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엘 갔드랬어요.
아니나다를까 문전성시를 이뤘더군요.
안종팔선생님,김향남선생님과 사전에 모의를 했드랬습니다.
남자 한 명만 더 구해보자고. 그런데 못구하고 우리끼리 그냥 떴습니다.
가면서 서울합평회장을 거쳐 정동진에서 신년 해돋이를 미리 보고
경주를 거쳐 안동 하회마을을 살짝 넘보고 광주로 들어가자고........
꿈에 부풀어 한양길이 멀지 않았죠.
가는 동안 안샘의 그 어떠한 '꼬시기'작전에 말려들지 않으려 정신 바짝 차렸고...
그런데 뜬금없이 안샘이 어젯밤 자신의 기도 제목이 뭔 줄 아냐는 거 있죠?
"하느님이나 알지 지가 어찌 알아요?"
오늘 우리 둘 중 누군가 한 명만 나오라는 거였다네요.나, 참 어이가 없어서.
그래도 설마 저는 아니겠지 했죠.
그런데 광주로 오는 차안에서 제가 조금 일찍 한양엘 갈지 모른다고 했더니....
저였다네요. 나, 참 기가막혀서.
김종완샘 말씀마따나
'우린 다만 서로 얼굴을 보고 싶어, 다만 서로 만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여기에 모였습니다. 왜 보고 싶었습니까? 서로 격려하고 싶어서, 어쩌면 스스로를 격려하고 싶어서가 아니겠습니까?
나 같은 사람이 또 여기 있구나! 그래서 나는 외롭지 않구나! 우린 서로가 내 동지입니다. 서로가 내 도반입니다.'
이래서 갔더니 정말 많이 참석하여 더욱 즐거웠습니다.
정병례선생님은 그 먼 곳에서 왔다고 선생님의 겔러리 구경시켜 주신다고 하고
김지영선생님은 방 따로 예약 해 뒀으니 자고 가라고 하고
김종완선생님도 그냥 가지 마고 자고 가라고 하고 성대한 환영에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한양엘 가는지도 몰라요.
이 모든 환대를 거절하고 우린 사전 모의했던 정동진을 거쳐 어쩌고 저쩌고 하려고 했죠.
그런데 가장 큰 유혹이 정병례선생님의 그 겔러리였어요.
급선회하여 겔러리를 보러 갔습니다.
정말이지 놀라웠습니다.
창조성의 위대함, 정선생님의 높은 정신세계와 투철한 철학관에 반해버렸어요.
일정이 빠듯한 우리는 한 곳에 오래 머무를 수가 없었습니다.
뜨레비앙 지하주차장에서 안샘의 차를 타고 나왔습니다.
강병기선생님이 차를 타면서 가는길에 안성에 내려주고 가라고 했드랬어요.
우리의 빠듯한 일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면서도 모른척 하는 강샘이 미웠죠.
한 술 더 뜨더군요.
여기서 정동진은 몇 시간이 걸리고 경주는 또 몇시간이 걸리는데 그런 허무맹랑한 계획을 누가짰냐고.
허무맹랑한 계획일지언정 우린 그 계획 짜면서 얼마나 행복했다고요.
그런데 듣고보니 1박2일의 일정으론 무리겠더라구요.
그래서 선심이나 쓰기로 했죠.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조정은샘 집을 거쳐 안성한의원을 거쳐 광주로 가자고........
풍납동이 뜨레빙앙에서 그렇게 먼 줄 몰랐어요.
가도 가도 끝이 없이 펼쳐진 서울의 그 길이 지금도 눈 앞에서 휘청거리네요.
너무 멀어 야참을 먹고 떠나자고 모두가 합의를 봤죠.
24시 영업이라고 쓰여진 식당으로 들어가 생태탕을 시켰어요.
그런데 식당엘 들어가는 순간부터 삼겹살 냄새가 아주 강하게 저를 자극했어요.
사실 저는 그렇게 늦은 (자정이 넘은시각)시간에 이렇게 푸짐한 야참은 먹어보질 않아
망설였는데 어떤 손님이 남기고 간 삼겹살 몇 점이 그렇게 먹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주인아주머니께 그 고기 좀 주라고 했더니 갔다주더군요.
몇 점 안 된 그 고기가 어쩜 그리도 맛있던지.
사실이지 저는 야참을 먹어보질 않아 그 고기 몇점으로 요기를 끝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멈출 수가 없더군요.
생삼겹살 2인분 추가했죠.
