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김포공항....
비가 내리고 있었다.
천안에는 가끔 구름만 있었는데 수원에 가까워지며
빗방울이 보이더니 많은 비가 오고있었다.
천안 두정역에서 혼자 1시10분 용산행 급행을 타고
명희 작은아들 결혼식에 가며 여름으로 가는 들녘의
모습을 보았다.
큰산이 없는 경기도의 평야... 오산쯤에 펼쳐지는 아파트 공사현장
참으로 큰도시가 생긴다.
오산근처에 서울근교의 분당보다 큰 도시가 생길예정이란다.
전철만 개통되면 개발이 이뤄지는 한국의 신도시 개발현상...
앞으로 십년 이십년후면 철로 주변은 온통 도시로 뒤덮여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도 집이 모자른지...아니면 개인별 한 채식을 가지고 사는건지
도대체 알수없는게 대한민국 주택시장이다.
김포공항 전철역에서 화자를 만나 결혼식장으로 향하였다.
화자친구도 오전근무를 마치고 오다보니 나와 같은 시간에 도착했다.
벌써 결혼식은 진행되고 있었다.
공항의 넓은 광장속에 결혼식장이 있다는 것.... 신기하다.
옛날에 해외로 나갈때는 없었던 것 같은데 인천공항이 생기면서
새롭게 태어난 호텔식 결혼식장인 것 같다.
입구 앞자리에 빙둘러 앉은 낮익은 남자동창들....
넓은자리가 꽉 차 자리가 없다.
서성이는 나를 안내원이 발견하고 자리를 마련해주겠다고 한다.
다행이 두자리가 있어 화자와 함께 앉아있는데 앞쪽이라 혼주인
명희부부가 가까이에 있다.
주례사중에 신랑소개에서
명희 작은아들은 인하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현재 아버지 사업인
공장경영을 돕고 있는 중이란다.
나도 인하대와는 끊을 수없는 인연을 가지고 있다.
인하대 캠퍼스에서 고교시절을 보냈고 대학 기계과 교수들에게
강의를 들으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꿈과 낭만의 용현동 캠퍼스는 시골뜨기 소년인 나를 온통 감성이
풍부한 소년으로 만들었던 같다.
인경호의 호수 주변 벤취에 하루종일 앉아 개똥철학을 논하고
도서관에서 한국문학전집을 빌려 밤새 읽는 문학소년이었다.
축가의 노래에서 김동규의 시월의 어느 멋진날을 부를때는 천안봉서홀
에 있는 느낌이었다.
젊은 성악가들의 축가가 이런 결혼식장에서도 어울리는 한마당의 잔치가
된다.
결혼식장에 갈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내 자식 결혼식은 어떤식으로 해야 손님들에게 편안한 시간이 될까
생각한다.
이런 호텔식으로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둘러앉은 식탁에 앉아 결혼식도 보고 식사도 하는 것도 분위기가
그런대로 괜찮다.
아들만 둘인 명희는 이번에 작은아들이 먼저 결혼하고 서른세살의
형은 올 12월경에 결혼할 것 같댄다.
아들 둘을 모두 한해에 결혼시키는 명희....
행복한 모습의 신랑신부 모습을 보는 명희부부는 이제 부모로서
자식들에게 할 일을 다하고... 부러울 따름이다.
남편의 사업이 잘되어 풍성한 경제력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명희가 더욱 행복한 노년을 보내길 바란다.
결혼식장에서 나온 친구들을 보니 시골에서 많이 못 올라왔다.
기홍이와 세정이만 고향에서 찾아오고 대부분 봉투로 대신한
모양이다.
공항근처에 많은친구들이 갈 수있는 후속모임 장소가 없어
전철로 이동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두시간 넘게 진행된 노래방 뒷풀이...
그동안에 쌓인 스트레스를 토해내듯 잘들 놀고 노래를 불렀다.
친구들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얼마나 지났을까?
친구들의 얼굴에 새겨진 세월의 모습들....
때로는 그모습들이 슬프게 내게 다가와
한 줄 시가 되고, 음악이 되곤 한단다.
갯마을 언암초등학교 초등시절이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삶에 지친 우리의 영혼 달래준다.
노래방 창밖엔 비가 오고 있었지.
습한 날씨땜에 불쾌지수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하지만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속에 장단을 맞추며
이런 날, 이런 감정을 위해 지금 세월까지 살았지
않았나 눈을 감고 생각해봤다.
난 무엇으로 살아가는 것일까?
삶의 원동력...힘이 바로 이런 행복한 순간땜에
노래 소리 장단 맞춰 행복해 하는 것은 아닐까?
속으로 시 한 수 낭송하며
푸른빛 가득한 숲길을 걷고 있다고 상상해 보았다.
초여름이 오는 도시의 길목에서
옷깃 여미는 비바람에 숨어들어간 노래방에
추억의 연인들이 날아와 살포시 앉아 있는 모습....
어린소년 소녀가 늙어버렸지만 삶의 영혼만은 모두 짊어진 모습이더구나.
분명 우리들은 영혼 다스리는 연주자들이다.
이렇게 모여 노래하며 사는 것이
앞으로 남은 삶의 희망이라 생각하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사랑하는 친구들....
우리 모두 든든한 삶의 지주 되어
쏟아주는 우정으로 늘 행복하게 지내보자.
친구들의 깊은 사랑 배려 격려가
바로 모두의 삶의 원천이 되려고 노력하면서 말이다.
비록 우리 가진 것, 모아논 재산이 넉넉하지 않지만
힘겨운 삶의 투쟁은 이젠 그만 했으면 좋겠다.
그저 조용히 타협하고 양보하며 살아가야 할때가
지금이 아닐까 생각한다.
행복이라는 글자, 사랑의 깊은 향기를 취하며
날마다 건강만 생각하며 건강하게 살자.
2008. 07. 06 일요일 천안/영로
첫댓글 먼저 명희의 아들 결혼을 축하하며 참석하여 축하하고 친구들도 만나야 하는데 함께하지못한 나는 여러가지로 면목이 없다 결혼식후에 줄거운 시간을 갖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 . 친구들의 이해와 사랑을 기다리며...
요즘... 건강과 근황이 궁금하다. 가끔 올라오는 남순이의 글이 뜸하고... 어깨가 아픈것은 좋아졌니? 어깨땜에 컴에도 앉지 못한다고 지난번에 말했는데... 건강하길 바란다.