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무렵 햇살 눈부신 어느날 오후에
우연히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이라는 책과 착한 여자, 봉순이 언니등으로
친숙해진 그 느낌때문에 저절로 손이 가게 되었나보다
더 정확하게는 비슷한 나이의 여자이면서 엄마로 살아가는 그 동질성과
삶에서 느끼는 생각과 느낌들을 깊이 바라보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 순간부터 강한 흡인력으로 순식간에 빠져들어갔다
눈물이 흐르는 줄도 모른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그 상처로 세상에서 버림받은 남자 윤수
어쩌다가 그는 살인을 저지르고 동료의누명을 뒤집어쓴채
내일이 없는 사형수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풍족하게 자랐지만 사춘기시절
사촌오빠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게 되고
그 아픔보다 더 고통스런 가족들의 냉대와 무관심속에서 더 깊은 상처를 받게되어
세상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가수 출신의 대학교수 여자 유정
유정은 비록 부유하게 자랐지만 세번이나 자살을 택할만큼
마음의 성처를 깊이 받은 여자다
유정의 고모 모니카수녀님은 교도소의 시형수들을 교화시키는 봉사를
30년이나 하고 계신분이다
그런 유정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모니카 수녀님은
유정에게 함께 교도소에 가자고 이끈다
정신병원에서 요양하는 것보다는 더 많은걸 느낄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리라
그렇게 서로 만나게 되는 윤수와 유정
만남의 방에서 처음 마주하는 두사람
창백한 얼굴의 사형수
세상의 모든 희망과 미련을 포기한 듯 거칠고 냉소적인 모습에서
둘을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살아있음 그 자체를 견딜수 없어하는 것들이 서로 닮아 있었다
서로의 닮은점을 느낀후부터 그들은 이제 서로의 진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다
1년동안 매주 목요일 3시간동안의 만남에서
그들은 서로의 아픔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진짜 가슴속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유정의 지난 이야기를 들은 윤수의 진심어린 눈물로 유정의 상처를 아물게 하고
윤수의 불행했던 과거와 꼬이기만 했던 운명이 유정의 마음을 울리게 된다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고 보듬어주면서 그들은 절망감에서 벗어나
진실로 행복한 마음으로 바뀌어 간다
유정은 죽고싶어하는 마음이 사라지게 되고
사형수인 남자는 생애 처음으로 간절히 살고 싶은 마음이 된다
매주 목요일 만남을 갖게 되면서
남자는 매일매일이 목요일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알수 없기에 더 간절한 마음이 될것이다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것이
살이있음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알게 해준 서로가 있기에 모든게 소중해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오래오래 함께이기를 소망하지만
그들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았다
진심으로 죄를 뉘우치고 참회하며
용서를 구하는 시간을 보내는 윤수
가슴속에 사랑이 깊어가고 있는 어느날 윤수는 끝내 사형이 집행된다
유정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못한채....
여주인공의 마음이 되어 눈물을 흘리며 읽었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책 내용에선 사형제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객관적인 시선으로는 나도 사형제폐지를 주장하게 되지만
만약 내가 그 사건의 주인공이 된다면 생각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알수 없다는 생각이다
내가족이 살인을 당하게 된다면 ....
그 살인자를 진정으로 용서하는 마음이 될까...
사형시키지 말아달라고 말할수 있을지 장담할수 없다
말은 쉬워도 진정한 용서는 힘든 법이다
말로는 다 용서했노라고 하지만 가슴 저 밑바닥에선
아직도 또아리를 틀고 있는 작은 마음이 고개를 내미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책을 읽으면서 용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나눠줄 사랑이 있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
살아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유정과 윤수는 진정한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리라...
나 또한 책을 읽는 내내 ...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오래오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유정의 따스한 마음이 되어....
첫댓글 ㅎㅎㅎ... 얼마전에 딸이 지는 읽을 시간이 없다고 그 책 빌려다 읽고 얘기해 달라고해서 궁금했는 데 연희님과 영화보러가니 마침 그 때 올려져 있어서 영화로 떼었지요. 연희님 말씀이 책 먼저 읽었는 데 영화로보니 실망이라고....원래 거의 모든 영화가 책 먼저 읽고보면 실망하게 되지요? 저렇게 멋진 남자 주인공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서 무지 슬펐다우.ㅎㅎㅎ...
해피 앤드가 아닌 영화는 아예 안 볼래요. 넘 슬퍼!! 프시케님 오랫만이에요!!
전 책을 먼저 보면 영화를 보지 않는 습관이 있어요 책에서 느낀 셈세한 감정들이 사라져버릴것만 같아서요...근데 이 영화는 자꾸만 보고싶어지네요
책을 읽고난 후 슬펐던 그 느낌이 아주 오래가더라구요 선녀님 혼자 남은 유정이 안타까워서... 잘 지내시나요? 선녀님...
이 책을 읽으며 얼머나 울었던지요,그 기억을 되살리며 영화를 봤습니다.강동원이란 배우가 그렇게 귀여운지 몰랐어요...그 영화를 보기전에는요..귀여운,매력있는 배우로 기억됩니다.영화를 보면서도 울었던 기억도 납니다.프시케님,안녕하시지요~
네 그러셨군요 소년처럼 순수해보이는 강동원이 윤수역을 어떻게 소화해내는지 저도 보고싶어요...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그 모습 가슴아파서 어떻게 볼까요...
이글을 읽으면서 정신적으로 매우 물질화된 저를 발견하는군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글 감사드리구요~~ 책 읽어 보세요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하다..잘 지내지?..얼마전 통화 무지 반가웠어..요즘 신생아실에서 근무하는데..갓 태어난 아기들을 보면서 세상근심 다 잊고..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다 비록 몸은 피곤하고 힘들지만..천사같은 어린 생명들을 보는것이 정말 정말 행복하고 좋다..
이 아름다운 가을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니 다행이구 마음이 놓이네 꽃구름...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날이야 가을이 가버릴것만 같아 마음 졸여지는군...아이들은 할로윈데이 파티한다고 놀이터로 나갔다네 ^^
언제나 행복한 시간속에 있기를.....너와 나...언제까지나....보고싶다 꽃구름... 잘지내구~~
조은 글 넘 실감있게 그려보면서 잘 보고 갑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