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 중심, 살아있는 자신만의 음색 그러나 비슷한 음역대, 소리의 밀고 당김 아쉬워
바야흐로 화장을 한 목소리의 전성시대다.
온갖 발성을 통해 다양하고 기교적인 가능성을 극대화한 메이크업된 소리들이 난무하고 있다. 소리의 성형미인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라 존스(Norah Jones)는 예외다. 화장 안한 ‘자연미인’을 강조한 소리를 들고 세계의 음악애호가들을 찾아갔던 것이다.
노라 존스는 솔로 데뷔앨범 발매 때부터 ‘색다른’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본격 재즈 뮤지션이 아님에도 유서 깊은 재즈 전문 레이블 ‘블루노트’에서 데뷔앨범을 발매했다는 것, 그럼에도 노라 존스는 본격 재즈 보컬로 소개돼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는 것 등등.
노라 존스의 음악 성분은 재즈라기보다는 팝과 포크, 컨트리, 블루스, 그리고 아주 약간의 재지한 무드로 구성돼 있다. 다양한 장르가 편안하게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팝이냐 재즈냐의 이분법적인 논법보다는 듣기에 좋고 따뜻하게 다가오는 자연미가 담긴 보컬의 출현이라는 점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정 장르를 고집한다기 보다는 여러 스타일이 뒤엉켜 ‘믹스의 미학’이 되고 있는 대중음악 트렌드로 본다면 노라 존스의 이러한 지향성은 어쩌면 지극히 정상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노라 존스는 꾸밈없는 자연 그대로의 목소리로 노래한다. 육성을 최대한 살리는 그녀의 소리는, 소리를 가꾸고 또 가꾼 ‘화장빨’이 아니라 원래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이 가장 큰 매력이다. 다양한 발성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그만큼 멋스러운 기교는 약하지만 자신의 음색이 살아있고 느낌을 잘 살리는 노래를 한다.
바이브레이션의 사용도 적은 편이다. 가볍게 툭툭 던지듯 노래한다. 그만큼 담백하다는 것이다. 재즈는 물론 팝의 세련미와 포크의 잔잔함, 컨트리적인 비성 기교까지 간간 들을 수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교라기보다는 노라 존스 특유의 노래하는 버릇으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Turn Me On’을 비롯한 일부 곡에서 바이브레이션을 자주 들을 수 있고 순간적으로 음역대 차이가 좀 나는 곡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노래에선 고음이 별로 없다. 대부분 그리 높지 않은 음역대를 비슷하게 오가며 부드럽고 편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것이 노라 존스의 매력인 반면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음역대가 비슷하다는 것은 오래 들으면 자칫 지루하게 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편안한 음악과 노래’는 그녀의 지향 스타일이지만 바로 이것이 소리라는 점에선 듣는 재미를 약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기복이 없는 소리다보니 소리의 밀고 당김이 아쉬움을 준다. 그럼에도 노라 존스의 가공되지 않은 육성의 건강미, 그리고 그에 기반을 둔 잘 다져진 감정표현력 등에선 소리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세계인이 노라 존스로부터 끌려 반하게 된 부분이기도 하다.
노라 존스가 4년만의 싱글 ‘Carry On’을 공개했다.
유니버설뮤직에서 공개된 이번 싱글은 오는 10월7일 발매 예정인 노라 존스의 정규앨범 [Day Breaks]에 앞선 일종의 ‘맛보기’다.
그녀의 음악은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편안하다. 직접 작사/작곡과 피아노 연주까지 도맡았다. 이번 싱글만으로도 새 앨범의 분위기가 차분한 마음으로 힐링하기에 좋은 음악일 거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조성진 기자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