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스마트 폰으로 띠리리 벨이 울린다 순간 받아볼까 말까 망설려졌다.
하두 보이스 피싱이 심해서 잘못 받으면 수십만원이 전화비로 결재된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외국에서 전화 올 일이 없으면 안받으면 그만이지만
혹시 지인으로부터 중요한 전화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 수신을 눌렀다.
그러자 저쪽에서 "국제전화입니다, 국제전화입니다. '출입국 사무소에 등기가
와 있으니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중국에 나가 있는
동생이나 제수로부터 전화가 온 줄로 생각하고 받았으나 얼토당토 않는 전화였다.
아마도 보이스 피싱 전화가 아니겠나 싶어 당장 끊었다.
통신이 발달되어 편리한 세상이 되었지만 이처럼 그 편리함에 기생하는 범죄까지도
진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젊은 시절 배를 탈 때에는 통신이 가능한 해역에 들어가면
통신실에 가서 국장한테 부탁하여 요금이 비싼 SSB로 국내에 있는 가족들과 통화를
했었다. 일본이나 미국 항구에 들어가면 국제전화국에 가서 신청해 놓고 한 두시간
기다려야 겨우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스마트 폰은 꿈도 꾸지 못했다.
미국에 입항하면 시내 공중전화 부스에서도 국제전화가 되었다. 3분정도 통화를 하려면
동전을 3달러 65센트로 바꾸어야 했다. 수퍼마켙에 가서 지폐를 주고 동전을 바꾸어 와서
50센트를 넣고 전화국의 오퍼레이터(교환수)를 부르고 장거리 국제전화를 하겠다고하면
코인을 얼마 더 넣어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동전을 요구한대로 넣으면 국내에 있는 집 전화로
신호가 갔다. 통화를 계속하려면 연방 동전을 부지런히 구멍에다 집어 넣어야 했다. 그들은
보지 않고도 돈을 얼마 넣었는지 귀신같이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