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정신전력교육의 딜레마(Dilemma) : ‘정신전력 MBTI’ 개발
대한민국 국군 장병들은 북한 김정은 정권을 어떻게 생각할까.
국방부가 공개한 ‘2023 국방통계 연보’는 장병 6천 여 명을 대상으로 2022년 설문조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안심을 주는 데이터였다.
‘북한은 적대해야할 대상’이라는 답변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는데, 간부는 57% 병사는 44%였다. 안보환경에 따라 ‘협력과 적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답변이 간부 35% 병사 41%를 보였고, 통합하면 간부 92% 병사 85%는 북한에 대한 안보적 경각심을 보유하고 있었다.
김정은 정권을 오로지 ‘협력 대상’으로만 바라보거나 ‘모르겠다’고 답변한 인원이 간부 8% 병 15% 였는데, 소수이긴 하나 외면할 수 없는 수치였다. 그렇다고 이들을 위험 등급으로 낙인 찍거나 별도 교육 대상으로 분류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
사실 대한민국을 북한과 비교하거나 상대적 우월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국력 수준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멀어져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가 주는 감동은 압도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軍)은 장병들이 ‘왜 군복을 입었고, 무엇을 지키고, 누구와 싸우며, 어떻게 이길 것 인지’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 즉 정신전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고민이 등장한다. 정신전력은 무형(無形)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 피교육생이라고 할 수 있는 장병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또는 교육 내용에 공감하는지를 확인할 수 가 없다. 사격을 하면 표적에 탄착점이 나타나는 것처럼 결과가 유형(有形)이면 좋은데, 정신전력은 그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험 문제 정답을 맞추고 점수가 높을지언정 그걸 정신전력이 높다고 단언할 수 없다. 과거 설문조사를 통해 정신전력 지수를 측정하곤 했었는데, 나타난 결과에 대하여 후속 조치를 하는 것도 애매했다. 평가 수치가 낮다고 해서 개인이나 부대를 선별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부작용을 발생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요즘 청춘들이 즐겨 사용하는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심리유형검사) 즉 자신의 성격유형을 스스로 검사하여 글자로 인지하는 방식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싶다. MBTI를 알게 되면 대인관계와 소통 측면에서 참고할 수 있고 긍정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군대에는 약 50만 명의 현역 군인들이 있는데, 정신전력 MBTI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장병 개인이 휴대폰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정신전력의 구성요소는 투철한 군인 정신, 엄정한 군기, 충전 된 사기, 공고화 된 단결, 철저한 교육 훈련 등으로 표현되는데, 개인의 정신전력 성향이 각 요소 별 어느 수준 인지를 사회의 MBTI처럼 스스로 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은 스스로의 노력 또는 부대의 프로그램으로 보완이 가능하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 병사들은 과거 상상도 못했던 휴대폰을 가지고 있으며, 실시간으로 글로벌 뉴스를 직접 확인하고 궁금한 것은 찾아본다. 굳이 간부들이 알려주지 않아도 알 것은 다 안다. 지정된 실내 공간에 병력을 집합 시키고, 강의를 하거나 영상을 시청토록 하는 방식은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해있다.
정신전력을 자가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은 다양한 채널과 컨텐츠를 통해 스스로 보완하는 방향으로 정립하면 좋겠다. 얼마 전 공군이 기획했던 ‘BOMB양갱’(BOMByanggang) 영상이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정신전력 교육의 고객은 장병이다. 고객들이 공감해야 전투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정신전력 발전을 위해 꾸준히 고민하는 국방부와 국방정신전력원, 국방홍보원을 응원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