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이서천, 천변 소싸움터.
찬바람에 먼지만 푹석거렸습니다. 가끔 흩날리는 만설의 꽃송이가 눈을 떨 수도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설렁했습니다. 날씨가 변득을 부리니깐 어쩔 수 없었죠.
대구 동구 방촌동 방촌시장 돼지국밥집에서 넷이 모였습니다. 소집책 강천 구자일을 비롯해 장준환, 삼산 권정웅, 그리고 이 와암. 간단한 점심을 먹고 청도로 떠났지요.
가창에서 소암 김영호를 픽업해서 목적지에 닿았습니다. 노인은 무료입장. 그런데 장준환이 입장권 다섯장을 끊었습니다. 소암 왈 "어린것들~~~"이라면서 그의 입장권은 현금으로 되돌렸습니다.
의자에 앉아서 구경하다가 불어닥치는 북풍을 견디지 못해 땅바닥에 앉았습니다. 두 놈이 붙어 싸우는데, 한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강천, 삼산, 와암 셋은 꼼짝않고 그 자리에 눌러앉아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싸움에 정신을 팔았습니다.
소암과 장준환이 어느결에 일어났는지, 뒷편에 서서 "사람도 아이데이~~~"라고 셋을 몰아세웠습니다.
그 때서야 오줌통이 터지려는 걸 자각했지 뭡니까? 그래도 그 싸움이 끝이 나지 않으니깐 참고 참았던 겁니다. 강천, 삼산, 와암 순으로 털고 오니 소암과 장준환이 "이젠 가자!"고 야단이 났습니다. "야! 비싼 입장료(거금 일인당 4천원) 사 들어왔는데 한 게임만 더 보고 가자~~~"고 했더니 어쩔 수 없이 다시 돌아서더군요.
한 게임 더 보곤 대구로 들어오는데, 벌써 땅거미가 내려앉더군요. 참새가 방아간을 지나칠 수 없죠? 삼산이 "오리꾸이로 몸 덥히고 가자!"고 제의했습니다. 가창골짜기 깊은 집에 들어갔지요. 강천, 삼산이 잘 아는 집으로 주인이 칙사대접하더군요. 산돼지 쓸개술이 나왔습니다. 소암은 한 잔 입에 대어보곤 "너무 써 못먹겠다~~~"고 엄살을 떨었고. 정말 쌉쌀한 그 맛, 둘 마시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대구로 들어오면서 2차를 의논하더군요. 만촌동 류 회장님 댁 앞 아톰에 내렸습니다. 그 집에서 생맥주로 2차까지 했지요. 밤 10시가 조금 지나서 각자 돌아갔습니다.
매서운 꽃샘추위도 이렇게 넘겨버렸습니다. 아마 내일 모레면 봄바람이 불겠지요. 친구들! 쌓인 피로 푸시길 빕니다.
첫댓글 그 찬바람 설에 소싸움 구경하다니 보통은 넘네. 1,2차 술 한잔 하셨다니 그건 부럽구만!
마신 량은 얼마 안되는것 같은데 낮술 부터 덜덜 떨고 나와 다시 삼차가 좀심했는가? 장준환 소암(김영호) 량은 물론 속도까지 시비를걸며 싸우는 재미에 한자리서 2차까지 한게지뭐. 옆에서 좋다고 깔깔대는 삼산 와암 강천 똑같은 넘들이제?
이 추운 날씨에 장모씨가 주동이 되어 한바퀴 돌고 아톰에 둘러서 2차까지 그래서 10시 이후에 들어갔으니 어부인들로 부터 피고인들 몽땅 금고 6월에 처함이 마땅하나 "무죄에 처함"... " 피고인들은 무죄" 그런데 실수로 "무죄에 처" 한다.???
달구벌동네 친구들 부럽다. 대구로 이사가고 싶다
부산 촌넘들 부럽지롱~~ 정말 오랫만인것 같소. 좀 자주 들리소. 뭐 했능교??????
술한잔 하자고 할때 같이 할수있고 놀러 가자고 할때 같이 갈수 있으니 정말 행복한 친구들이네!!!
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