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황하고 어려운 사진 전문용어가 머리에 잘 입력이 되지 않고
다만 그의 작품에 대한 호기심으로 신용산 아모레 퍼시픽갤러리에
예매를 하고 시간을 내어 보았다.
딸아이에게 독일 사진작가 거시기인지 머시기인지 찾아서 예매를 해 달라고 부탁하니
안드레아스 거스키라고 한다.
사진을 찍어 그만의 컨셉으로 다시 편집 제작하여 거대한 하나의 프로젝트로 완성해 내는
그의 작품들 앞에서 찬찬히 세부를 들여다 본다.
풀잎 끝에 매달린 빗방울을 영롱한 구슬처럼 잡아내는 친구의 사진 작품과는 또 다른 거스키의 작품을
모두 다 돌아 보고 나오는 마음 속에는
나의 눈이 새롭게 하나 더 생긴 기분이다.
코로나 사태를 3년째 앓고 있는
지구인들의 거리 두기,
마스크 쓴 모습들을 피터 브리헬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하나의 풍속화로 탄생시킨 최근의 그의 작품을 들여다 본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기록으로서의 사진이 아니라
마치 풍경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그는 또 현대 산업사회의 흔한 일상 생활 장소인 쇼핑센터를 그만의 눈으로 포착해 낸다.
99센트의 물건들이 진열된 대형마트, 우리는 앤디워홀이 만들어 낸 캼벨 통조림통 그림으로 새로운 현대 미술의 시작을 반겼듯이 거스키는 튜립농장과 아스파라가스 농장의 모습을 마치 하나의 거대한 카펫을 짜서 걸어 놓듯이 우리 앞에 펼쳐 놓는다.
독일 역대 수상들이 한 자리에 모여 무엇을 의논하는지?
아무튼 거스키의 작품을 제작하는 방법도 상상을 초월한다.
그는 평양을 다녀와 집단 마스게임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오기도 하고 남극의 빙하가 녹은 모습, 라인강의 주변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구 환경의 변화를 담아 인류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참고로 갤러리에서 발행한 브로슈어에서 몇 마디 인용해 둔다.
-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출생(1955~) 에센의 폴크방 국립 예술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베른트와 힐라 베허 부부로부터 유형학적 사진을 공부한 그는 지난 40년간 동시대 미술의 흐름 속에서 사진의 확장적 가능성을 실험해 오면서 현대사회의 스펙터클한 풍경을 대형 인화지에 담아 왔다.--
시원스런 갤러리에 걸린 작품의 크기와 관람자인 본인의 모습의 대조에서 거스키가 제작한 작품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사진의 세부를 확대해 보면 거기에 한 점으로 들어 있는 대상이 포착된다.
첫댓글 박점분 후배님 !
안드레아스 거스키 의
작품들 후배님의 해설과 함께 감사히 감상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