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는 광경의 아름다움이나 산의 아름다움 앞에서 문득 걸음을 멈추고,
'아!' 하고 감탄하는 사람은 벌써 신의 일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다.
-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 중에서 -
여러분은 나이가 들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무엇인가요? 저의 경우에는 길을 가다가 자꾸 멈추게 된다는 점입니다. 꽃과 나무 그리고 바람과 구름 등 주변의 자연이 자꾸 나를 부르는 것 같아서입니다. 잠시 멈추고 자연을 바라보거나 다가갑니다. 종종 녀석들의 사진도 찍어줍니다. 이전에 자연은 그냥 별 의미 없는 사물이거나 스쳐 지나가는 단순한 배경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교감을 나누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의 초기에 애착을 형성하지 못한 이들은 평생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기 쉽습니다. '애착'이라는 뿌리가 잘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살아가는 동안 단단한 뿌리가 되어줄 수 있는 누군가를 갈구합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늘 좌절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그 뿌리가 꼭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위로와 활력을 주는 '좋은 대상Good Object'입니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늘 한결 같은 모습으로 우리 옆에 있음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연이 사물이 아니라 교감의 대상이 될 때 자연은 그 치유적 기능을 합니다. 신체적 그리고 심리적 면역력이 강화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자연과의 교감이 필요합니다. 가톨릭 베네딕트회 수사인 데이비드 스타인들-라스트 David Steindl-Rast는 어린아이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너기 위해 배우는 말을 어른들도 떠올려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멈추고, 보고, 가라 Stop-Look-Go'입니다. 당신이 지금 어디에 있든간에 잠깐 멈추고, 보고, 다가가면 됩니다. 연휴 동안 잠시 멈춰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구름, 새소리와 물소리, 손가락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 등을 잠시 느껴보는 것입니다.
자연과의 교감이야말로 우리의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의 뇌는 부정적인 것을 더 잘 지각하고 반응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특히, 부정적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이들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좀 더 적극적으로 긍정적인 경험들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한 게 아니라 일상의 멈춤이 필요합니다. 잠깐 멈춰서서 자연의 풍경 속에 작은 감탄을 하고 잠시 교감을 늘려 나가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인생의 후반이 행복하다면 그것은 교감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잠시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고 자연과 작은 교감을 나눈다면 당신은 이미 신의 일에 참여하는 사람입니다.
첫댓글 저도 요즘 자연이 참 좋습니다~^^
일상의 쉼이 필요할때는
멈추고, 보고, 가라~^♡^
교감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져서 행복한 인생의 후반을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