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 교수를 지낸 저자의 고향 동네사람들 이야기가 진솔하고 재미있게 펼쳐진다.
<옛날(1960년대)의 여성상> - 어머니가 이경자에게 가르친 이야기
사람이 너무 극성맞게 성질 펴고 살면 안 되니라. 적당히 져주고 양보하면서 살아야지. 너무 극성스러우면 반드시 패하게 된다. 여자 소리가 울타리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 남편을 앞지르지 마라. 남편 소리보다 네 소리가 커 울타리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해야 한다. 남편을 앞세워 훌륭하게 성공시키고 너는 뒤를 따라야 한다. 남편이 앞에서 빛나면 너는 저절로 더 빛난다. 남편 역정에 말대답 하지 마라. 천박스럽다. 여자는 시집가면 그 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 남편을 하늘같이 떠받들고 시집 동기간을 네 살붙이처럼 여겨야 한다. 시부모님에게는 반찬 없는 밥상 올리지 마라. 억울한 일 있어도 참고 며느리 노릇을 빈틈없이 해드리고 속으로만 울어라, 큰 사람 노릇하려면 네 것을 많이 주어야 한다. 물건도 주지만 특히 밑천 한 들고 줄 수 있는 것 말이다. 같은 말이라도 한 됫박 퍼주듯 넉넉하게 주어라. 그 사람 기분 좋게 해주면 네가 준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이 온다. 네가 넉넉하면 주변이 다 넉넉해진다. 네 품이 커야 많은 사람들이 네 사람이 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