그렇게 맛있어 본 야참은 아마도 제 일생일대를 거쳐 처음이자 마지막일겁니다.
저 그렇게 안 살아봤거든요.ㅋㅋ
조샘을 집에 모셔 드리고 강샘 한의원을 거쳐 광주로 가는 길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배도 부르겠다, 뭐 우린 작당모의만 하면 딴 곳으로 얼마든지 갈 기사도 있겠다.
세상 부러울 것 없었죠.
간간이 내리는 눈이 정읍쪽에서는 폭설로 퍼붇더군요.
한계령 어느 고비에 좋은 사람과 폭설로 갇히고 싶다던 어느 시인의 시까지
읊조리며 우리도 그렇게 되어보면 어쩔까.
농담을 나누고 갔지만 사실 간담이 서늘 할 정도로 무서웠습니다.
주먹만한 눈송이가 눈앞으로 쏜살같이 다가오는데
운전을 어찌하는지 김향남선생님과 안종팔선생님이 번갈아 가며 하시더군요.
저는 그냥 자다깨다를 반복했죠.
저 그렇게 안살아봤거든요.ㅋㅋ
마의 삼각지대를 빠져 나와 보니 그 곳만 그렇게 쏟아졌어요.
집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 6시였습니다.
정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와~ 그럴 줄 알았으면 술 좀 덜 먹고 그리 합류하는건데. 고생하셨어도 야참도 맛잇게 드시고 눈도 보고 아주 아주 행복하셨겠네요
그러게 줄을 잘 서야죠. 합류 안하시길 참 잘했어요.삼진샘이 합류했더라면 제가 어찌 이 후기를 썼겠습니다.
모두들 재미있으셨군요. 저는 편도선이 퉁퉁 부어 아직도 이불 속에 있습니다. 서울 간다 약속해 놓고 못가 미안하고 부럽습니다.
아,그러셨군요. 어찌 안 오셨나 궁금했드랬습니다. 빠른 쾌유를 빕니다.
유성에서 하룻밤 같이 잠을 자서 그런가요. 샘 얼굴을 보는 순간 무자게 반가웠어요. 선생님도 그러셨죠? ㅎㅎㅎ 짧은 치마에 잘록한 허리에 포인트를 준 자켓 와우!! 혹시 그 옷 작아지면 연락주세염^!^
지금도 잘만 맞겠구만. ㅋㅋㅋ
어제 샘이 과음을 하셔서 그렇지요. 좀 위험했어요. 지가 경험을 해봐서 알아요. 여고 시절 교복 허리에 매는 밸트가 뚝 끊어진 적이 여러번 있었거든요. 미란 샘이 재채기 쪼메 심하게 하면 어찌 될지 몰라요. (지송)-옷에 눈먼 후배-
ㅋㅋㅋㅋㅋㅋ,와우 미네르바 귀신이네.얼마나 심하게 웃고 놀았던지 자켓단추가 떨어져버리고 없는기라. 아찔하대. 왜냐면 짝퉁이라 그 단추 에이에스가 안되거든. 술도깨고 잠도 쬐매 자고 일어나 핸드백 정리를 하다보니 천만다행으로 그 속에 있지뭐야.
우선 안종팔 샘께 감사 또 감싸! 송미란 샘이 "그거 손님이 먹다남기고 간 고기 좀 우리에게 주실래요?" 라고 음식점 주인에게 말핼 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어요. 주인도 어이없다는 표정이었고요. 하지만 잠시 후에 그것이 접시에 담겨 나왔고 우린 눈치를 보다가 고기 한점씩을 입에 넣었죠. 아, 그 순 간,,, 맛이 끝내줘요. 우린 이구동성으로 이거 더 남은 거 없어요? 하고 소릴 질렀답니다. 없다고 해서 우리가 주문해서 고길 먹었지만 그 맛이 아니더군요. 역시 얻어먹는 음식이 최고야! 송미란 샘 김향남 샘 고마워요.
참, 참, 참 행복한 밤이었어요 선생님~!
아, 그 맛 끝내줬는데 주문해서 먹은 그 고기는 그와 또 달라. 참 묘하대. 우찌 되었건 신나게 웃고 떠들고 맛있게 먹고 즐거웠어요.
앞서 간 손님의 로얄제리(침)가 살짝 묻어서 맛있는 겁니다. 하하...
야아 재밌었겠다....기왕이면 담 부터는 짝을 맞춰서 댕기세여....남 둘 여 둘....로다가....
