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여러 운동이 펼쳐졌고, 상당히 많은 미국인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누군가가 말하는 것에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스스로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하며, 정치지도자에 대해 믿지 않게 되었고, 군과 기업, 그리고 한때는 무소불위의 권위를 누리던 연방 수사국(FBI)와 중앙정보국(CIA)마저도 불신하게 되었다.
그러자 정치인들은 국가안보에 어떤 새로운 위협이 발생하게 될 만한 기미가 포착되면, ‘공공의 적’으로 취급하고 ‘살생부’에 이름들을 올렸다. 이러한 정치적 풍조는 대학가까지 침투하게 되었고, 일례로 하워드 진이 교수로 활동하던 보스턴 대학에서는 존 실버 총장이 학내 민주화를 주장하는 이들을 탄압했다. 그는 인문주의 교육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생과 교수들의 대학 교육에 대한 발언권을 묵살하기 시작했다. 그가 파괴하기 시작한 것은 단지 그뿐만이 아니었다. 존 실버는 대학의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노동환경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하워든 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학이든 노동의 현장이든, 미국이든 다른 국가이든, 우리는 이와 동일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1960년대 이래 생겨난 주류세력에 대한 반발기류에 그 권위가 흔들린 이들은, 자신들의 힘에 누구도 다시는 도전하지 못하게끔 하려 들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단지 이와 같은 권력과 권위에 대해 저항해야 할 책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저항 정신의 유산을 다져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로써 직장이나 가정 또는 학교 그 어디서든 평등주의와 새로운 삶을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 그리고 자주적 결정의 이상을 실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민주주의’를 마침내 이루어내야 할 책임이 바로 우리에게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거짓 없는 정치인을 낳는다!’, 지금 우리를 위한 반면교사 같은 책!
제18대 대선이 다가오자 우리는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들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경기불황과 부의 불평등화가 지속되자 대선 후보들은 여야 할 것 없이 ‘경제 민주화’와 ‘사회 복지’와 관련된 정책들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이 책은 비록 미국의 정치사를 다루고 있지만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깨달음을 얻게 한다. 이 책에서 하워드 진이 밝힌 미국 사회의 현실은, 부는 점점 더 상층부 소수의 손에 독점되고, 경제는 건강하지 못하며, 무주택 유랑자가 길거리를 채워나가고, 도시는 폭력범죄가 늘어가고 있으며, 마약과 폭음, 그리고 환경의 심각한 훼손 등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미국 사회는 지금 부유한 것처럼 보이지만 안으로는 골병이 들어가고 있는데, 이 증세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하워드 진은 연간 국방예산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일부를 다른 곳에 쓰라고 제안한다. 국방예산의 3분의 2만 다른 곳에 쓴다면, 미국인 모두에게 보편적인 건강보험을 마련해 줄 수 있고, 주택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으며, 노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이들 모두에게 유용한 직장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어디 그뿐이랴?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에게 아동 보육복지 혜택을 줄 수 있고, 미국 전역에 걸쳐 깨끗한 공기와 물을 공급하는 환경변화가 가능해지며,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교사들의 봉급을 두 배로 올릴 수 있다. 그밖에도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장밋빛 공약을 내세운다. 그러나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는다고 해도, 중요한 것은 바른 눈을 가진 시민의식과 양심에 따른 시민행동이다. 이 바탕이 없으면 애초에 아무리 괜찮다고 여겨서 뽑아준 대통령이라 해도 상황에 따른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워, 시민의 요구를 외면하게 될 수 있다. 하워드 진의 논법에 따르면, 지도자가 시민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성숙한 시민의식과 시민행동이 지도자의 올바른 선택을 이끌어낸다. 그렇기에 선거 때에만 정치에 관심을 갖지 말고, 항상 정치인들의 잘못된 정책을 바꾸기 위해 ‘시민권’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책속으로
대학이든 노동의 현장이든, 미국이든 다른 국가이든, 우리는 이와 동일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1960년대 이래 생겨난 주류세력에 대한 반발기류에 그 권위가 흔들린 기업과 군은, 자신들의 힘에 누구도 다시는 도전하지 못하게끔 하려 들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단지 이와 같은 권력과 권위에 대해 저항해야 할 책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저항 정신의 유산을 다져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로써 직장이나 가정 또는 학교 그 어디서든 평등주의와 새로운 삶을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 그리고 자주적 결정의 이상을 실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은 바로, ‘민주주의’라는 단어 속에 담긴, 아직은 실현되지 못한 약속이다. 그것을 마침내 이루어내야 할 책임이 바로 우리에게 있다. ---「1. 권력의 뜻에 따르지 않겠다? 살생부에 오르겠다는 말씀이로군」
