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끌어안고 행하는 폭력은 거리낌 없이 무자비합니다. 매우 비열하고 잔인하지요. 힘없는 일반 사람은 대항해볼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상대방은 힘이 있고 더구나 법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어디 하소할 건덕지도 없다는 말입니다. 무참히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억울함을 짊어지고 떠나야 합니다. 삶의 터를 떠나든지 아니면 생명을 버리든지, 다른 길이 없습니다. 남아있으면 자존심도 버리고 그에게 종살이나 하겠지요. 역사 속에서 그런 일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쉬운 예로 혁명군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 백성을 진압하는 경우 볼 수 있습니다.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들에게서도 볼 수 있습니다. 옛날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외딴 시골에 조그만 마을, 보안관이 곧 법입니다. 그가 결정하는 것, 그가 판단하는 것, 그가 지시하는 것 등등 그가 하는 것들이 곧 법입니다. 이의를 말해도 들어주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어찌 이럴 수가 있다는 말인가, 하소할 곳이 없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참고 견뎌야 합니다. 그래도 참을 수 없다면 어쩌지요? 아마도 목숨 걸고 대항해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그만한 힘이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 동조하는 사람들을 모아야 합니다. 그것 또한 쉽지 않을 것입니다. 쉽게 목숨을 걸 수 있습니까? 더구나 혼자가 아니라 가족이 달린 사람이라면 결단하기 쉬운 일이 아닙니다. 뜻과 이상이 있다 해도 공동체 안에서 펼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있고 각자의 사정과 형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몸 파는 여인에게서 무시를 당했다고 합니다. 납득이 어렵습니다. 술 취한 총잡이가 분명 오해한 것입니다. 여자는 고객에게 돈을 받고 접대하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무시한다면 상대방이 돈을 내주겠습니까? 취한 김에 오해한 것입니다. 그 오해의 결과가 무섭게 나타납니다. 여자를 난도질한 것입니다. 특히 얼굴을 망가뜨려놓았습니다. 동료들이 몰려들어 떼 말리고 남자를 붙듭니다. 보안관이 달려옵니다. 상황을 듣고 보고 판결(?)을 내립니다. 어쩌면 여자로서는 일생이 걸린 문제인데 오늘로 이야기한다면 벌금형에 그칩니다. 그냥 놓아줍니다.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하고 어찌 가만있어야 합니까? 몸 파는 여자라고 그렇게 무시를 당해도 되는 겁니까? 더구나 아무도 여자들 편에서 말해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술집 주인(포주)도 보안관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겠지요. 힘이 없습니다. 그리고 크게 손해될 일도 없습니다. 그 벌금이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여자가 아니라 포주에게 가는 겁니다. 여자들이 힘을 모읍니다. 1천 달러를 모아서 총잡이를 부르자는 것이지요. 소위 이 원수들을 죽여주는 사람에게 1천 달러로 보상해주는 겁니다. 자기들끼리 현상금을 겁니다. 보안관은 무시합니다. 자기들이 그만한 돈이 어디 있겠느냐 하는 것이지요. 일단 마을 입구에 팻말을 붙입니다. 총기 휴대 금지. 여자들은 남몰래 모아두었던 돈들을 모두 갹출합니다. 모두 같은 입장이고 언제 누가 또 당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 참에 확실하게 자기네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겠지요.
소문이 퍼집니다. 현상금에 눈독들인 총잡이들이 있습니다. 영국 신사처럼 꾸미고 으스대며 다니는 유명한 총잡이가 초빙되어 옵니다. ‘잉글리쉬 밥’이라는 사람이 동네에 들어옵니다. 얼마 못되어 보안관 ‘리틀 빌’에게 톡톡히 망신당하고 몸이 망신창이가 되어 돌아갑니다. 한편 현상금 소문을 듣고 ‘스코필드 키드’라는 청년이 도전합니다. 혼자서는 버겁고 해서 근처에 산다는 과거 악명 높았던 총잡이를 찾아갑니다. ‘윌리엄 머니’는 이제 두 아이와 농가에서 닭과 돼지나 키우면서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습니다. 옛날의 명성과는 전혀 딴 판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술도 끊고 총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벌써 11년입니다. 그런데 함께 현상금에 도전하자고 찾아온 것입니다.
그런 일은 진작 끊었다 말했지만 당장 돈이 필요합니다. 아이들도 커가고 있으니 더더욱 돈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근처 유일한 친구인 ‘네드 로건’을 불러 함께 하기로 합니다. 키드는 배당금이 줄어드는 것에 불평하였지만 자신보다도 더 요긴한 사람이라고 동참을 주장합니다. 그렇게 세 사람이 못된 카우보이들이 거하는 목장을 습격하기로 합니다. 여자들이 소식을 듣습니다. 다시 복수의 희망을 가집니다. 모두 처리는 했는데 마을에 들어갔다가 머니가 총기 불법 휴대로 보안관에게 걸려 호되게 당하고 간신히 도망칩니다. 여자들 도움으로 키드와 네드가 미리 피신하여 머니를 데리고 빠져나옵니다. 네드는 더 이상 끼고 싶지 않아 혼자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보안관 무리 중 하나에게 붙잡혀 마을로 옵니다.
머니를 치료하며 도와주었던 여자가 현상금을 가지고 찾아옵니다. 네드 몫까지 나누려 하자 네드는 죽었다고 알려줍니다. 머니가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처음 살인을 경험한 키드는 도무지 적응하지 못해 떠나고 머니는 숨어있던 킬러의 본능이 되살아납니다. 그리고 혼자서 자기들끼리 축하 파티를 하고 있는 술집으로 보안관 무리를 찾아 갑니다. 네드를 무참하게 살해한 보안관과 그 무리들에게 거침없이 복수합니다. 마을 사람 중 머니에게 총구를 겨누지만 방아쇠를 당기지는 못합니다. 머니는 큰 소리로 겁을 주며 당당하게 마을을 떠납니다. 선악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느 쪽에라도 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을 해한다는 것은 두렵고 떨리는 일입니다. 악을 벌한다고 선도 악을 입고 나타납니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를 보았습니다. 1992년 작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 복된 주말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