그찮아도 조샘이 내리고 나자 안종팔선생님 뭐라카는 줄 알아요.조샘 영리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눈치가 잼병이라고. 언능 내려 택시 타고 가지 않는다고 말이죠.
잘 가셨군요. 대접이 소홀해 죄송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함께 있었으면 했습니다. 특히 김향남 선생님께 더욱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광주 화이팅!!!!
최호택 선생님, 만나서 반가웠어요. 다음엔 쐬주 한 잔 해요^^
젊은 오빠 고마워요. 양주 거쳐서 경주 내려간다고 복용씨와 찐하게 약속해 놓고 못갔드랬습니다. 유혹이 너무 많아서, 담에 또 기회보죠.
저역시 더 오랫동안 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웠답니다. 다음을 기약해야 겠어요.
멋진 후기입니다. 먹다 남기고 간 고기 좀 달라는 것, 압권이네요. 안동까지 들리려 했다는 것에 감사를.....
참 좋은 세상입니다. 그 먼 이국땅에서 이 곳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말입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뵙길 바랍니다.
종팔이 형님 미란씨 향남씨 정말 너무 반가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먼곳에서 오셔서 늦게까지 함께 하시고 고마운분들 입니다.
지영오빠~~ 반가웠어요. 방 예약해 놔다길래 철석같이 믿었건만.순진한 사람 갖고 놀면 안된당께.엉뚱함이 오빠의 매력이예요.
선생님! 피곤하실텐데 후기까지... 간식으로 가지고 온 생고구마를 나누어주셨지요? 그 푸근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오늘 챙겨 먹으면서 어제의 말씀을 기억했습니다. "저 그렇게 안살아봤거든요.ㅋㅋ" ...또 듣고 싶어집니다~!!
ㅋㅋㅋ, 저의 트레이드 마크가 그 말입니다. 그 말만하면 남들이 무슨 말을 못해요. ㅋㅋ 만나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미란샘 먼길을 잘 오셨다 가셨군요. ㅋ 저 그렇게 안살아 봤거던요... 유행 될 것 같아요!
샘이 안오셔서 서운했습니다. 자주 써 보세요. 해피바이러스같은 말이예요. 우리친구들은 서로 그 말 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박장대소는 따 논 당상.
에궁~ 멀리서 오셨는데 저녁식사가 부실했나봅니다. 삼겹살 동냥(?)까지 해야 했으니ㅎㅎㅎㅎ... 씨원씨원한 우리 미란님! 얼굴만 이쁜 줄 알았더니 종다리는 더 이쁜 우리 향남님! 달콤한 유혹을 즐기시는 우리 안종팔기사님! 함께한 시간들이 소중했습니다.
저 이렇게 안 살아봤거든요. 동냥까지 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 냄새가 어찌나 코를 자극하던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선생님도 그 자리에 계셨더라면 아마도 그 맛 잊을 수 없는 맛이더라고 하실겁니다. 그 날 수고 많으셨어요. 덕분에 편안했습니다.
즐거우셨겠네요. 흐윽~ 가서 삼진선생님이랑 해주 선생님이랑 미란 선생님 모두 뵈었어야 내년 한 해가 대박 나는 건데...
내년엔 꼭 오세요
ㅋㅋ, 이 곳에서 만났잖아요? 내년에 대박 날 겁니다.학실히 대박납니다.(김영삼 전대통령 머젼)ㅋㅋ
내년까지 어떻게 기다려요. 올해가 다 가기 전에 꼭 오셔요.
참으로 슬픈 만남 이였습니다. 나의 사랑을 공평하게 분배하면서 광주에서 서울은 너무 멀더이다. 신이 내게 단 한사람만을 동행하라 하였다면 신의 위대함을 찬송 하였을 텐데 ,......기다립니다 위대한 4월을 ....반갑게 맞아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하며 ....
둘이서 갔더라면 재미없었을 겁니다. 셋이여서 재밌었지요. 넷이였다면 더욱 재밌구요. 안샘은 서운했을지 모르지만 향남샘과 저는 무척 즐거웠고 덕분에 편하게 한양엘 다녔왔어요. 담에 갈 땐 넷으로 맞춰보게요.
에세이스트 덕분에 좋은 분들을 너무 많이 뵈어서, 제가 참 복 있는 사람인가봅니다^^
승미샘과 미네르바는 에세이스트의 은방울 자매. 보기 좋더이다. 여긴 복 있는 사람들만 모인 곳이라는 것. 밑줄쫘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