지금처럼 계속해서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면, 우리 사회는 곤경과 재앙, 그리고 갈등과 모순의 폭발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당연한 수순이다. 주식 시장의 경기상태를 알려주는 다우존스는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지난 15년간 1백 퍼센트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에 노동자들의 임금은 도리어 15퍼센트 내려갔다. 다우존스가 올라가는 것만 보이고 노동자들의 삶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의 최상층 부자 1퍼센트는 부의 43 또는 44퍼센트를 독점하고 있다. 그 다음 수준에 있는 부자들은 28에서 32퍼센트까지 부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4. 교육은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신문마다 1면에는 대통령 후보들의 엄숙한 선언과 공약들이 기재되어 있고, 그 내용은 한결같이 미국인들의 복리에 대한 약속들이다. 그러나 바로 그 1면을 넘기면 체첸 주민들에 대한 러시아의 잔혹한 공격이 보도되어 있는데, 그로즈니 마을의 지하실에서 웅크리며 다음 차례의 연쇄 폭격이 또 언제 시작되는지 몰라 두려움에 떠는 이들의 안전과 생명에 대해서는 어떤 후보도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8. 2000년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거짓말」
그렇다면 이건 끝이 없는 전쟁이 된다. 지난 시기의 어떤 미국 정부도 이런 식으로 전쟁에 대해 말한 바 없다. 사실 그간 대통령들은 전쟁이 요구하는 희생은 이제 곧 끝난다고 국민들을 확신시키려 애를 썼고, 베트남 전쟁의 경우처럼 전쟁이 일어날 때마다 “터널 끝의 빛이 보인다.”라고 전쟁 종식의 희망을 제시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 테러 전쟁이 끝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 테러리스트 적들은 전 세계를 전쟁터로 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어디에 있든지 끝까지 추적해 내야만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11. 전쟁을 지속시키려는 꼼수에 맞서서」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선거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새로운 힘으로 변모시켜 활용해 나가야 한다. 이 분노와 낙담, 불만과 좌절 안에는 폭발적인 에너지가 거대하게 잠재하고 있다. 이 에너지를 잘만 동원하면, 모든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선거기간 중에 제대로 진척이 되지 못했던 반전 운동을 힘차게 되살릴 수 있다. 선거의 특성상, 그 어떤 절실한 목표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의 기력조차도 선거가 다 흡수하는 바람에 그런 목표가 다소 애매해지고, 남은 것은 단지 후보자 가운데 그나마 좀 더 나아 보이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는 일이 된다. 그러나 선거가 일단 종료되면, 더는 본래 가졌던 목표에서 물러날 이유가 없게 되는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선거기간 중에는 애초에 자신들이 요구하려 했던 민감한 현안을 제기하지 않고,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무비판적으로 인정해 주기도 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 후보라는 인물들은 정말 거의 모든 주요 현안들을 사실상 살짝살짝 피해 가면서 머뭇머뭇 거렸는데, 선거기간 중이라고 그저 봐준 거 아닌가.
이제부터 우리는 이 비민주적인 선거 제도의 추악한 한계에 더는 갇혀 있지 말고, 그동안 선거기간이라고 해서 제대로 하지 못했던 일들을 모든 힘을 기울여 펼쳐나갈 수 있다. 그 일들이란, 이 나라를 바로 세워나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대담하고 분명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22. 분노가 힘이 되게 하라」 중에서
추천평
세상에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드물다. 하워드 진은 보다 인간적이고, 민주적이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는 사람이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선뜻 내디디며,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실천을 끌어내며, 종국에는 세상을 새롭게 바꿔가던 그의 가치관들이 실린 이 책을 많은 분들이 함께 읽으면 좋겠다.
박원순 (서울 시장)
하워드 진은 현실의 문제점을 예리한 시선으로 지적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일생을 바쳤다. 하워드 진의 마지막 저작인 이 책을 읽기 전에 우선 노란 형광펜이나 빨간 펜을 먼저 준비할 필요가 있다. 글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주옥같은 글귀가 가득하므로.
김미화 (방송인)
하워드 진의 삶과 작품은 역사를 이해하는 방법에 데 있어 잊을 수 없는 모델이다. 그는 언제나 우리에게 영원한 스승이다.
노암 촘스키(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 명예교수)
"역사는 아래로부터 이루어진다."는 하워드 진의 신념은 이 책에서도 오롯이 드러난다. 그는 떠났지만 책으로 남아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낙관적 의지를 끊임없이 북돋아준다.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