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나들이 계절이다. 나들이는 보고, 즐기고, 사람을 사귀는 세 가지 즐거움(三樂)이 있다.
특히 봄철 꽃향기를 따라가면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찾을 만한 먹을거리들이 풍성하다.
거창한 계획을 세워 멀리멀리 떠나다 보면 장시간 차 안에만 갇혀 있게 돼 운전자는 물론 동행자들도 금세 지쳐 나들이길이 고행길이 되기 십상이다.
너무 익숙해 관심을 갖고 둘러보지 않았던 산소탱크지역 가평의 곳곳에는 근사한 여행지와 휴식처들이 숨어 있다. 전철과 버스를 타고 편안한 마음으로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가평이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충분히 봄을 느낄 수 있어 마음이 설레는 봄나들이 장소를 소개한다.
# 하늘과 맞닿은 공간 호명호수 자연이 살아 숨쉬는 소리와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하늘과 맞닿은 호명호수가 백미다. 해발 632m의 호명산 정상에 있는 이 호수는 청평양수발전소가 들어서면서 생긴 인공 호수지만 가평 제2경으로 손꼽힐 만큼 아름답다.
약 15만㎡(4만5천 평)의 면적을 가진 호수는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천지를 연상케 한다. 그 둘레가 1.9㎞에 달한다. 호수 주변에는 각종 정원과 산책로, 전망대 등이 조성돼 각종 꽃과 나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호수를 바라보기 좋은 곳엔 벤치도 설치돼 있다.
달콤한 꽃향기를 맡으며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을 잊게 된다. 팔각 모양의 전망대에서 주변을 살피면 호명호수와 북한강이 한눈에 들어와 섬에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는 호명호수는 청평과 가평에서 하루 5회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하면 호수 정상까지 편히 오를 수 있으며, 자가용 이용 시는 호명호수 하단에 조성된 주차장에 차를 두고 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오를 수 있다.
특히 하루쯤 별을 헤는 밤을 그리고 싶다면 예쁜 펜션이나 한국 속의 작은 프랑스인 쁘띠프랑스를 찾아가면 그림 같은 집을 만날 수 있고, 수목원을 찾아가면 희귀식물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교통편 ▷전철:경춘선 전철을 이용, 상천역에서 내려 등산로를 이용하면 정상까지 걸어서 1시간 30분이면 도착한다.
▷버스:상천역에서 내려 상천4리 마을회관 앞에서 3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와 노선버스를 이용하면 정상까지 도착(버스 요금 1천 원)한다. 입장료는 무료다.
# 동서양의 생태보물창고 이화원(二和園) 가평읍 달전리에 자리잡은 이화원은 2010년 12월 복선전철 경춘선이 개통되면서 한결 접근성이 좋아진 테마공원형 생태관광지로 봄기운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자연생태의 보물창고이자 백화점인 자라섬에 위치한 이화원은 인류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관인 화합·화목·평화·조화를 표현한 생태식물원이다. 이화원은 ‘서로 다른 둘이 만나 조화를 이루며 더 큰 발전을 이룬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동양과 서양, 수도권과 지방, 영남과 호남, 우리 민족과 세계가 가야 할 화합의 상징적인 뜻으로 브리질 커피나무, 이스라엘의 가람나무, 하동의 녹차나무, 고흥의 유자나무, 가평의 잣나무 등으로 조성된 뜻깊은 생태동산이다.
이화원은 아열대식물원, 남부수목원, 야생초화원, 전통 한국식 정원으로 구분되고 브라질 커피가든과 하동 녹차원, 고흥 유자원으로 나눠진다. 그 외에도 잣나무 숲, 이화정, 일원지 등이 있다.
특히 온실 안을 입체적으로 가꾸고 전통정자와 연못을 조성해 우리 고유 정원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200년 이상 된 커피나무, 수령이 500년 이상인 올리브(감람)나무 등 희귀수목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3만4천920㎡ 규모의 이화원에는 아열대 과수 128종, 토종 과수 및 대나무 등 31종, 종려나무·화살나무 등 50종 등 총 209종, 1만8천200본이 식재돼 동서양의 자연생태문화를 제공한다.
관람권을 가지고 브라질 커피가든 입구에 위치한 하모니아 캐빈으로 가면 커피·녹차·유자차 중 한 가지를 시음해 볼 수 있다. (문의:☎031-581-0228)
# 산장관광지
자연경관을 최대한 살린 계곡형 관광지로 조종천변 상면 덕현리 산 74-1 일원 12만㎡(3만6천여 평)에 자리한 산장관광지는 가족·연인·동료에게 행복을 안겨 주는 자연친화공간이다.
1천900㎡의 잔디구장에서는 다양한 운동경기를 펼칠 수 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을 비롯해 공연시설,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 자연체험장, 야영장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특히 바로 앞에는 1급수를 자랑하는 조종천이 주변의 울창한 숲과 조화를 이뤄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조종천은 수심이 얕고 물이 깨끗해 여름철 가족 물놀이 장소로 제격이다. 이곳 하천에는 피라미·버들치·돌마자·다슬기 등 각종 어류가 서식해 자연학습도 겸할 수 있다.
산장관광지는 각종 수목이 우거져 이글거리는 태양을 피할 수 있고 등산로도 조성돼 있어 각종 야생화를 접하며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주변에는 사계절 썰매장과 아침고요수목원, 지방문화재 등이 산재해 있어 문화·역사·자연·체험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문의:☎070-4060-0820)
# 가평 쁘띠프랑스
비행기로 10시간 걸리는 프랑스에 직접 가지 않아도 우리나라에서 프랑스 문화를 느낄 수 있는 한국 안의 작은 프랑스다.
청평면 고성리 616 청평호반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11만7천537㎡ 규모를 가진 쁘띠프랑스는 프랑스는 물론, 유럽의 문화를 직접체험 할 수 있는 교육·문화·체험공간이다.
150년 된 프랑스 고택을 옮겨 온 주택전시관, 어린왕자의 작가이자 세계적인 문호인 생텍쥐페리 기념관, 프랑스 국조이자 상징인 수탉과 관련된 조각상, 그림, 인쇄물 등이 전시된 갤러리, 중세 도기인형을 비롯해 다양한 오르골, 에칭 판화 등 프랑스의 다양한 예술품들과 철학이 녹아 있다.
예쁜 서양식 건물인 쁘띠프랑스는 야생화 핀 언덕과 주변 산림이 어우러져 외관부터 이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서울~춘천고속국도를 달리다 화도나들목으로 빠져 46번국도를 이용해 청평발전소를 끼고 75번 국도를 따라 남이섬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좌측에 쁘띠프랑스 마을이 나타난다. (문의:☎031-584-8200)
# 먹을거리 흔히 관광과 여행에서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는 없다. 가평의 음식은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큰 일교차 등 자연환경과 정성이 보태져 풍미가 깊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진정한 쇠고기 맛을 보려면 가평군과 축협, 한우농가의 결합체인 한우명가(☎031-581-1592)를 추천한다.
이곳은 1등급 이상의 가평한우만을 사용한다.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촘촘하게 스며든 마블링이 부드럽게 녹아들어 고소하고 담백하며 뒷맛이 깔끔하다.
가평하면 잣이다. 전국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잣 고장답게 잣국수가 유명하다. 잣국수의 원조는 명지쉼터가든(☎031-582-9462)이다. 국물은 물론 면에도 잣이 들어있어 담백하고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