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50에 도전한 미국 간호사」는 저자가 5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미국 간호사가 되기 위해 공부했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미국으로 이주하여 살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미국에서의 삶의 여러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특히 미국 간호사 생활, 병원에서 만난 여러 환자들의 사연들, 미국 의료보험의 실상, 아이들을 키우면서 접한 미국의 중, 고등학교와 대학 교육의 모습, 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위상, 주 연방교도소에서 수많은 죄수들을 상대로 코로나 방역 간호사로 일하면서 경험한 이야기 등을 들 수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의 부록에는 미국 가기 전, 취업이민에 필요한 영어 스피킹 시험을 위해 준비했던 영어대본을 수록하였다.
<작가 소개>
저자 강미자
• 경기도 수원 출생
• 1976~1979년, 적십자 간호학교 졸업
• 1980~1995년까지 서울 종합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함
• 1995년, 아이들 양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 둠
• 2005년, 미국 간호사 자격취득 후 아이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
• 2005년, 12월부터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기 시작. 처음 2년을 제외하고는 주로 투석간호사로 일해오다가 2년 전부터 캘리포니아주 연방 교도소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음
<이 책 본문 中에서>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갑자기 특별한 자격증을 얻기 위한 ‘공부’가 내 인생에 끼여 들을 줄은 불과 등록하기 며칠 전만 해도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었다. 결국 나의 인생을 다른 방향으로 바꾸어 놓았던 그 갑작스러운 선택은 빠르기도 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 오래 고민하지 않은 것을 보면 거역할 수 없는 어떤 특별한 힘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 모텔은 낡고 허름해도 장기간 머무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것은 대충 다 있었고,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가까워 버스나 지하철을 타기에 편리한 점도 있었다.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 여러 나라에서 온 젊은이들이 많았다. 그 외에도 관광으로 온 사람들, 그곳에 머물며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이나 회사원들도 있었다.”
“미국에는 민간 의료보험 회사들이 있고, 그 회사들은 저마다 다른 규칙을 갖고 운영한다. 미국에 있는 의료보험 회사 수는 규모가 큰 회사부터 작은 회사까지 900개가 넘는다. 거기에 더해 한 민간 회사의 의료보험에도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다양한 선택 항목이 있어서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라스베가스의 8월은 뜨거움 그 자체였다. 거리에는 우리 말고는 걷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심한 뜨거움이 우리 몸 전체를 압박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학교까지 1시간, 또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데 1시간이 걸려 집에 오니 거의 일사병 증상이 나타나 아들과 나는 한참을 일어나지도 못하고 누워있었다.”
“모든 죄수들은 여전히 앉은 자세로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나 혼자 유일하게 운동장을 지나서 죄수들이 앉아 있는 곳을 통과해 다른 건물을 향해 갔다. 시간과 공간이 정지된 상태에서 혼자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방법 중에는 보통 한 병원에서만 일하는 것과는 다르게 미국 전 지역을 돌아다니며 일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 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회사들이 있는데 트래블 에이전시(Travel Agency)라고 한다. 트래블 에이전시에 소속된 간호사들은 보통 3~4개월씩 지역을 이동하며 일한다.”
“옮겨간 곳은 처음 일했던 교도소와는 다르게 코비드 환자들의 수가 엄청 많았다. 그 당시 감염된 죄수들이 600명 정도였고, 감염된 직원들도 100명이 넘었다. 많은 감염자 수에 충격을 받았다. 처음 교도소는 방역을 일찍부터 시작했고, 옮겨간 곳은 그보다 늦은 시기에 한 이유가 있었고, 또 죄수들의 수가 처음 교도소보다 더 많은 이유도 있었다.”
미국 취업을 위해 한국을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마도 개인마다 현실적인 이유들이 있겠지만 가족이나 친지, 또는 지인이 없는 미국에서 홀로 살아나가야 한다는 두려움이 가장 클 것이다. 저자는 50이라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미국 간호사 자격증 공부를 서두로, 뒤이어 한 영어 공부, 그리고 미국에서의 삶과 여러 시행착오를 되돌아보며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실제로 여러 병원을 거쳐 미국 교도소에서도 간호사로 일하며 때론 범죄자와 마약중독자를 마주할 때도 있었고, 인종차별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노력한 만큼 보상이 따르고 기회가 주어지는 미국에서 역경을 딛고 꿋꿋이 살아온 그녀의 삶은 분명 독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사할 것이다.
(강미자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436쪽 / 신국판형(152*225mm) / 값 2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